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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올레드 TV 어떻게 만들어지나…R&D 심장부 LG 디지털 파크 가보니
입력: 2018.05.24 11:20 / 수정: 2018.05.24 11:20

LG전자 연구원들이 23일 경기도 평택시 LG 디지털 파크에 있는 연구개발(R&D) 센터에서 화질 측정 자동화 시스템으로 올레드 TV 화질 특성을 측정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 연구원들이 23일 경기도 평택시 'LG 디지털 파크'에 있는 연구개발(R&D) 센터에서 '화질 측정 자동화 시스템'으로 '올레드 TV' 화질 특성을 측정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제대로 보고 듣자' LG 올레드 TV 화질·음질팀의 노력

[더팩트ㅣ평택=이성락 기자] 'LG 디지털 파크' R1동 2층에는 높이 2미터(m)가 넘는 거대한 로봇(?)이 자리 잡고 있다. 자세히 살펴보니 한가운데 네모난 TV패널이 부착돼 있다. '무엇에 쓰는 물건이지?' 궁금증이 커지는 찰나 로봇이 좌우로 움직이다가 대각선 방향으로 회전하기 시작했다. 디스플레이의 특성을 측정·분석하는 중이었다. LG전자는 이 거대한 장비를 '화질 측정 자동화 시스템'이라고 불렀다.

장비가 이리저리 움직이며 디스플레이의 휘도(밝기)·명암비·시야각·색재현율 등 모델별로 1000개 이상의 세부 화질 특성을 측정하고 분석하는 것이다. '화질 측정 자동화 시스템' 주변으로는 정확한 측정을 위해 빛을 가리는 암막 커튼이 2중으로 설치돼 있었다. LG전자 관계자는 "디스플레이는 종류와 스펙에 따라 특성이 다르다"며 "압도적인 화질을 만들기 위해서는 디스플레이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23일 경기도 평택시 'LG 디지털 파크'에 있는 연구개발(R&D) 센터를 찾았다. 축구장 90개(약 19만5000평) 크기의 'LG 디지털 파크'는 R&D뿐만 아니라 생산·품질·교육 등을 모두 아우르는 LG전자의 핵심 제조복합단지다. 특히 R1동에는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의 TV와 IT 제품의 R&D 및 지원시설이 위치해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LG전자 '올레드 TV'의 화질과 음질에 대한 비밀이 바로 이곳에 숨어 있다.

◆ "철저한 분석이 좋은 화질을 만든다"

화질 요소를 꼼꼼히 관리하는 '화질 측정 자동화 시스템'을 살펴본 뒤 바로 옆방인 '실생활 테스트 룸'을 찾았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소비자 환경을 구축해 화질을 평가하는 작업이 이뤄졌다. 쉽게 말해 소비자 입장에서 '좋은 화질'에 대한 기준을 잡는 작업이 실시되는 것이다. LG전자 화질팀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TV 시청 환경과 선호하는 화질에 대해 철저히 분석해 제품에 적용한다"고 말했다.

물론 일반적인 TV 시청 환경에서 '좋은 화질'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설명하긴 어렵다. 개개인의 취향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별 기후와 생활 환경이 선호도의 차이를 크게 만든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사람이 보는 피부 톤의 자연스러움과 유럽 사람들이 보는 피부 톤의 자연스러움은 다르다. 또 형광등 같은 직접조명 아래에서 TV를 보는 우리나라와 달리 유럽은 스탠드와 같은 간접조명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밝고 화려한 영상보다 자연스럽고 눈이 편한 화질을 더 선호한다.

LG전자 연구원들은 국내외에서 직접 발로 뛰며 소비자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그 결과, '좋은 화질'에 대한 기준을 잡을 수 있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또 이같은 성과가 많은 기관과 매체의 TV 평가 결과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 관계자는 "'올레드 TV'는 지난해 미국·영국·독일 등 세계 12개국의 대표적인 비영리 소비자 매거진이 실시한 성능 평가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며 "이는 명실공히 최고의 TV임을 증명한 셈"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올해부터 올레드 TV에 인공지능 화질엔진 알파9을 적용하고 있다. 알파9은 스스로 영상을 분석해 최적의 화질을 제공한다. /LG전자 제공
LG전자는 올해부터 '올레드 TV'에 인공지능 화질엔진 '알파9'을 적용하고 있다. '알파9'은 스스로 영상을 분석해 최적의 화질을 제공한다. /LG전자 제공

