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서재근 기자]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무역보복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에서 전년 대비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이며 아쉬운 경영 성적표를 내놨다.
현대차는 25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컨퍼런스콜을 진행, 2017년 연간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96조3761억 원, 영업이익은 4조5747억 원,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조4385억 원, 4조5464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의 경우 신차 효과 및 중국을 제외한 판매 증가 등으로 자동차부문 매출에 늘어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9%의 상승률을 보였다. 그러나 달러화 등 주요 통화 대비 원화 강세가 이어진 데다 영업부문에서 신차 출시 마케팅 및 제네시스 브랜드 관련 초기 투자 활동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1.9% 줄었다.
판매 대수를 살펴보면, 연간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6.4% 줄어든 450만6527대를 판매했다. 다만, 중국을 제외할 경우 같은 기간 1.6% 늘어난 369만2735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내수 시장의 경우 일부 차종의 생산차질에도 연중 지속한 '그랜저'의 판매 호조와 '코나', 제네시스 'G70'의 신차 효과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4.6% 늘어난 68만8939대를 판매했다. 반면, 국외 시장에서는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으로 381만7588대를 기록하며 8.2%의 감소율을 보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코나'와 'G70' 등 신차 출시를 통해 새로운 차급에 성공적으로 진출했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서도 판매 2위를 달성하며 미래 성장동력의 초석을 다졌다"며 "다만, 원화 강세 흐름이 연중 지속된 가운데 주요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영업부문 비용이 증가했으며, 중국 등 일부 시장에서의 판매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익성이 전년 대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차는 올 한 해 글로벌 자동차산업 전망과 관련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저성장 기조가 심화하는 가운데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세계 자동차 수요 증가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는 대내외적으로 확산하는 불확실성 속에서 책임경영을 통해 경영환경 변화에 더욱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체질을 개선하고, 친환경과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등 미래 핵심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앞으로 권역별 책임경영 체제 확립을 통해 고객과 시장의 요구에 더욱 민첩하게 대응하고 수익성 기반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올해 자동차 수요의 저성장이 전망되지만, 고객 선호도가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다양한 신차 출시와 신시장 개척을 통해 위기 상황을 유연하게 극복해 나가는 것은 물론 미래 핵심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자동차산업 혁신을 주도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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