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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남느냐 아니면 딴 살림 차릴까'…'구광모 LG 시대' 앞둔 구본준 거취는
입력: 2018.05.19 05:00 / 수정: 2018.05.19 05:00

재계 서열 4위 LG그룹이 4세 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구본무 회장 건강이 악화되면서 장남 구광모 LG전자 B2B(기업간거래)사업본부 정보디스플레이(ID) 사업 부장(상무)이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더팩트DB, LG 제공
재계 서열 4위 LG그룹이 4세 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구본무 회장 건강이 악화되면서 장남 구광모 LG전자 B2B(기업간거래)사업본부 정보디스플레이(ID) 사업 부장(상무)이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더팩트DB, LG 제공

구광모 중심 '4세 경영' 맞은 LG그룹…구본준 부회장 '계열분리' 무게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재계 서열 4위 LG그룹이 변혁기를 맞았다. 구본무(73) LG그룹 회장이 건강악화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가운데 그룹이 경영권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구광모(40) LG전자 B2B(기업간거래)사업본부 정보디스플레이(ID) 사업 부장(상무)이 자리 잡고 있다.

'장자(長子:큰 아들) 승계'라는 그룹 내부 전통에 따라 구광모 상무가 LG그룹 4세 경영인으로 전면에 나서면서 재계는 구본준(67) LG 부회장 거취에 눈을 돌리고 있다. 구본준 부회장은 구본무 회장을 대신해 LG 경영을 이끌고 있는 동생이다. 일각에서는 구본준 부회장이 형을 대신해 그룹 경영을 지속 지휘하다 구광모 상무 체제가 안정될 때 경영권을 물려주는 '징검다리 승계'를 이어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그룹의 오랜 전통인 장자 승계가 본격화되면 관련 계열사를 떼 '딴 살림'을 차리는 '계열분리'에 나설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 지주사인 ㈜LG는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구광모 상무를 등기이사에 내정했다. LG가(家) 4세 경영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린 셈이다. 등기이사 선임 건은 다음 달 29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다뤄질 예정이다. LG 관계자는 구광모 상무의 등기이사 내정과 관련해 "후계구도를 사전에 대비하는 일환"이라고 밝혔다.

LG의 4세 경영 승계 작업이 급물살을 타게 된 이유는 구본무 회장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와 올해 뇌수술을 받은 구 회장은 최근 건강이 악화돼 서울대학교병원에 입원 중이다. LG 관계자는 "구본무 회장이 와병으로 ㈜LG 이사회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구광모 상무는 다음 달 임시 주총에서 등기이사 선임이 확정되면 그룹 전반에 대한 의사 결정에 본격 참여하게 된다.

이번 경영 승계는 LG의 전통적인 '장자 승계' 원칙에 따른 것이다. LG는 창업주 고(故) 구인회 회장부터 구자경 명예회장, 구본무 회장까지 모두 큰 아들이 경영권을 이어받았다. 앞서 외아들을 잃은 구본무 회장은 바로 아래 동생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 구광모 상무를 지난 2004년 양자로 들이면서 이미 '장자 승계'를 이어갈 뜻을 확실히 밝혔다.

2006년까지만 해도 2.75% 수준이었던 구광모 상무의 ㈜LG 지분은 지난 3월 말 6.24%로 늘어났다. 경영 승계를 염두하고 지분 보유량을 꾸준히 늘린 것이다. 구광모 상무는 구본무 회장(11.28%), 구본준 부회장(7.72%)에 이어 총수 일가 가운데 3번째로 지분이 많다. 이에 따라 구광모 상무는 향후 구본무 회장 등으로부터 지분을 넘겨받는 과정을 거쳐 그룹 내 지배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상무를 중심으로 새로운 경영 체제 구축이 예상되면서 그동안 구본무 회장을 대신해 LG그룹 경영을 맡아왔던 구본준 부회장의 거취에 재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더팩트DB
구광모 상무를 중심으로 새로운 경영 체제 구축이 예상되면서 그동안 구본무 회장을 대신해 LG그룹 경영을 맡아왔던 구본준 부회장의 거취에 재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더팩트DB

구광모 상무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경영 체제 구축이 예상되면서 그동안 구본무 회장을 대신해 경영을 맡아왔던 구본준 부회장 거취가 초관심사가 되고 있다.

시장은 구본준 부회장 역할에 당장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은 '구광모 체제'가 안정될 때까지 구본준 부회장이 경영을 이어가는 '공존'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구광모 체제가 자리를 잡으면 구본준 부회장이 경영권을 완전히 넘기는 '징검다리 승계'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다. 재계 관계자는 "구본준 부회장이 갑작스러운 경영 체제 전환이 초래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완충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자 승계'와 함께 '전 회장 형제들의 경영 퇴진'이라는 LG 승계 원칙을 고려하면 '현상 유지'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새로운 세대가 구성되면 물러나는 게 LG의 가풍(家風)이기 때문이다. 현재 구본무 회장 형제 중 LG그룹 내에서 경영 일선에 몸을 담고 있는 인물은 구본준 부회장이 유일하다.

1969년 말 구인회 창업 회장이 세상을 떠나자 형과 함께 그룹을 일군 구철회 당시 락희화학 사장은 구자경 당시 금성사 부사장을 그룹 회장으로 추대한 후 경영 일선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1995년 구본무 회장에게 회장직을 넘겨준 구자경 명예회장도 원로들과 동반 퇴진해 세대교체의 길목을 터줬다. 재계에서는 이전 세대들의 동반 퇴진으로 구본무 회장을 비롯한 3세 경영인들이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구본준 부회장은 선대 형제와 형제 자손들이 해왔던 것처럼 일부 계열사를 분리해 독립 경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LG그룹은 2000년 들어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GS, LS, LIG 등으로 계열분리됐기 때문이다, LG 속사정을 잘 알고 있는 관계자는 "구광모 상무는 기존과 다른 새로운 경영 체계를 구축하고 구본준 부회장은 계열사를 분리해 독립하는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다음 달 주총 이후 이와 관련한 구체적 내용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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