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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 CAR] 렉스턴 스포츠, 2030 마음 훔친 오픈형 SUV(영상)
입력: 2018.01.19 11:29 / 수정: 2018.01.19 15:44
쌍용자동차가 지난 17일 강원도 춘천 소남이섬에서 렉스턴 스포츠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서재근 기자
쌍용자동차가 지난 17일 강원도 춘천 소남이섬에서 '렉스턴 스포츠'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서재근 기자

[더팩트 | 서재근 기자] '픽업트럭'이라는 단어는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아직은 낯설게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주위에서는 여전히 '정숙함', '부드러움', '고급스러움' 등 고급 세단이나 중대형급 이상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서 떠오르는 표현들보다는 흙을 잔뜩 품은 육중한 몸체와 1t 트럭을 연상하게 하는 오픈형 데크(화물을 적재할 수 있는 공간) 등 '날 것' 그대로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 같은 '색안경' 때문일까.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픽업트럭'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쌍용자동차(이하 쌍용차)는 지난 9일 '렉스턴 스포츠'의 신차 발표회에서 새 모델의 정체성에 관해 '오픈형 SUV'라고 정의했다.

자사 플래그십 SUV 'G4 렉스턴'과 '픽업트럭'의 장점을 절묘하게 결합, 기조에 없던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득이 과연 소비자들의 공감을 살 수 있을까. 해답을 얻기 위해 '렉스턴 스포츠'의 운전석에 올랐다.

렉스턴 스포츠는 중앙을 가로지르는 굵직한 크롬라인과 과감한 후드의 굴곡 등 외관 곳곳에 오픈형 모델만의 개성을 강조한 요소를 적용하면서도 고급 SUV에서 느껴지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는 그대로 유지했다.
'렉스턴 스포츠'는 중앙을 가로지르는 굵직한 크롬라인과 과감한 후드의 굴곡 등 외관 곳곳에 '오픈형 모델'만의 개성을 강조한 요소를 적용하면서도 고급 SUV에서 느껴지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는 그대로 유지했다.

지난 17일 강원도 춘천 소남이섬에서 충효로, 서울양양고속도로, 구룡령로와 설악로 등으로 구성된 왕복 83km 구간을 주행했다. '렉스턴 스포츠'는 'G4 렉스턴'과 같은 2.2ℓ e-XDi220 엔진이 적용, 181마력 최고출력, 40.8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단, 변속기는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와 조합을 이룬다.

'렉스턴 스포츠'의 온로드 주행은 말 그대로 무난하다. 러버엔진마운트 사이즈를 확대해 엔진 노이즈의 실내 유입을 최소화하고, 8개의 보디마운트와 직물 타입 휠하우스 커버 등을 통해 노면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는 게 회사 측이 설명인데, 실제 주행 때에도 소음에 따른 스트레스는 전해지지 않았다.

달리기 성능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시내와 같은 저속 구간에서는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경우가 잦은데 차선을 추월하거나 순간 가속을 낼 때 치고 나가는 움직임이 육중한 몸체와 비교해 매우 기민하다. 다만, 고속 구간에서의 가속력은 아쉽다. 시속 120km 이상부터는 속도 계기판의 눈금이 올라가는 속도가 더뎌지지만, 차량의 정체성을 고려하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날 시승의 백미는 '오프로드 주행'이다. 쌍용차에서 작심하고 제작했다는 오프로드 코스는 언덕 경사로에서부터 자갈, 통나무·범피, 슬라럼, 모래웅덩이 탈출, 롤러, 자갈·빙하, 바위, 급경사 코스로 구성됐다. 그간 수차례 시승행사에 참여해봤지만, 손에 꼽을 정도로 다양하고 난이도 높은 오프로드 환경이었다.

