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13일 오전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 브리핑룸에서 지난 2013년부터 추진해 온 미래기술육성사업의 연구사업의 성과와 실행 방안, 미래 비전을 발표했다. 장재수 삼성 미래기술육성센터장, 국양 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 권오경 공학한림원 회장(왼쪽부터) /이성락 기자

삼성, 오는 20200년까지 미래기술육성사업에 '1.5조' 지원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삼성전자가 민간 기업 최초로 국가 미래과학기술 육성을 위해 지난 2013년부터 추진한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이 국가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디딤돌'로 자리매김했다.

삼성은 미래기술육성사업 시행 5주년(16일)을 맞아 13일 오전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 브리핑룸에서 연구사업의 성과와 실행 방안, 미래 비전을 발표했다.

삼성은 지난 2013년 8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기초과학)과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소재, ICT)를 설립해 민간기업 가운데 국내 최초의 연구지원사업을 진행해 왔다. 오는 2022년까지 10년 동안 1조5000억 원(2013년 8월~2018년 7월까지 5400억 원 집행)을 미래 과학기술 연구에 지원할 예정이다.

그동안 삼성은 기초과학 분야 149건, 소재기술 분야 132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147건 등 428건의 연구과제에 모두 5389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했다. 서울대학교와 KAIST, 포스텍 등 국내 대학과 KIST, 고등과학원 등 공공연구소 46개 기관에서 교수급 1000여 명을 포함해 총 7300여 명의 연구인력이 참여하고 있다.

삼성 미래교육육성사업은 국가에서 지원하기 어려운 도전적인 연구를 지원하고, 우수한 신진 연구자를 발굴하는 것은 물론 이를 통해 국가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순기능을 한다는 데 의미가 크다.

국양 이사장은 "앞으로도 삼성은 기초과학과 소재기술, ICT 분야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난제를 해결하려는 큰 목표에 도전하는 과제를 선정하여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국양 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은 "지난 2012년 말 미래기술육성사업 시행 구상을 처음으로 했을 당시 실무에 참여했던 삼성전자 경영진 모두가 '우리나라가 향후 기술집약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며 "삼성의 미래기술육성사업의 핵심 과제는 평가보다 지원에 중점을 두고 국제적인 전문가들이 과제 수행 도울 수 있는 방법과 동시에 특허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를 기술화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14년 선정된 윤태영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의 항암 표적치료 연구와 박문정 포스텍 화학과 교수의 선형 운동을 하는 전기장 구동 고분자 액추에이터(원동기) 연구, 백정민 UNIST 신소재공학부 교수의 번개 원리를 활용한 마찰 발전기 개발 연구, 2016년에 선정된 김재준 포스텍 IT융합학과 교수의 스스로 학습하는 딥 러닝 전용 칩 개발 연구 등 지난 5년간의 지원을 통해 사람들의 삶을 혁신적으로 바꿀 수 있는 연구성과가 도출됐다.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의 특징은 크게 네 가지로 정리된다. 우선 연구 과제 선정 심사의 전문성과 공정성이다. 삼성은 공정성을 위해 연구자가 제출안 제안서에 이름과 소속을 모두 감추고, 심사위원들은 1박 2일 동안 합숙하며 집잔 토론을 통해 서면 심사를 진행한다.

서면심사를 통과하면, 연구자는 영문 20장으로 구성된 연구계획서를 작성하고, 발표심사는 해당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1시간 동안 질의응답을 통해 연구과제의 혁신성, 수행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두 번째는 연구 실패에 책임을 묻지 않은 '유연한 과제 운영'이다. 연구자는 연구 주제, 목표, 예산, 기간 등에 대해 자율적으로 제안하고 연구 목표에는 논문, 특허 개수 등 정량적인 목표를 넣지 않는다.

매년 연구보고서 2장 이외에 연차평가, 중간 평가 등을 모두 없애 연구자가 자율적으로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하되 사무국의 담당자들이 연간 1~2회 직접 연구자를 방문하여 현장에서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과제 지원사항 등을 파악하는 방식이다. 연구결과 창출된 모든 지적재산권에 대한 소유권은 대학 또는 연구수행기관이 가지게 된다.

다음은 연구 성과가 국내 기업의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경험과 노하우를 외부에 제공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모델'을 운영한다는 점이다. 특히, ICT와 소재 분야에서 차세대 핵심기술 확보와 인력 양성에 필요한 기술을 대상으로 하는 지정테마를 시행해 기술과 인력을 육성하는 동시에 산업계 전체가 혁신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측면 지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삼성은 연구 성과에 대한 글로벌 인지도를 높일 수 있도록 글로벌 리서치 심포지엄(GRS)을 개최해 연구 성과를 세계 석학들과 공유하고 토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삼성은 올해부터 '연구의 글로벌화'라는 GRS의 취지를 살리고 해외 석학들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오는 10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분자신경과학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해외로 무대를 넓혀나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앞으로도 미래기술육성사업을 통해 국가에서 지원하기 어려운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 과제를 지원, 국가 미래미술 경쟁력 확보에 매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육성된 기술 인력과 연구 성과가 삼성 외에도 다양한 기업·대학·연구소·스타트업 등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개방형 혁신 생태계를 갖추도록 할 방침이다.

장재수 삼성 미래기술육성센터장(전무)은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연도별로 지정테마 과제를 선정한다는 것이다. 지난 2016년 '알파고' 이슈를 계기로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기술 개발 등 관심이 높아졌지만, 재단과 센터는 이보다 더 이른 시점에 AI를 테마로한 연구 개발 지원을 시작했다"며 "앞으로도 연구비 지원뿐만 아니라 삼성의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한 차별화된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연구 성과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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