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BMW 차량이 또다시 주행 중 화재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리콜 대상이 아닌 차종에서도 불이 나 BMW의 리콜 정책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남윤호 기자 |
'계속되는 화재' BMW "정확한 원인 파악 중"…에쿠스는 실내 화재 가능성
[더팩트 | 이한림 기자] 도로 위 BMW 차량이 또다시 불길에 휩싸였다. 이번에는 BMW의 자발적 리콜 대상이 아니었던 차종도 불이 났다. BMW가 정확한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자체적으로 선정한 리콜 대상 목록과 정책에도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경기도재난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55분쯤 경남 사천시 곤양면 남해고속도로 부산방면 49.8㎞ 지점에서 주행중이던 2011년식 BMW 730Ld 차량에서 불이 났다. 이후 1시간 후인 오전 8시 50분에는 경기도 의왕시 제2경인고속도로 안양 방향 안양과천톨게이트 인근을 주행중이던 BMW 320d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특히 이번에는 리콜 대상에 오르지 않았던 차량에 불이 나 눈길을 끈다. 이날 오전 남해고속도로에서 불이 난 BMW 차량은 2011년식 BMW 730Ld로 리콜 대상에 오르지 않았던 모델이다. 730Ld 모델의 경우 지난 2012년 7월부터 2015년 1월 28일까지 제작된 730Ld 차종만 리콜 대상에 포함돼 있다. 또 이달 4일에는 전남 목포시에서 BMW가 서비스센터를 통해 진행하고 있는 긴급 안전 검검을 받은 차량에 불이 나기도 했다.
이처럼 긴급 안전 점검을 받은 차량과 리콜 대상이 아닌 차량에서 화재가 연달아 발생하자 BMW가 밝힌 화재 원인과 리콜 대상 선정에 오류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BMW는 지난달 26일 총 42개 차종 10만6371대의 자발적 리콜 조치를 하겠다고 발표하며 화재 사고의 원인으로는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모듈의 결함을 지목했다. EGR이 디젤엔진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줄이는 역할을 하는데 재기능을 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해당 부품이 장착된 다른 모델들을 모두 리콜 대상에 포함한 셈이다.
또한 BMW는 지난 6일 서울 중구 웨스턴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을 때에도 화재 사고의 원인을 EGR 모듈의 결함으로 보고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9일 오전 EGR이 장착되지 않은 차량에서 처음으로 불이 나며 BMW에 대한 우려의 시선은 지속될 전망이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주행 중 차량 화재가 EGR 모듈 결함 외에도 다른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주행 중 화재 사고가 발생하는 모든 사례들을 토대로 원인 파악 중에 있다"며 "긴급 안전 진단과 리콜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BMW가 이달 6일 서울 중구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최근 잇따른 BMW 차량의 화재 원인을 EGR 모듈 결함으로 단정지었으나 9일 EGR이 장착돼 있지 않은 차량에서 사고가 발생해 눈길을 끌고 있다. /배정한 기자 |
한편 이날 오전 1시41분쯤 경북 상주시 남상주IC 진입로 인근 25번 국도에서 주행 중이던 현대자동차 에쿠스가 불이 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만 경찰과 소방당국의 화재 진압결과 엔진 발화가 아닌 실내에서 발화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상주소방서 관계자는 "블랙박스가 전소됐고 운전자 의식이 없어 정확한 화재 원인을 파악하고 있는 단계"라며 "다만 화재 진압 결과 차량 앞부분에 발화 흔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돼 이러한 경우에는 엔진이나 부품 결함이 아닌 실내에서 다른 원인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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