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서민지 기자] 정부가 가상화폐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비트코인 등 대부분의 가상화폐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은 한동안 서비스를 일시 중단해 투자자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9일 오전 10시 35분 현재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4%가량 떨어진 2390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외에도 리플, 비트코인캐시, 라이트코인, 대시, 이오스, 퀀텀, 비트코인골드, 이더리움클래식, 제트캐시 등이 1~10%대 낙폭을 보이며 일제히 하락세다. 특히 지난 8일 오후 9시부터 약 3시간 사이에는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일부 가상화폐는 최대 20%까지 낙폭을 보이기도 했다.
금융 당국이 가상화폐에 대한 강력한 규제 의지를 밝히자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융감독원은 8일부터 가상화폐 거래소에 가상계좌를 발급해 준 국민·신한·우리·농협·기업·산업 등 6개 시중은행을 상대로 현장점검에 들어갔다.
또한 '거래소 폐쇄' 등 고강도 방안까지 추진할 방침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가상통화는 지급수단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으며 자금세탁, 사기, 유사수신 등 불법목적으로 활용되고 있고, 가상통화 취급업소에 대한 해킹 문제나 투기과열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며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관계기관 합동으로 가상통화 취급업소 폐쇄 등을 포함한 모든 가능한 대안을 검토하고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거래자에게 "가상화폐의 가치는 어느 누구도 보장하지 않는다"며 "가격 급변동으로 손실이 크게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니 자기책임하에 신중히 판단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부 압박에 매도가 급증하자 빗썸의 경우 서비스가 일시 중단되는 사태도 벌어졌다. 빗썸은 서버 오류로 인해 거래가 9일 새벽 12시 30분부터 오전 2시 40분까지 2시간 넘게 모든 서비스가 일시 중단됐다.
빗썸 측은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서버 점검을 진행했다"며 "불편을 드리게 된 점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새벽에 점검이 진행된 점, 최근 잇단 점검 등으로 불안해하고 있다. 빗썸은 불과 하루 전인 8일 오전 3시부터 오전 7시 30분까지 4시간 30분간 서버 점검에 들어간 바 있다. 한 투자자는 "폭락세에서 서버가 다운돼 매도를 하지 못했다. 최근 서버 점검이 잇따르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시세조종' 및 고의 서버 다운 등의 의혹도 나오고 있다. 급락 시기에 맞춰 서버를 다운시킨 뒤 자사 물량을 팔아치운 게 아니냐는 의혹이 지난해에 이어 다시금 제기된 것이다. 또한 서버 다운 후 투자자의 매도가 늘어나는 것을 이용해 수수료를 챙기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상화폐 거래소가 수입이 크게 늘고 있는 방면 서버 관리는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변동성 또한 커지고 있는데, 거래소가 이를 컨트롤 하지 못하면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