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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금융그룹 통합감독 규제에 삼성·현대차 깊어지는 고민
입력: 2018.07.02 00:05 / 수정: 2018.07.02 00:56

금융당국이 1일 금융그룹 통합감독 제도를 시범 시행하기로 함에 따라 삼성과 현대차의 속내가 복잡해지고 있다. /더팩트 DB
금융당국이 1일 금융그룹 통합감독 제도를 시범 시행하기로 함에 따라 삼성과 현대차의 속내가 복잡해지고 있다. /더팩트 DB

'금융그룹 통합감독' 제도 도입, 7개 금융그룹 자본비율 떨어질 우려

[더팩트ㅣ이지선 기자] 금융당국이 이달부터 '금융그룹 통합감독' 제도를 도입하면서 통합감독을 받을 7개 금융그룹의 자본비율이 떨어질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삼성은 자본비율 산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비금융 계열사 주식을 매각한다면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어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일부터 은행·보험·금융투자·카드 등 2개 이상의 업종을 운영하면서 5조 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복합 금융그룹은 금융당국의 통합감독을 받게 된다. 대상이 된 금융그룹은 삼성·현대차·한화·DB(옛 동부)·롯데·교보생명·미래에셋 등이다.

감독 대상 금융그룹들은 새 평가 기준에 따라 자본비율 100%를 넘겨야 한다. 자본비율은 적격자본을 필요자본으로 나눈 값을 백분율로 산출해 결정된다. 적격자본은 금융그룹이 손실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고, 필요자본은 업권별 최소 자본 기준을 뜻한다.

문제는 적격자본 지정 기준이 까다로워지고 필요자본으로 간주되는 자본은 더 많아진다는 점이다. 새 기준에 따르면 적격자본이 적어지고, 필요자본이 많아질 수 있어 자본비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감독기준안에 따르면 그룹 내 금융계열사 간 출자액은 적격자본에서 제외된다. 계열사 간 상호출자액도 조건에 따라 차감될 수 있다. 금융사의 순수한 자기자본만 인정받게 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이에 반해 필요자본에는 위험요소가 더해진다. 특정 기업 및 대주주·특수관계인과 관련된 대출 비중이 높은 경우 집중 위험으로 분류될 수 있다. 또한 금융위가 비금융 계열사 출자 한도를 자기자본 대비 개별 계열사 15%, 전체 계열사 합산 60% 이하로 관리하는 방안을 제시함에 따라 한도 초과분도 필요자본에 추가될 수 있다.

여기에 전이 위험도 추가된다. 금융그룹 위험관리 역량평가를 통해 차등적으로 산출되며 1등급을 받으면 총 위험자산의 0.5%나 필요자본의 5%가 가산되고, 최저 등급인 5등급을 받으면 총 위험자산의 2.5%, 필요자본의 25%까지 필요자본이 늘어난다.

금융위가 통합감독제도를 시범 적용하는 7개 금융그룹은 삼성·한화·교보생명·미래에셋·현대차·DB·롯데 등이다. 삼성은 그중에서도 자본비율 확충에 지배구조 개선 등의 문제가 얽혀 있어 더 고민이 깊다. /더팩트DB
금융위가 통합감독제도를 시범 적용하는 7개 금융그룹은 삼성·한화·교보생명·미래에셋·현대차·DB·롯데 등이다. 삼성은 그중에서도 자본비율 확충에 지배구조 개선 등의 문제가 얽혀 있어 더 고민이 깊다. /더팩트DB

이러한 규제에 가장 고민이 깊어지는 그룹은 단연 삼성이다. 삼성 금융계열사의 경우 상호교환출자, 금융계열사 간 출자 등 중복자산을 고려하면 적격자본이 6조3000억 원가량 줄어든다. 금융그룹 위험관리 실태평가에서 3등급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필요자본은 6조1000억 원 증가한다. 조정 후 자기자본 비율은 221.2%로 기존 328.9%에서 100%포인트 이상이 줄어든다.

여기에 '집중위험'으로 인한 가산도 자본비율 하락을 유발할 수 있다. 삼성 금융그룹은 삼성전자 주식을 약 28조 원어치 가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위기에 빠지면 금융계열사도 함께 위험에 빠질 수 있다. 금융위는 현재까지 삼성이 약 20조 원 정도의 집중위험 한도를 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사항까지 고려하면 자본비율은 110%까지 떨어질 수 있게 된다.

기준 적용 후에도 삼성 자본비율은 100%를 넘겨 당장 위험하지는 않다. 하지만 삼성전자 주가가 올라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해야 할 수도 있다.

만약 통합감독 기준 충족을 위해 삼성 금융계열사가 전자 주식을 매각한다면 삼성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 삼성 총수 일가는 실제로 가진 삼성전자 지분이 5.37%이지만 순환출자 등을 통해 삼성생명 등의 금융계열사 지분으로 사실상 20% 가량의 지분을 확충하고 있다. 결국 총수 일가는 금융사가 삼성전자 지분을 가지고 있어야만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가 가능한 셈이다.

현대차는 새 자본비율 산출 방식에 따르면 자본비율이 127%까지 떨어진다. 이는 7개 금융그룹 중 가장 낮은 수치로 떨어지는 셈이다. 이 또한 100%를 넘겨 크게 위험하진 않지만 최소 기준에 가까운 만큼 계열사 지분매각, 순환출자 해소 등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이외에도 교보생명은 299.1%에서 200.7%, 롯데는 241.2%에서 176%, 한화는 210.4%에서 152.9%, DB는 221.8%에서 168.7%, 현대차는 171.8%에서 127%로 각각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아직 금융그룹 통합감독법이 국회에서 통과된 것은 아닌 만큼 강제성을 띤 규제는 아니만 금융사 스스로 법 통과를 예상하고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이달 통합감독 시범운영을 시작하면서 규제 영향 평가 및 의견수렴을 거쳐 오는 12월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아후 내년 4월부터는 금융그룹 자본적정성을 평가해 적기 시정조치를 내릴 방침이다.

atonce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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