특히, 40도 언덕경사로와 모래웅덩이, 빙하 코스에서 '렉스턴 스포츠'의 강점을 느낄 수 있었다. 4WD_High와 4WD_Low 두 가지 모두로 구성된 4륜구동 시스템은 도로 환경에 따라 운전자가 직접 모드를 선택해 구동력을 조절할 수 있다. 성인 남성 4명이 탑승한 상태로 오르막 구간을 조금의 막힘 없이 무난히 오른 이후 내리막 구간에서는 경사로 자동 저속주행장치(HDC) 모드로 전환,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고도 안정적으로 내려왔다.

이 위에도 깊게 파인 구덩이에 곳곳에 배치된 코스에서도 차량은 일정한 속도를 유지한 채 망설임 없는 주행을 이어갔다. 이때 차량 내부의 좌우 흔들림은 탑승자들이 불안감을 느낄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은 아니었다. 4WD_High 모드를 설정하면, 크고 작은 자갈과 돌멩이들이 무수히 깔린 노면에서도 시속 60km 이상의 속도로 안정감 있는 주행이 가능하다. 얼어 있는 빙판길에서 급제동, 급커브를 시도했을 때에도 쏠림현상을 최소화해 언정적인 제동과 코너링으로 코스를 통과할 수 있다.

렉스턴 스포츠의 오픈형 데크는 1011ℓ의 넓은 적재 용량을 갖추고 있다.
'렉스턴 스포츠'의 오픈형 데크는 1011ℓ의 넓은 적재 용량을 갖추고 있다.

차량의 실내외 디자인적 요소를 살펴보면, 첫인상은 '크고, 강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차량의 전고(높이)만 1840mm로 웬만한 성인 남성의 키보다 높고, 차체 길이가 5m를 넘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할 것도 없다.

중앙을 가로지르는 굵직한 크롬라인과 과감한 후드의 굴곡 등 곳곳에서 '오픈형 모델'만의 개성을 강조한 요소가 눈에 띄면서도 고급 SUV에서 느껴지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는 그대로 유지했다.

외관보다 인상 깊은 곳은 차량의 내부다. 그간 쌍용차에서 출시해 왔던 '픽업트럭'의 경우 상대적으로 좁은 2열 공간에 대한 아쉬운 평가가 늘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물론, 오픈형 데크의 적재 용량과 실내 공간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가족단위로 야외 활동을 즐기려는 고객들에게는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요소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렉스턴 스포츠'의 경우 신장 180cm의 성인 남성이 운전석에 앉아 시트포지션을 세팅한 후에 비슷한 신체조건의 동승자가 2열에 앉았을 때 주먹 크기의 무릎 공간이 확보됐다. 여성들이 탔을 때는 이보다 조금 더 넉넉한 공간이 확보돼 실내공간에 관해서는 합격점을 주기에 충분하다.

렉스턴 스포츠는 신장 180cm의 남성이 2열에 앉았을 때 주먹 크기의 무릎 공간이 확보되고, 여성들이 탔을 때는 이보다 조금 더 넉넉한 공간이 확보할 수 있다.
'렉스턴 스포츠'는 신장 180cm의 남성이 2열에 앉았을 때 주먹 크기의 무릎 공간이 확보되고, 여성들이 탔을 때는 이보다 조금 더 넉넉한 공간이 확보할 수 있다.

다만, 렉스턴 스포츠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오픈 형태의 데크를 여닫을 때 그 무게가 너무 무겁다는 점이다. 안정성이나 여러 측면을 고려한 결과일 수도 있지만, 데크 활용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게를 줄이는 방법을 고안해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이 외에도 7인치 TFT LCD 슈퍼비전 클러스터, 1열과 2열 모두에 적용된 열선 시트, 운전석과 동승석의 통풍 시트 등 운전의 편의성을 더하는 요소들은 준대형급 이상 SUV의 그것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쌍용차가 야심 차게 내놓은 '렉스턴 스포츠'는 기존 '픽업트럭'이 가진 이미지에서 벗어나 다양한 레저활동을 즐기는 20~30대 젊은 고객들에게도 합리적인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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