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11일 인공지능(AI) 플랫폼과 조명 기능을 결합한 '누구 캔들'을 출시했다. /을지로=이성락 기자 |
다양한 사물 AI화 추진…성능 개선 新 '누구' 등장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인공지능(AI) 사업에 힘을 주고 있는 SK텔레콤이 AI 플랫폼 '누구'의 활용 영역을 넓힌다. 각종 제품에 AI를 넣겠다는 계획 아래 성능을 일부 개선한 새로운 '누구'를 출시한 것이다. 이번엔 '조명'이다. SK텔레콤의 궁극적인 목표는 '누구'를 사용하는 고객의 확대다.
SK텔레콤 11일 서울 을지로 삼화빌딩에서 설명회를 열고 AI 플랫폼과 조명 기능을 결합한 새로운 AI 기기 '누구 캔들(NUGU Candle)'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실내등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조명 기능에 대한 고객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조명에 특화된 신규 기기를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누구 캔들'은 13가지 일반 색과 색채 치료에 쓰이는 4가지 색 등 총 17가지 색상의 조명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 수유·취침·독서 등 특정한 용도에 최적화된 테마등과 무지개·모닥불·오로라·싸이키 등 애니메이션 효과를 제공한다. 조명과 새소리로 잠을 깨워주는 '선라이즈 모닝콜' 기능도 포함됐다.
'누구 캔들'은 음악감상·날씨 확인·감성 대화·라디오 청취·배달 등 기존 '누구'가 제공하는 30여 개 기능을 그대로 제공한다. '누구'에서 편의성을 높인 '누구 미니'처럼 조명 기능을 강화한 파생 제품인 셈이다. 이날 '누구 캔들' 출시 소식을 알린 이상호 SK텔레콤 서비스플랫폼사업부장은 "조명이 더 밝았으면 한다는 고객 요구가 있었다"며 "이러한 요구 사항을 받아서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AI 스피커 서비스에서 홈(Home)과 카(Car)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 AI 스피커가 많은 사람이 있을 때 사용되기보다는 주로 개인적인 공간인 집안과 차 안에서 많이 사용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누구 캔들'은 홈 영역 가운데 조명등에 대한 수요가 있다고 판단해 만들었다. SK텔레콤은 이날 '누구 캔들'과 함께 카 영역인 'T맵x누구' 이용 편의를 높이는 '누구 버튼'을 오는 18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상호 SK텔레콤 서비스플랫폼사업부장이 '누구 캔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을지로=이성락 기자 |
지난 2016년 '누구'를 처음 출시한 SK텔레콤은 지난해 8월 '누구 미니'를 출시했고, 같은 해 9월 AI 운전 비서 'T맵x누구'를 내놨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어린이 전용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AI를 넣은 '준x누구'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 1월 Btv 셋톱박스와 '누구'를 결합한 'Btvx누구'를 출시했다.
이처럼 '누구'를 활용한 제품 및 서비스를 늘리는 건 '누구'라는 서비스에 대한 인지도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고객들과 접점을 최대한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아마존이 '에코 플러스' '에코 쇼' '에코 룩' 등 이른바 '에코' 시리즈를 구축해 영향력을 키운 것과 유사하다.
결국, 사용자 수를 늘리는 게 목적이다. SK텔레콤은 '누구' 활용 영역을 꾸준히 넓히며 지난 5월 월 실사용자 370만 명을 돌파했다. 사용자가 늘면 당연히 데이터가 증가한다. 또 데이터가 많으면 SK텔레콤은 더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기반을 마련하는 셈이다. 이상호 사업부장은 "'누구'를 고객이 언제 어디서나 인지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사물의 AI화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올해 말 스피커 본연의 기능을 대폭 강화한 제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제품군을 꾸준히 늘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파생 제품과 기능이 겹치고, 하드웨어 성능이 떨어지는 1세대 '누구' 제품을 단종할 예정이다.
한편 SK텔레콤은 다른 업체가 '누구'를 활용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개방할 방침이다. 이상호 사업부장은 "올해 10월 '누구' 오픈 플랫폼을 공개하고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를 제공해 개발자뿐만 아니라 누구나 편하게 AI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