
SK하이닉스, 중국 우시에 3300억 들여 종합병원 건립 추진[더팩트 | 서재근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속적인 성장기반 구축을 위해 최우선 실천 과제로 제시한 '사회적 가치 창출'이 국내를 넘어 중국 시장까지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SK하이닉스가 중국 현지 D램 생산 공장이 있는 장쑤성 우시에 종합병원 건립을 추진한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최근 우시를 방문해 리샤오민 우시시 서기와 만나 오는 2022년까지 약 3억 달러(약 3372억 원)를 투자해 현지에 종합병원을 설립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가 건립하는 병원은 외과센터와 내시경진료센터, 종양치료센터, 투석치료센터 등을 갖춘 3급 종합병원으로 설립 자금은 우시 현지 반도체 법인에서 조달한다. 이번 병원 건립은 SK하이닉스가 '반도체'를 제외한 분야에서 추진하는 사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회사 측은 병원 건립 배경과 관련해 "현지 지역 사회공헌 사업의 일환이다"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병원 건립이 최 회장이 강조한 '사회적 가치'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 회장이 강조하는 '사회적 가치'의 핵심은 기업의 역할이 단순히 '돈을 버는 일'에서 벗어나 그 영역을 공중, 시민단체, 정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위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이 같은 경영철학은 '기업의 부(富)를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최 회장의 부친인 고(故)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의 경영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5월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베이징 포럼 2018'에 참석했을 당시에도 "오늘날 경영환경은 기업들이 경제적 가치 창출뿐만 아니라 '사회 시민'으로서 사회적 가치 창출과 같은 더 큰 역할을 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 회장이 국내외 주요 행사 등에서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SK의 자구 노력을 강조한 이후 SK하이닉스는 물론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이 전개됐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지난 2016년 8월 우시 지역에 있는 난샨(南山)양로원에서 '우시SK하이닉스행복공익기금회'를 출범했다. 이후 매년 9~10억 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SK텔레콤과 취약 계층을 위한 무료 이동진료소인 '행복버스'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방식의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편,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SK하이닉스의 종합병원 건립 추진이 SK그룹이 신성장동력으로 꼽은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을 중국 현지에서 본격화하기 위한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SK그룹은 최 회장이 지난 3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가진 '혁신성장 현장소통 간담회' 이후 향후 3년 동안 80조 원을 신규 투자하고, 2만8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대규모 신사업 플랜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헬스케어 분야는 반도체와 소재, 에너지, 차세대 ICT, 미래 모빌리티와 더불어 SK그룹이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꼽은 '5대 신사업 아이템' 가운데 하나로 앞으로 2조 원 규모의 '실탄'이 관련 사업에 쓰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은 국내외에서 이미 자사 ICT 기반 헬스케어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우시 현지에서 SK하이닉스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행복버스 사업도 마찬가지다"며 "더욱이 최근 SK가 미국 의약품위탁개발생산 기업 앰팩을 인수하는 등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앞으로 어떤 식으로든 해당 사업 영역을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