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콜 대상' 벤츠 C200, 연쇄 추돌 사고에 '에어백 미작동'[더팩트ㅣ이성로 기자] 지난 2년 연속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안전성과 고객 서비스에 모두 적신호가 켜졌다. 5대 연쇄 추돌 사고에도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아 운전자는 물론 동반자 모두 골절상을 입었지만, 벤츠 코리아 딜러사측은 사고 당사자에게 "에어백엔 문제가 없다"고 통지해 논란이 되고 있다.
벤츠 C200 소유주인 A씨는 지난 14일 오후 경기도 광주시 제2영동고속도로(강릉방향) 초월터널 초입에서 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리다 5대 연쇄 추돌 사고를 당했다. A씨의 벤츠 C200은 사고 차량들 가운데 4번째에 위치해 전면부와 후면부가 심하게 훼손됐다. 하지만, 에어백은 단 한 개도 작동하지 않았다. 사고 차량 5대 가운데 유일했다. 운전대를 잡은 A씨는 가슴뼈 골절로 전치 4주 진단을 받았고 보조석에 앉은 6세 딸은 코뼈가 부러져 마찬가지로 전치 4주 진단을 받았다.
A씨는 사고 당시 작동하지 않은 에어백에 대해 큰 실망을 감추지 못 했다. 이달 초 벤츠 코리아로부터 에어백에 결함이 발견돼 리콜이 확정됐다는 메시지를 받았지만 '설마' 하는 마음을 가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순차적인 리콜이 진행될 것이라는 통지를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실제로 에어백 미작동 사고를 경험하자 허탈하다 못 해 분노를 감출 수 없게 된 것이다.
A씨는 벤츠 코리아에서 에어백 결함을 인정했기에 어느 정도 보상 절차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정작 반응은 시큰둥했다. 사고 이후 벤츠 코리아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매번 딜러사인 '더클래스 효성'에 책임을 회피했다고 한다. 딜러사에서는 1차 사고 조사를 진행했는데 돌아오는 대답은 "에어백에는 문제가 없다"였다.
A씨 배우자인 B씨는 '더클래스 효성' 서비스 센터로부터 "에어백은 여러 가지 조건이 부합돼야 작동한다. 단 한 가지라도 상황이 어긋나면 작동하지 않는데 이번 경우가 그렇다. 에어백 결함은 아니다"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 B씨는 "차량 탑승자가 모두 골절상을 당한 충격에도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은 것은 정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면서 "본사에서도 에어백 결함을 인정했는데 막상 사고 이후 결함이 없다는 것은 어불성설 아닌가. 서비스와 고객 응대가 기대 이하였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 역시 <더팩트>에 "앞·뒤로 충격을 두 번 받았지만 사고 차량 가운데 유일하게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았다. 더욱이 본사측은 제대로 연락이 되지도 않았고 딜러사에 책임을 회피하는 느낌을 받아 화가 났다. 그런데 딜러사 서비스 센터로부터 '에어백에는 아무런 결함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연락을 받고 정말 어이가 없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사고 차량을 1차 조사한 더클래스 효성 서초지점 관계자는 <더팩트>와 전화통화에서 "1차 조사에서 에어백은 따로 결함을 발견하지 못했다. 현재 사고 차량은 본사로 넘어가 정밀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탑승자가 모두 골절상을 당하는 연쇄 추돌 사고에서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은 것이 일반적이냐"라는 질문에 "제가 답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며 즉답을 피했다.
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에어백 작동 여부가 아닌 에어백 제작 결함을 발견해 리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외 일부 브랜드에서 벤츠에 적용된 다카타사의 에어백이 터졌을 때 파편이 나온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국내를 포함한 전세계 시장에서 다카타사 에어백을 장착한 벤츠 차량의 결함 증상 혹은 사고가 보고된 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잠재적인 문제 규명을 위해 실시한 광범위한 실험 결과에서도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예방 차원에서 이번 리콜을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이어서 "아직 벤츠 차량에서는 에어백 작동 여부에 대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번 사고 역시 1차 조사 결과 에어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 현재 정밀검사를 진행하고 정확한 원인을 규명할 것이다. 에어백 작동에 대해 말씀 드릴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딜러사와 벤츠 코리아 측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1차 조사 결과 사고 차량에선 에어백 결함을 발견하지 못했고 현재 정밀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앞서 공지한 리콜에 관해서는 '에어백 작동 여부'의 문제가 아닌 '에어백 제작 결함'이 요지이다. 이번 사고와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게 벤츠 코리아 관계자의 이야기다.

하지만 A씨와 B씨 모두 에어백 미작동과 더불어 본사·딜러사의 무책임한 대응에 단단히 화가 났다. 사고 발생시부터 차량 입고까지 본사와 딜러사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느낌을 크게 받았다. A씨는 "본사와 딜러사 모두 뻔뻔한 태도에 놀랐다. 소비자를 호구로 보는 처사로 느껴진다"라며 큰 실망감을 나타냈다.
A씨의 원성은 2017 대한민국 소비자만족도평가 대상 수입차 부문에서 1위를 수상한 벤츠 코리아로선 큰 타격일 수밖에 없다.
벤츠 코리아는 지난 22일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2018년 키워드를 '미래 모빌리티(Future Mobility)' '디지털화(Digitalization)' '고객중심(Customer Centricity)'이라고 밝혔다. 이날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대표이사 사장은 "고객 감동으로 이어지는 최고의 서비스와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며 고객 중심의 서비스로 최고의 감동을 선사할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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