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지난해부터 운영해 온 스타필드 코엑스몰이 개관 1년만에 강남의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의 실험 정신이 코엑스몰을 살렸다는 평가다. /더팩트DB |
별마당도서관·삐에로쑈핑·데블스도어…코엑스몰 소비자 끌어모았다
[더팩트│황원영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의 부활을 이끌고 있다. 코엑스몰은 강남의 노른자위에 위치해있음에도 침체된 상권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신세계가 지난해 스타필드 코엑스몰로 다시 오픈하면서 강남의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별마당 도서관을 시작으로 삐에로 쇼핑 데블스도어 등 정용진표 실험정신이 가득한 즐길거리가 소비자들의 시선을 잡아끌었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의 실험은 그간 온라인으로 몰렸던 소비자들의 발길을 다시 오프라인 매장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 2016년 삼성동 코엑스몰 임차운영사업자로 선정된 후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나갔다. 당시 연간 600억 원에 달하는 임대료 계약금액을 두고 다소 높은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으나 코엑스몰이 활기를 되찾으면서 우려를 불식시켰다.
코엑스몰은 국내 1세대 복합쇼핑몰로 평가받았지만 2014년 리모델링 이후 오히려 침체됐다. 잠실 롯데월드몰 등 주변 상권이 커진 데다 내부 동선이 복잡해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았기 때문이다. 2015년 공실율이 10%대까지 올랐고 신세계가 운영하기 전에는 약 7%의 공실률을 보였다. 하지만 정 부회장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지 약 1년 만에 공실 제로(0)를 이어오고 있다.
정 부회장의 마법은 별마당 도서관에서 시작했다. 별마당 도서관은 정 부회장이 강조하는 인문학 경영 일환이다. 이벤트 공간으로 쓰이던 중앙광장에 13미터 높이의 대형서가 3개, 7만여권의 서적을 마련해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별마당 도서관은 개관과 동시에 코엑스몰을 대표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5월 개관 이후 1년간 약 2050만명이 스타필드 코엑스몰을 찾았으며 142회의 문화 행사가 열렸다.
지난해 5월 개관한 별마당 도서관은 1년간 약 2050만명의 방문객이 찾았으며 142회의 문화 행사가 열렸다. /신세계 제공 |
특히 남녀노소 모든 세대가 찾을 정도로 '세대간 소통의 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휴식이 필요한 고객들과 책을 읽고자하는 고객 모두를 사로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도서관 조성 비용과 도서관 운영비 등에 100억 원을 투자했다. 지난 1년간 책을 사는 데 쓴 비용도 약 7억 원에 이른다. 현재도 신간서적과 최신 잡지 등 매월 1000여권을 비치하고 있다.
정 부회장의 야심작인 '삐에로 쑈핑' 역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삐에로 쑈핑은 '펀 앤 크레이지(FUN&CRAZY)'를 콘셉트로 하는 디스카운트 스토어다. 지난달 28일 오픈 후 11일만에 누적 방문객(자체추산) 11만명을 달성했다.
개점 후 열흘이 지난 8일에도 오후 1시부터 약 50m의 줄이 늘어섰으며 개점 후 첫 주말이었던 지난달 30일에는 150m까지 줄이 늘어서 입장 제한 시간을 둘 정도였다.
삐에로 쑈핑은 기획부터 출점까지 정 부회장이 직접 주도했다. 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 3월 자사 채용박람회에 참석해 "삐에로 쑈핑에 1년간 모든 것을 퍼부은 만큼 기대해달라"고 밝힌 바 있다. 정 부회장은 일본 현지 돈키호테 매장을 직접 찾아 시장 조사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삐에로 쑈핑 광고 동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삐에로 쑈핑은 온라인 쇼핑에 인숙한 젊은 고객을 다시 오프라인으로 끌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통업계가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가운데 오프라인 쇼핑 혁신에 힘을 쏟은 정 부회장의 '역발상'이 통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외에도 정 부회장의 또 다른 야심작 데블스도어도 코엑스몰에 입점했다. 지난달 코엑스몰에는 데블스도어를 비롯해 쓰리트윈즈 버거플랜트 등 세 곳이 오픈했다. 이들 3개 매장은 코엑스 컨벤션 센터의 케이터링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코엑스 전시동 1층에 약 1300㎡(400평) 규모로 자리 잡았다.
삐에로 쑈핑은 '펀 앤 크레이지(FUN&CRAZY)'를 콘셉트로 하는 디스카운트 스토어다. 지난달 28일 오픈 후 11일만에 누적 방문객(자체추산) 11만명을 달성했다. /신세계 제공 |
신세계는 연간 300만명에 달하는 코엑스 방문객과 국제행사 및 웨딩 참가 인원, 2030 젊은 직장인, 가족층 등 유동인구를 통해 향후 사업 가능성을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버거플랜트는 신세계가 2004년 이후 선보이는 첫 자체 브랜드다. 그간 자니로켓 버거를 수입·유통하고 있었지만 자체적으로 생산·판매까지 도맡는 것은 버거플랜트가 처음이다. 프리미엄 버거를 표방하지만 세트 기준 가격을 4000~6000원대로 저렴하게 책정해 젊은 고객의 입맛을 잡겠다는 목표다.
데블스도어는 스포츠펍이라는 콘셉트를 더한 수제맥주 전문점이다. DJ 부스와 클럽 조명으로 분위기를 돋우면서 바 테이블 상단에 대형 LED 스크린을 구비했다. 셔플 보드, 비어 퐁, 다트 등을 설치해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쓰리트윈즈 역시 성장하는 고급 아이스크림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플래그십 스토어 형태로 입점했다. 유기농 베이스 아이스크림에 신세계푸드의 자체 베이커리 공장에서 공급하는 빵을 결합해 디저트 카페 형태로 콘셉트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는 향후 영동대로 지하개발·현대차GBC센터·잠실종합운동장 재개발이 완성되었을 때 코엑스몰이 글로벌 유통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코엑스몰에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스타필드 코엑스몰의 첫 해는 별마당 도서관 개관, 매장 개선 등 기존 이미지를 탈피하고, 코엑스몰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며 "별마당 도서관이 명소가 되면서 방문하고 싶은 쇼핑몰로 위상이 높아진 만큼, 앞으로는 쇼핑과 문화가 공존하는 스타필드 코엑스만의 경쟁력을 더욱 높이는데 노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