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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논란' 길병원 후폭풍…"새 노조 가입 방해에 인사보복까지"
입력: 2018.07.27 11:33 / 수정: 2018.07.27 13:04
인천가천대 길병원이 이길여 길병원 이사장 갑질에 휘말린 가운데 기존 기업노조가 직원들의 새 노조 가입을 방해했다는 의혹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더팩트 DB
인천가천대 길병원이 이길여 길병원 이사장 '갑질'에 휘말린 가운데 기존 기업노조가 직원들의 새 노조 가입을 방해했다는 의혹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더팩트 DB

새 노조 간부 동선 감시 등 의혹 커져…노노갈등 심화하나

[더팩트|고은결 기자] 이길여 가천대 길병원 이사장이 직원을 대상으로 상습적인 갑질을 일삼았다는 폭로가 나온 가운데 한국노총 산하 기존 가천대 길병원 노동조합(이하 기업노조)이 최근 신설된 새 노조의 직원 가입을 방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길병원은 산별노조가 아닌 기업 단위로 결성된 기업노조가 있는데 지난 20일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인천부천지역본부 가천대길병원지부(이하 새 노조)도 출범했다.

27일 길병원 새 노조에 따르면 새 노조 측은 이날 오후 병원 측에 교섭을 요구할 예정이다. 앞서 길병원은 토요일인 지난 21일 '단체교섭 요구 사실의 공고'를 게시했다.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에는 교섭을 요구한 노조 명칭과 요구 일자 등이 공개되며 복수노조 중 다른 노조는 공개 요구일자로부터 일주일 안에 교섭을 요구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새 노조 측은 "업무시간이 아닌 토요일 저녁 병원 직인도 없는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를 게시한 것은 새 노조 교섭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 노조는 지난 25일 기자회견에서 이길여 이사장의 '갑질' 때문에 새 노조를 설립하게 됐다고 밝혔다. 새 노조측은 이 이사장 생일 때 생일축하 영상 제작에 동원됐거나 이 이사장 자택 수리에 참여를 강요당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강압적인 제재는 없었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새 노조 "사측, 인사보복부터 새 노조 가입 방해까지 자행"

이 이사장의 갑질 논란 외에 병원 측이 '임금 갑질' '공짜 노동'을 일삼았다는 불만이 극에 달해 길병원 직원들은 새 노조에 잇달아 가입하는 모습이다. 특히 기업 노조가 새 노조 가입을 방해한다는 의혹이 직원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길병원 새 노조 관계자는 26일 <더팩트>에 "기업노조의 새 노조 가입 방해 공작이 극에 달했다"고 말했다. 새 노조에 따르면 기업노조는 며칠 전부터 간호부에서 기업노조 조합원 명단을 입수해 가입하지 않은 저연차 간호사들에게 강제적으로 가입 원서를 받는다는 증언이 나왔다. 또한 다른 부서에서도 팀장이 기업노조를 탈퇴한 직원을 불러 재가입을 종용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새 노조 활동을 막기 위한 인사 보복도 있었다는 게 새 노조 측 주장이다. 실제로 <더팩트>가 입수한 길병원 인사발령 공고를 확인한 결과 병원 측은 7월 25일자로 인사 발령을 단행했다. 새 노조 관계자는 "모 팀의 A부장이 다른 부서로 발령난 것은 병원 측이 A부장의 팀 구성원 장악력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대신 B씨를 팀장으로 앉혀 팀원들을 감시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길병원 기업노조의 이달 25일자 기업노보 내용. 기업노조는 교섭을 앞둔 상황에서 기본급 대비 9.2% 임금 인상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독자 제공
길병원 기업노조의 이달 25일자 기업노보 내용. 기업노조는 교섭을 앞둔 상황에서 기본급 대비 9.2% 임금 인상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독자 제공

