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농심 스파게티 토마토'를 출시하고 건면 시장 확대에 나섰다. 사진은 9일 진행된 농심 신제품 간담회 포토월. /고은결 기자 |
농심, 라면업계 최초 정통 스파게티면 담은 건면 신제품 출시
[더팩트|고은결 기자] 라면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한 사이 대체재인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이에 국내 라면 시장을 이끄는 주요 업체도 기름에 튀기지 않고 바람에 말린 '건면' 신제품을 내놓으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농심은 9일 오전 광화문 라그릴리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저렴한 가격과 조리 편의성을 내세운 면 간편식 제품 '농심 스파게티 토마토'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농심에 따르면 이 제품은 일반 라면과 달리 실제 스파게티면을 그대로 담았다. 또한 라면 업계 최초로 정통 스파게티를 만들 때 사용하는 듀럼밀을 재료로 선택했다.
아울러 면의 중심에 얇은 구멍을 뚫는 중공면 제조기술을 적용해 면이 더욱 빨리 익을 수 있게 만들었다. 이는 농심만의 독자적인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농심 스파게티 토마토의 '미투 제품'이 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회사 측은 자신했다. 김종준 농심 마케팅팀 실장은 "올해 농심 스파게티 토마토 예상 매출액은 200억 원"이라며 "전체 용기면 시장 매출 상위권 10위 안에 드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농심이 건면 신제품 출시를 통해 관련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낸다. 사진은 농심 스파게티 토마토의 출시 과정을 설명하는 김종준 농심 마케팅팀 실장. /고은결 기자 |
농심은 현재 국내 건면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 지난해 국내 건면 시장의 규모는 전년 대비 25.2% 성장한 1166억 원을 기록했다. 농심은 이 중 552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시장 점유율 55%, 풀무원이 점유율 44.5%를 각각 차지했다. 농심은 건면 전용 생산공장 가동 이후 둥지냉면, 건면새우탕 등 꾸준히 건면 제품을 출시해왔다.
농심과 함께 시장을 양분한 풀무원은 지난 4월 건면 제품 '생면식감 탱탱 비빔쫄면'을 내놓았다. 생면식감 탱탱 비빔쫄면은 쫄깃한 식감으로 인기를 끌며 4월 한 달 간 약 17억 원의 매출액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몇 년 전 풀무원이 비유탕면 브랜드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며 시장의 점유율 싸움이 더욱 치열해졌다"면서 "1인 가구의 증가세, 웰빙 트렌드 등으로 비유탕면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국내 라면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농심이 건면 제품의 연구개발에 사활을 건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라면 시장의 하락세와 가정간편식(HMR) 제품, 용기면의 인기가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농심은 주력 사업인 라면에서 눈을 돌려 HMR 사업을 새 동력으로 삼았다. 박준 농심 대표는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간편식과 음료사업에 중점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팔도 등 4곳의 라면 매출 합계는 1조9900억 원 수준으로 줄었다. 2016년 당시 프리미엄 제품의 인기로 2조 원을 넘어섰던 라면 시장은 지난해 눈에 띄는 히트작이 나오지 않으며 2조 원을 밑돌았다. 히트 상품의 부재와 더불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컵라면 및 '웰빙' 트렌드에 맞춘 건면 시장의 성장도 라면 시장의 하락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