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이달 2일까지 접수 마감한 희망퇴직 신청자가 2500여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 연간 7500억 원에 달하는 적자폭을 줄일 수 없어 인건비 절감을 위한 임단협 등 추가 조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팩트 DB |
인건비 절감 위한 구조조정 차질·임단협도 난항 '험로' 예상
[더팩트ㅣ안옥희 기자] '철수'와 '회생'의 존폐기로에서 생존을 위한 강력한 구조조정에 돌입한 한국GM이 이달 2일까지 접수 마감한 희망퇴직 신청자가 2500여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유동성 위기에 빠진 한국GM 실적을 흑자 구조로 되돌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치여서 경영 정상화에 이르기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군산공장 폐쇄가 결정된 지난달 13일부터 지난 2일까지 진행된 한국GM 희망퇴직 접수에 전체 직원(1만6000명)의 15% 수준인 2500여 명이 신청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신청자는 생산직 2000여명, 사무직 500여명이다. 오는 5월말 폐쇄가 예고된 군산공장은 전체 1700여명 가운데 1000명 이상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희망퇴직 신청자는 내달 31일 퇴직하게 된다.
한국GM은 희망퇴직자에게 퇴직금과 2~3년 치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위로금(평균 2억 원), 2년 치 학자금 등을 지급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한국GM이 이번 2500여명의 희망퇴직으로 절감할 수 있는 인건비를 연간 4000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국GM의 지난 4년간 평균 적자 규모가 3조 원에 달하고 연간 순손실액이 7500억 원에 이르러 희망퇴직만으로는 흑자 전환을 바라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3500억 원 이상의 추가 비용 절감 조치가 필요한 상태다.
당초 대규모 정리해고를 통한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대안으로 제시됐지만, 일자리를 강조하는 정부 정책 방향 때문에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는 이번 주 재개하는 임금단체협상이 관건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임단협을 통해 성과급 지급 중단 등 인건비 절감안을 실행에 옮기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GM은 GM 본사의 신차 배정만이 회사가 회생할 수 있는 마지막 돌파구로 보고 있으나 이번 구조조정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어 신차 배정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제기된다. /문병희 기자 |
한국GM 사측은 각종 수당과 학자금 등 연간 3000억 원 상당의 복리후생비 중 2000억 원이상을 유보 또는 삭감하는 내용의 교섭안을 제시하고 있다. 사측 교섭안이 수용된다면 희망퇴직 절감분과 함께 최대 8000억 원의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군산공장 폐쇄 결정 이후 상경 투쟁까지 하며 강경 대응 하고 있는 노조의 반발 여부가 중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서 한국GM 사측은 군산공장 폐쇄 결정 이후인 지난달 22일 임금동결, 성과급 지급 불가 등을 포함한 올해 임단협 교섭안을 마련했지만, 노사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노사 3차 교섭에서 노조가 회사의 경영 부실 책임을 지적하며 강력하게 반발해 노사의 접점 찾기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사측은 이달 초 제너럴모터스(GM) 본사의 글로벌 신차 배정 전까지 대치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노조를 빠른 시간 내에 설득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구조조정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둘 경우 GM 본사로부터 자구 노력을 인정받아 2종의 신차를 배정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GM 본사는 신차 물량 배정의 전제조건으로 '연간 약 6000억 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줄여야 한다'는 내용의 자구안을 요구한 상태다. 한국GM은 신차 배정만이 회사가 기사회생할 수 있는 마지막 돌파구로 보고 있으나 구조조정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어 신차 배정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희망퇴직자수가 2500여 명에 그쳐 눈에 띄는 구조조정 성과를 통해 신차를 배정받으려던 한국GM의 계획에 적신호가 켜졌다"며 "회사의 구조조정에 대해 노조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임단협 조기 타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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