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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확대경] '인뱅 1호' 케이뱅크, '후발' 카카오뱅크에 뒤처지는 이유는
입력: 2018.03.06 05:00 / 수정: 2018.03.06 05:00
지난해 4월 출범한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후발주자인 카카오뱅크에 비해 크게 밀리는 모습이다. /더팩트 DB
지난해 4월 출범한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후발주자인 카카오뱅크에 비해 크게 밀리는 모습이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서민지 기자] 지난해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이 열풍을 일으킨 가운데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후발주자인 카카오뱅크가 올 들어 부동산 대출에 이어 고령 고객을 위한 상담 서비스를 내놓는 등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면서 '국내 1호' 인터넷은행 케이뱅크와 격차를 더욱 벌릴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일부터 만 65세 이상 고객들을 위해 '고령 고객 전용 전화 상담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에 운영하던 상담 전화번호와 구분해서 운영해 노년층의 상담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에서다.

이를 위해 고령 고객의 특성에 맞는 상담 절차 및 상담 시스템을 구축했다. 상담 전화 연결 시 메뉴 선택 없이 곧바로 고령 고객 전담 상담 직원과 연결되고, 상담 과정에서는 어려운 금융 용어 대신 고객의 이해 정도와 우리말 사용 속도 등에 맞춰 고객 맞춤형, 눈높이 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에 실시하는 '맞춤형 서비스'는 고령 고객의 가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일반 시중은행과 달리 오프라인 지점이 없고, 모바일을 기반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모바일 앱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이 접근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실제 인터넷은행을 이용하는 고령 고객은 1~2%대에 불과하다.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60대 이상 예적금 이용계좌는 전체 이용 연령대의 1.3%, 2.3%에 그쳤다. 60대 이상이 디지털에 친숙하지 않지만,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이용자가 각각 9.5%, 6.8%인 것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편이다.

카카오뱅크의 노년층 공략은 케이뱅크를 더욱 앞서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지난해 3분기 기준 600억 원대의 순손실을 내며 비슷한 실적을 거뒀지만, 자산을 비롯해 여·수신 규모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총자산은 각각 4조1118억 원, 1조1238억 원으로 3.6배 이상 차이를 보인다. 특히 이용 규모를 알 수 있는 여·수신에서 카카오뱅크(여신 2조6595억 원, 수신 3조3312억 원)가 케이뱅크(여신 6563억 원, 수신 8598억 원)를 크게 앞섰다. 2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여신과 수신은 각각 5조5100억 원, 6조4700억 원, 케이뱅크의 여신과 수신은 각각 9700억 원, 1조2100억 원으로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면서 케이뱅크와 격차를 더욱 벌릴 전망이다. /더팩트 DB
카카오뱅크가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면서 케이뱅크와 격차를 더욱 벌릴 전망이다. /더팩트 DB

부동산 대출 시장에서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월 23일 '전월세 보증금 대출'을 출시했다. 카카오뱅크의 전월세 대출은 상품 출시 한 달 만에 600억 원 이상을 판매하며 시범 운영 목표 금액인 1000억 원 수준 달성을 코앞에 두고 있다. 반면 케이뱅크의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당초 케이뱅크는 지난해 말까지 아파트 담보 대출(주택담보대출, 주담대) 상품을 선보이겠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도 조용한 모습이다.

이처럼 행보가 엇갈린 데는 자본금 확충이 큰 요인으로 꼽힌다. 케이뱅크는 우리은행·GS리테일·한화생명·다날(10%) 등을 중심으로 20여 개 이상의 주주사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절반 이상이 5% 미만 주주사이기 때문에 증자를 위해 주주들의 동의를 얻기가 쉽지 않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한국금융지주가 지분 58%를 보유하고 있고, 카카오·KB국민은행(10%), SGI서울보증·넷마블·이베이(4%) 등이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정부의 대출 규제 또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난해 정부의 부동산 대책 일환으로 지난 1월 신DTI(총부채상환비율)가 적용됐고, 3월 DSR(총체적상환능력비율) 도입을 앞두고 있다.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대출 과정에서 더욱 세세한 점검이 필요하게 됐는데, 비대면으로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더욱 까다로운 절차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규제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 전월세 대출을 먼저 내놓으며 부동산 시장을 선점했지만, 주담대를 중심으로 상품을 개발하던 케이뱅크는 추가 검토를 하는 상황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시스템은 구축했지만 신DTI, DSR 등 정책 규제를 살피고 있어 도입이 늦어졌다"며 "주택담보대출은 전월세 대출과 달리 정책을 따라야 하는 데다 비대면인 만큼 완결성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령 고객 관련 서비스에 대해서는 "대면 업무가 불가피할 경우 방문을 통해 상담을 진행하고 있지만, 고령 고객을 위한 특화 서비스는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면서 "좀 더 고민해봐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출범 초부터 케이뱅크가 약진에도 카카오뱅크의 그늘에 가려졌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이를 의식한 듯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은 지난해 9월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의 브랜드파워는 따라갈 수 없다. 우리와 가는 길이 다르다"며 "고객 한 명 한 명에게 집중해 프라이빗뱅킹(PB) 상품 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jisse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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