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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삼성생명이 각종 규제 압박으로 인해 자본확충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 가운데 부동산 매각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더팩트 DB |
'고민 더해진' 삼성생명, 부동산 매각으로 '자본 확충'
[더팩트ㅣ서민지 기자] 삼성생명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금융그룹 통합감독에 따른 자본확충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즉시연금 지급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부담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부동산 매각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현재 서울 강남구에 있는 삼성동 빌딩을 비롯해 부산·광주·수원 등에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매각할 계획이다.
삼성생명이 최근 부동산 매각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자본 확충에 비상이 걸리면서다. IFRS17 시행과 금융그룹 통합감독 도입으로 자본 확충이 필요한 데다 즉시연금 지급 압박도 받고 있다.
2021년 도입되는 IFRS17은 자산과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한다. 부동산의 경우 시가 변동성이 커 감가상각에 따라 자산의 가치가 현재보다 낮게 평가된다.
금융그룹 통합감독에 따라 자본 확충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금융그룹 통합감독은 복합금융그룹을 감독하기 위한 제도로 이달부터 시범 운영되고 있다. 복합금융그룹은 금융지주와 은행모회사 그룹이 아닌 금융모회사그룹이나 산업자본과 결합된 금융그룹을 말한다.
통합감독제도의 핵심은 필요한 최소 자본(필요자본)보다 손실흡수능력(적격자본)이 더 많도록 건전성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다. 적격자본에서 필요자본을 나눈 자본 적정성 지표가 100%를 넘어야 한다. 통합감독에 따라 분모(적격자본)에서 상호·순환 출자 등 '중복 자본'은 제외되고, 분자(필요자본)에서 '전이위험', '집중위험' 등이 가산되기 때문에 지표가 낮아지게 된다.
실제 삼성의 자본 적정성 지표는 지난해 말 기준 328.9%였지만, 전이위험을 더할 경우 221.2%까지 하락한다. 특히 내년 7월부터 집중위험이 반영되면 118%대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자본 적정성 기준 100%는 웃돌지만 삼성전자 주가 및 경제 상황에 따라 기준을 미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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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감독원은 최근 생명보험사에 과소 지급한 즉시연금을 지급할 것을 지시했다. /더팩트 DB |
각종 제도 변화로 인해 자본 확충이 시급한 상황에 즉시연금 부담까지 더해졌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생명보험사에 과소 지급한 즉시연금을 지급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즉시연금은 가입자가 한꺼번에 목돈(보험료)을 내면 보험사가 이를 운용해 매달 생활 연금으로 지급하고, 만기 때 원금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보험사들은 보험료 원금에서 사업비와 위험보장료를 떼기 때문에 가입자 사망이나 만기 때 원금 상환을 위해 운용수익 일부를 책임준비금으로 적립해왔다.
이와 관련한 민원이 제기되자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이를 연금 과소 지급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민원을 제기한 소비자들에 대한 환급이 이뤄지고 약관이 개정됐는데, 금감원은 약관 개정 전 연금을 적게 받은 모든 소비자에게 미지급금을 지급할 것을 지시했다.
삼성생명의 경우 지급해야 할 금액 43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26일 이사회를 거쳐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데, 지급하지 않을 경우 관련 이슈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소비자 보호'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당국의 압박은 거세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각종 제도 변화에 맞춰가기 위해 부동산 매각도 더욱 활발히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여기에 즉시연금도 지급 결정이 날 경우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자금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부동산 매입이나 매각 등은 그동안 해왔던 자산운용 방식"이라며 "IFRS17과 금융그룹 통합감독 도입으로 인해 자본확충에 크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즉시연금에 대해서는 "이사회가 곧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아직 지급 결정이 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