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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콩 회항 조현아 무죄' 이른바 '승무원 하기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1일 열린 상고심에서 집행유예를 확정받았다. /더팩트 DB |
'땅콩 회항'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실형 면해
[더팩트ㅣ이성로 기자] '승무원 하기(下機) 사건', 일명 '땅콩 회항'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실형을 면했다. 재판부는 지상로는 '항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1일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 전 부사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인 '항로변경 혐의'에 대해서 '무죄'가 성립돼 실형을 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재판부는 "항공보안법상 항로의 의미를 지상에서 운항하는 것으로 확대해석 할 수 없다. 지상의 항공기가 운항 중이라고 해 지상에서 다니는 길까지 항로로 보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된다"며 "피고인 조현아는 지상에서의 업무방해죄로 처벌을 받은 만큼 항공보안법 위반은 무죄로 판단한 원심은 법에 대한 오해가 없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이번 상고심에서 쟁점이 된 '항로'를 비행기가 주로 다니는 공중으로 해석했다. 그렇다면 '항로'의 사전적 의미는 무엇일까.
항공우주공학용어사전에서 '항공로(air path)'는 '항공기가 비행할 수 있도록 지정된 공중의 통로'라고 정의돼 있다. 여기서 '공중(空中)'은 '하늘과 땅 사이의 빈 곳'을 뜻한다. 쉽게 말해 일반적으로 말하는 '땅'이 아닌 '하늘'을 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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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판부는 "피고인 조현아는 지상에서의 업무방해죄로 처벌을 받은 만큼 항공보안법 위반은 무죄로 판단한 원심은 법에 대한 오해가 없다"고 원심을 확정했다. 사진은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2014년 12월 12일 서울 강서구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항공안전감독관실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던 당시. /더팩트DB |
지난 2014년 조 전 부사장이 이륙 과정에서 승무원의 서비스에 문제가 있다며 항공기를 탑승구로 되돌려 보낼 당시에 항공기는 '하늘'이 아닌 '땅'에 있었기 때문에 '항로변경 혐의'가 인정되지 않은 것이다.
재판부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항로는 '항공기가 통행하는 공로(空路)'로 정의되어 있는데, 다른 법률이나 실제 항공기 운항 업무에서도 항로가 하늘길이라는 뜻에서 벗어난 의미로 사용된 예를 찾을 수 없다"면서 "'항로'는 하늘길이라는 뜻이 분명하므로, 지상의 항공기가 본죄의 객체가 된다고 해서 통상의 말뜻을 벗어나 항공기가 지상에서 다니는 길까지 항로에 포함된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서 "지상에서 이동하는 항공기의 경로를 변경하는 행위는 기장에 대한 업무방해죄 등으로 처벌할 수 있으므로 처벌의 공백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12월 5일 이륙 준비 중이던 기내에서 땅콩 제공 서비스를 문제 삼으며 난동을 부린 데 이어, 비행기를 되돌려 수석 승무원을 공항으로 돌려보냈다. 당시 조 전 부사장은 객실승무원의 '마카다미아' 제공 서비스를 문제 삼아 항공기를 램프 유턴 시킨 뒤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할 것을 요구했다. 기장이 조 전 부사장의 지시에 따르면서 항공편이 46분이나 지연됐다.
조 전 부사장의 승무원 하기 사전은 이후 '대한항공 이륙 지연 사건' '땅콩 리턴' '땅콩 유턴' '땅콩 회항 사건' 등으로 불린다. 또한, 조 전 부사장이 문제 삼은 '마카다미아'도 화제 되기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