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라이프는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있는 현대카드·캐피탈 사옥 1관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서민지 기자] 현대라이프생명보험이 경영난을 이겨내기 위해 구조조정에 이어 현대카드 사옥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새로운 회계제도 도입에 대비하고, 흑자 전환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로 해석되지만, 노사 갈등 등 잡음은 이어지고 있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라이프는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있는 현대카드·캐피탈 사옥 1관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여의도 사옥 1관은 현대라이프 소유이며, 2관과 3관은 각각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이 공동 보유하고 있다.
최근 매각 주관사 선정에 나선 현대라이프는 올해 상반기 안으로 매각을 마무리 지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라이프 관계자는 "자본 확충을 위해서 부동산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보험사들이 부동산 매각을 추진하듯 흐름에 따른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는 새로운 회계제도(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 확충 필요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IFRS17은 자산을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데, 부동산의 경우 시가 변동성이 커 감가상각에 따라 저평가될 가능성이 크다.
자본 확충은 지급여력비율(RBC) 관리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현대라이프의 RBC 비율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148%로 금융 당국 권고치인 150%를 밑돌았다. 이에 따라 현대라이프는 지난해 11월 600억 원의 후순위채와 400억 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을 결정한 바 있다.
전국보험설계사노조 현대라이프생명지부는 사측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반대하며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라이프 설계사 노조 제공 |
경영난 타개를 위한 방안도 강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라이프는 2012년 출범 이후 5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현대라이프의 누적 적자는 2273억 원에 달한다.
이로 인해 지난해 대규모 점포 통폐합과 희망퇴직을 단행하기도 했다. 개인영업 부문을 대폭 축소하고, 퇴직연금과 단체보험 등 법인영업에 집중해 흑자 전환하겠다는 목표에서다.
하지만 현대라이프가 급격한 변화를 시도함에 따라 이를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전국보험설계사노조 현대라이프생명지부는 사측의 점포폐쇄와 수수료 삭감에 반발하며 천막농성 등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구조조정의 여파는 컸다.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70여 개의 점포 통폐합을 진행하면서 10개 내외의 지점만이 남았고, 지난해 초 2000명에 달하던 설계사들은 현재 150명 정도로 크게 줄었다. 현대라이프가 최근 수수료 삭감 계획을 철회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지만, 이미 회사를 떠난 이들이 많아 유효하지 않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 당국도 관련 내용을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라이프 설계사 노조는 "사측이 지난해 일방적으로 영업점포를 폐쇄하고 보험계약 수당을 50%까지 삭감하면서 이에 동의하지 않는 설계사는 강제해촉시키겠다고 하면서 사실상 대부분이 강제해고로 회사를 떠났다"면서 "이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불공정·갑질행위이자 생존권 탄압으로 조속한 사태 해결을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