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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확대경] ‘원리더’ 신동빈 부재…혼돈에 빠진 한일 롯데 ‘불협화음’ 위기
입력: 2018.02.22 00:01 / 수정: 2018.02.22 10:33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1일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롯데홀딩스가 신 회장의 대표이사 사임건을 승인했다. /남용희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1일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롯데홀딩스가 신 회장의 대표이사 사임건을 승인했다. /남용희 기자

신동빈 회장 사임에 형 신동주 전 부회장 경영일선 복귀 시도 가능성

[더팩트│황원영 기자] 국정농단과 관련한 뇌물공여죄 1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 받고 구속 수감 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1일 도덕적 책임을 지고 일본롯데홀딩스(이하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원롯데’ 수장인 신 회장의 사임으로 호텔롯데 상장 등 롯데그룹이 추진해온 주요 현안에 차질을 빚게 됐다. 지난 50여년간 시너지를 창출해온 한일 양국 롯데의 협력관계 역시 악화되는 것은 물론 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1심 실형 신동빈 회장, 결국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사임

롯데홀딩스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신동빈 회장의 대표이사직 사임건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신동빈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이사 부회장으로 변경됐다. 신 회장과 공동대표를 맡던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이 단독 대표이사로 롯데홀딩스를 이끌어나갈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은 이번 사태를 무겁게 받아들여 롯데홀딩스 대표권을 반납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며 “롯데홀딩스 이사회는 컴플라이언스 위원회의 의견과 당사 경영 방향 등에 대한 내용을 신중하게 검토한 결과 신 회장의 제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재계는 대표이사가 기소되면 해임하거나 사퇴하는 것이 관행이다. 기소 시 유죄판결이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신동빈 회장 역시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 일본 경영진에게 ‘나만 예외 규정을 둘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혀왔다.

신동빈 회장의 사임으로 롯데 지배구조에는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재계는 경영권을 장악한 롯데홀딩스 경영진들이 한국롯데 사업 전반에 사사건건 간섭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한국롯데가 일본롯데의 지배를 받는 시나리오도 내놓고 있다.

한일 롯데그룹은 일본 광윤사→롯데홀딩스→호텔롯데→롯데그룹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롯데홀딩스 경영권을 갖는 사람이 한일 롯데를 총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롯데홀딩스 주요 지주는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임원지주회(6%)며 신동빈 회장의 지분율은 1.4%에 불과하다. 하지만 신 회장은 종업원지주회, 관계사, 임원지주회 등 일본롯데홀딩스 주요 주주의 지지를 받으며 실질적인 '원 리더'로서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이날 신 회장이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한일 롯데를 총괄하는 역할이 일본 경영진에게 넘어가게 됐다.

호텔롯데는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을 대거 보유하고 있어 한국 롯데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한다. 하지만 호텔롯데 지분 99% 이상은 일본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다. /더팩트DB
호텔롯데는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을 대거 보유하고 있어 한국 롯데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한다. 하지만 호텔롯데 지분 99% 이상은 일본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다. /더팩트DB

◆ 신동빈 회장 영향력 약화, 호텔롯데 상장 사실상 무산

호텔롯데 최대주주가 롯데홀딩스인 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호텔롯데는 롯데물산, 롯데케미칼, 롯데알미늄 등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을 대거 보유하고 있어 한국 롯데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한다. 하지만 호텔롯데 지분 99% 이상은 일본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다. 롯데홀딩스가 19.07% 지분율로 최대주주이며 나머지 주주들도 광윤사(5.45%)·패미리(2.11%)·L투자회사 11곳(74.76%) 등 일본 계열사다.

이에 따라 업계는 한국롯데의 인수합병(M&A) 또는 신규투자 등 주요 경영사항을 일본롯데 경영진에게 보고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신동빈 회장은 일본롯데와 연결고리를 끊기 위해 롯데지주 출범 등 과감한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왔다. 특히, 일본 롯데와 연결고리를 끊고 지주사 전환을 마무리 짓기 위해 호텔롯데 상장에 힘을 쏟았다. 하지만 이번 사임으로 인해 신 회장의 영향력이 약화된 만큼 호텔롯데 상장도 사실상 무산됐다.

신동빈 회장이 법정구속된 데다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도 물러나면서 형인 신동주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과 2차 ‘형제의 난’을 벌일 수도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이 1심 선고공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자 즉각 입장자료를 배포하고 신 회장의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 사임과 해임을 요구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오는 6월로 예정된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반격을 위한 물밑 작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기주총에 앞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본인을 포함한 신규 이사 선임 안을 제안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앞서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해임되는 쓴 맛을 본 만큼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2015년 1월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주총에서 해임됐고 이후 경영권 탈환을 위해 4차례에 걸친 이른바 ‘무한주총’을 소집하기도 했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광윤사 지분 50%+1주를 보유한 절대적 과반주주다. 한일 롯데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광윤사의 최대주주인만큼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단, 그간 신동빈 회장을 지지해왔던 일본 경영진들이 한 순간에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마음을 돌릴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2015년 컴플라이언스(준법경영) 위반으로 일본 롯데 주요 계열사 이사직에서 해임됐다. 이미 일본 경영진의 신뢰를 상실한 만큼 이사직 복귀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 회장은 2년 전 경영권 분쟁 당시에도 일본 경영진과 종업원 지주회 등을 설득해 경영권을 지켜낸바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황각규 부회장을 중심으로 일본 롯데 경영진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hmax87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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