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준 BMW그룹 코리아 대표이사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BMW 차량 화재 관련 공청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고심하고 있다. / 이새롬 기자 |
김효준 회장, 의도적 은폐 의혹에는 "올해 6월 확인했다"
[더팩트 | 국회=이한림 기자]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이 국회로 불려간 두 번째 자리에서 또다시 국민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이번에도 국민들의 질타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BMW 차량의 잇단 화재로 해당 차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는 가운데에도 "잘 모르겠다"는 답변이 연이어 나왔기 때문이다.
김효준 회장은 28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본관 전체회의실에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주최로 열린 'BMW 화재 관련 공개청문회'에서 7명의 진술인 중 한 명으로 참석했다. 그러나 김 회장은 지난 13일 국토위 더불어민주당 위원단 주최로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BMW 화재 관련 간담회'에 이어 이번에도 국토위 소속 위원들의 일부 질의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자리에는 김 회장을 비롯해 김정렬 국토교통부 제 2차관, 류도정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연구원장, 조문호 중앙대 교수, 하종선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박병일 카123 대표, 김필수 대림대 교수가 진술인으로 참석했다.
김효준 회장은 5분 여가 주어진 진술 발언 시간에서 "불안과 심리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자리에 일어나 고개 숙여 인사했다.
이어 그는 "이달 20일부터 리콜을 시작하며 리콜 대상 차량 총 10만6317대 중 98%의 차량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이 완료됐고 현재 10만5200대가 리콜 안정권에 있다"며 "연말까지 리콜을 완료하고 국토부가 주관하는 민관합동조사단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 또 상시안전점검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고객들을 위한 예방 조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김효준 회장은 진술 발언이 끝난 후 곧바로 이어진 국토위 소속 위원들의 질의 시간에서 집중 질문 공세를 받았다. 그러나 김 회장은 자유한국당 민경욱 국토위원의 "한국에서 발생한 BWM 화재에 대한 원인이 차량 제작 결함인가, 한국 운전자들의 습관에 문제인가"에 대한 질문에 한숨을 내쉬며 "자동차의 문제다"라고 대답한 것을 제외하면 다른 국토위 위원의 기술적인 결함 문제, 은폐 의혹 등에 대한 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못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김효준 회장은 민주평화당 윤영일 국토위원의 "BMW 리콜 대상 차량에 대한 긴급안전진단을 실시할 때 냉각수 누수 상태를 점검했나"라는 질문에 "냉각수 누수를 점검한 것이 아니다"고 했다가 "저는 잘 모르겠다"로 모호한 답변을 내놓았다. 이후 김 회장이 "여러가지 요인이 합쳐졌을 때 화재가 발생한다"고 답하자 윤 위원은 "그런것도 모르고 회사 대표가 이 자리에 나왔냐"며 추궁하기도 했다. 이어 김 회장은 "BMW 차량은 EGR(배기가스재순환장치)벨브 온도가 몇도일 때 불이 나는가"라는 질문에도 "잘 모르겠다"며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충분히 검토한 후 국토부에 자료를 제출했다"고 답했다.
또한 김효준 회장은 국토위 위원들의 BMW 차량 화재 사태에 대한 제작사의 의도적 은폐 의혹에 대한 질문에서도 명쾌한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
김효준 회장은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국토위원의 "환경부에서 2015년 12월, 2016년 10월, 올해 4월까지 3차례 BMW 차량에 대한 EGR 결함 관련 리콜이 있었다"며 "BMW 차량 화재까지 이르기까지 환경부와 국토부가 협업이 안돼서 원인을 환경부가 짚어냈는데 이제 와서 국토부와 BMW는 뒷북을 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2015년 말 독일 본사에 관련 결함 가능성을 보고했으나 EGR 결함이 화재로 이어진다는 건 올해 6월에 알았다"며 책임을 돌리기도 했다. 이어 김 회장은 "정부 민관합동조사단이 독일에 가면 모든 자료를 100% 공개하도록 약속드린다. 그 과정에서 지연보고됐는지 등이 확인될 것이다"며 덧붙였다.
'BMW 피해자 모임'과 이들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바른 하종선 변호사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BMW 차량 화재 관련 공청회에 출석해 진술을 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
한편 이날 진술인 자격으로 참석한 김필수 대림대 교수와 하종선 변호사는 BMW 화재에 대한 원인 규명의 핵심은 다른 쪽에 있다는 주장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김 교수는 "일반적으로 EGR벨브는 차량의 냉각수 온도가 50~75도 정도로 오르면 배출을 위해 열리게 설계된다"며 "그러나 리콜 대상 차량인 BMW 520d의 경우 200도가 넘어가는 온도에도 배기가스밸브가 자주 열렸다. 이는 쿨러 자체에도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시스템 상에 문제가 아닌가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 변호사는 "일반적으로 엔진에서 배기가스를 먼저 뽑아내는 게 EGR 벨브다. EGR 쿨러에서 냉각시킨 다음에 EGR 벨브를 열고 닫고 해서 다시 냉각하는 구조인데 BWM 차량인 이 구조가 바껴있다"며 "리콜을 한다고 해도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또 화재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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