◆ 2년 동안 개발한 '알파9'…"'올레드 TV' 더 강해졌다"

올해 '올레드 TV' 신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인공지능(AI) 화질엔진 '알파9'을 적용한 것이다. '알파9'은 스스로 영상을 분석해 최적의 화질을 제공한다. LG전자는 자연색 그대로 볼 수 있는 올레드 패널의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는 화질엔진을 만들기 위해 2년여의 개발 기간을 거쳤다. '알파9'의 핵심 기능인 ▲4단계 잡음 제거 ▲입체감 강화 ▲정교한 색상 보정 알고리즘 등에 대한 시연은 'LG 디지털 파크' R1동 2층 '데모룸'에서 실시됐다.

'올레드 TV'는 4단계 잡음 제거를 통해 다른 TV와 달리 지저분한 느낌이 적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알파9'은 1·2단계에서 영상의 깨진 부분이나 잡티를 제거해주고 3·4단계에서 영상에 줄이 생기는 밴딩 노이즈나 색상의 뭉개짐을 완화해줬다.

'올레드 TV'는 입체감도 큰 강점으로 보였다. '알파9'이 최적의 명암비와 채도를 찾아 값을 조정해주다 보니 화면이 좀 더 선명하게 느껴졌다. 다만 인물과 배경이 너무 뚜렷하게 구분돼 다소 부담스럽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었다. 이에 대해 LG전자 화질팀 관계자는 "아직 이 화면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올레드 TV'에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고 또렷하게 TV를 시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데모룸'에서는 '올레드 TV'에 탑재된 AI 플랫폼 '씽큐'의 기능도 시연됐다. 음성으로 드라마를 검색하고 채널 및 볼륨 등을 제어하는 방식이었다. 특히 영상과 음질을 영화 모드로 바꾼 뒤 해당 영화의 출연진을 음성으로 검색하는 기능이 눈길을 끌었다. "메이저리그 뭐해"라고 말하면 주요 경기 일정이 화면에 나타나는 것도 야구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굉장히 유용한 기능으로 보였다. '꺼짐 예약'도 음성 명령으로 가능했다. 불필요한 조작 없이 "이거 끝나면 티비 꺼줘"라고 말하기만 하면 됐다.

LG전자 연구원들이 무향실에서 음향 주파수의 특성을 측정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 연구원들이 무향실에서 음향 주파수의 특성을 측정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 '올레드 TV' 또 다른 경쟁력 '음질'

'올레드 TV'의 화질팀의 업무를 지켜본 뒤 음질팀이 일하는 G3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에는 TV 음질 성능을 평가하는 무향실과 청음실이 있었다. 먼저 1층에 위치한 무향실은 말 그대로 소리의 울림이 없는 장소였다. 무향실에 들어서자 돌기처럼 튀어나와 벽면 전체를 감싸고 있는 흡음재가 눈에 띄었다. 흡음재는 소리를 흡수해 주변의 '반사음'을 막는 역할을 했다. 무향실에서 귀가 먹먹해지는 느낌을 받는 이유도 '반사음'이 없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순수하게 TV에서 나오는 소리만 측정할 수 있었다.

무향실은 음향 주파수의 특성을 측정하는 장소다. 예를 들어 TV 스피커가 얼마나 큰 소리를 낼 수 있는지, 얼마나 고르게 음을 내는지, 음의 왜곡이 작은지 등을 TV와 마이크 하나만을 두고 측정한다. 무향실에서 주파수의 특성을 파악하고 음질을 개선한 뒤에는 2층 청음실에서 실제 소리를 들어보고 평가하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청음실은 적절한 소리의 반사가 이뤄지도록 작은 콘서트 홀처럼 설계돼 있었다. 이곳에서는 여러 음질 전문가들이 모여 소리를 듣고 개선될 부분이 없는지 파악하는 '감성 평가'가 이뤄졌다.

LG전자가 '올레드 TV'에서 화질뿐만 아니라 '음질'에 신경 쓰는 이유는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최근 중국 제조사들도 올레드 패널을 탑재한 TV를 출시하는 등 올레드 TV 진영이 확대되는 추세다. LG 입장에서 부품 수익은 올릴 수 있지만, 좀 더 앞선 기술력을 갖춘 '올레드 TV'를 만들어 내야 하는 고민도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제품 차별화를 위해 회사가 신경 쓰고 있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음질"이라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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