기업노조는 최근 새 노조 측이 회사내 비리를 폭로하고 기자회견을 열자 "병원 흠집내기를 멈춰달라"며 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기업노조 측은 새 노조 설립 이후 기존 조합원들의 탈퇴가 이어지자 노보를 통해 "조합원 및 직원들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며 올해 임금교섭에 반영할 공약을 제시했다. <더팩트> 확인 결과 기업노조 측 공약은 ▲기본급 대비 9.2% 임금 인상 ▲대체휴일 정례화 등이다. 이에 대해 새노조 측은 "지난 1999년과 2007년 당시에도 병원 측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하자 급여를 인상하며 근본적 문제를 무마하려한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노조 측은 또한 노보를 통해 "경영진이 직원들 의사를 무시해 많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잘못된 부분을 고치기 위해 복수노조가 만들어졌다"면서도 "사내 문제를 이슈화를 시키고 결국 나몰라라하는 산별노조의 구태의연한 정책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기업노조는 이어 "우리의 삶의 터전인 길병원 흠집내기 투쟁은 자제해달라. 의도적인 여론몰이 대신 정당한 정책으로 경쟁하자"고 강조했다.

<더팩트>는 기업노조 측이 직원들의 새 노조 가입을 방해했다는 의혹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최정욱 위원장 등 기업노조 관계자들에게 수 차례 연락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았다.

◆바람 잘 날 없는 길병원…갑질 폭로부터 의료사고·뒷돈 논란까지

병원 측이 새 노조 간부를 스토킹했다는 주장이 이어지면서 길병원 내 진실공방은 더욱 불붙고 있다. 새 노조 측은 지난 25일 기자회견에서 병원이 강수진 새 노조 지부장을 출근 시부터 퇴근 시까지 감시하고 퇴근 후에도 동선까지 확인한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길병원 직원은 <더팩트>에 "새 노조 간부의 출퇴근을 소속 부서 부서장이 확인하는가 하면 출근하는 시간대가 아닌 본부장이 출근해 새 노조 소속 간부의 동선을 확인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길병원 관계자는 "새 노조 측을 향한 스토킹 의혹 등은 기업노조 측에 확인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당 노동행위에 대한 성토도 이어지고 있다. 새 노조 관계자는 "현재 직원들은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는 근로와 울며 겨자먹기로 할 수밖에 없는 임신부 야간근로 등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낮은 수준의 급여 체계도 도마 위에 올랐다. 또다른 노조 관계자는 "길병원이 인천 내에서 수익은 가장 좋지만 같은 지역 대학병원 C병원과 비교해 10년차 직원 기준으로 C병원 임금의 8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길병원은 최근 잇단 의료사고 논란과 뇌물 파문 등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앞서 길병원은 의료진 과실로 이소 신장이 제거된 의료사고에 비난을 받았다. 또한 본지의 지난 6월 10일자 보도 <'신장 물혹 떼러 가서 복부 변형 날벼락'…길병원 "소송하라" 적반하장>에서는 복강경 수술을 받으러 갔다가 복부가 비대칭 형태를 보이는 부작용 피해를 입은 환자와 의료사고 진실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이와 함께 길병원은 고위공직자에 '뒷돈'을 제공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신뢰도를 더욱 잃게 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길병원 전 원장 이모씨는 지난 2013년 3월부터 지난해까지 보건복지부 국장급 허모씨에게 병원 법인카드 8개를 제공했다.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길병원이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돼 이에 대한 보상으로 허씨가 법인카드를 요구해 이를 거절할 수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병원으로부터 가지급금 명목으로 법인자금을 받아 정치 후원으로 지역 국회의원 후원회에 정치자금을 낸 혐의도 받고 있다. 이후 길병원은 병원장 대행체제로 운영되다가 26일 신임 병원장에 김양우 원장이 취임했다고 밝혔다. 김 신임 병원장은 이대목동병원장을 역임하고 지난 2013년 길병원 경영원장으로 부임했으며 2016년부터 가천대 의료원장으로 부임해 병원을 총괄 운영해왔다.

ke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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