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의 볼륨 모델인 520d가 2017년 베스트셀링카 등극을 사실상 확정한 가운데 일부에선 과도한 할인 프로모션으로 만든 실적이라는 부정적인 시선이 고개를 들고 있다. /BMW 코리아 제공 |
BMW, 라이벌 '벤츠' 따돌리고 등록 대수 1위 차지
[더팩트ㅣ이성로 기자] BMW가 따뜻한 11월을 보냈다. 한국수입자동차 시장에서 '라이벌' 메르세데스-벤츠를 제치고 반년 만에 브랜드별 등록 대수 1위를 차지했고, 주력 모델인 520d는 4개월 연속 베스트셀링카에 이름을 올리며 2관왕을 차지했다. 특히, 올해 페이스리프트를 마친 520d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베스트셀링카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다만, 아쉬운 목소리도 분명히 들리고 있다. 520d 실적이 과도한 할인 프로모션으로 만든 성과라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발표한 '11월 수입차 등록자료'에 따르면 BMW 520d는 11월 한 달 동안 1723대를 판매해 벤츠의 E 300 4MATIC(1034대)를 여유롭게 따돌리고 월간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올해 누적 판매량은 8195대로 2위인 렉서스의 ES300h(6936대)와 격차를 1200대 이상으로 벌리며 사실상 2017년 베스트셀링카를 확정한 상황이다. 지난해 3년 만에 최다 판매 차량에 등극한 520d는 2년 연속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명실상부 한국 최고 수입차 모델에 오르게 됐다.
520d엔 다사다난했던 2017년이었다. 지난 2월 새롭게 태어난 520d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M스포츠 패키지'가 기본 적용돼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기대를 모았고, 3월에만 758대가 팔리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출시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4월 520d 판매량은 652대로 하락하더니 5월엔 472대까지 떨어졌다. 6월에 637대로 반등하는가 싶었지만, 다음 달엔 519대로 다시 내림세를 걸었다. 7월까지 520d의 누적 판매량은 3327대로 베스트셀링카 순위는 8위에 머물러 있었다.
업계에선 'M스포츠 패키지가 기본 적용됐지만, 풀 체인지 모델임에도 내·외부 변화가 적은 등 혁신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고, '비슷한 가격이면 이왕이면 벤츠'라는 소비심리도 520d를 외면하는 데 한몫했다.
BMW 코리아는 신형 5시리즈를 출시한 지 7개월 만에 현금 할인 행사를 시작했다. /BMW 코리아 제공 |
기대 이하의 실적에 BMW 코리아는 공격적인 프로모션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7월엔 월 할부금을 최대 50% 낮춘 금융 프로모션 외에 딜러사들은 현금 할인까지 시작했다. 8월부턴 BMW 코리아의 공식 현금 할인까지 더했다. 520d는 딜러사를 통하면 500만 원 기본에 '플러스 알파 할인'까지 더해졌다. 당시 BMW 코리아 측은 "하반기 2018년형 모델을 출시하기 때문에 2017년형 모델을 대상으로 할인을 실시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9월엔 1%의 할부 이자율에 5시리즈를 구매할 수 있는 '1% 스마트업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9월 520d 실적은 전달보다 400대 이상 많은 1382대에 달했다.
그리고 11월부터 절정에 오르기 시작했다. BMW 코리아의 기본 할인가에 딜러사, 영원 사원들의 경쟁까지 겹치며 최대 1000만 원 이상의 할인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한 딜러는 "지난 달까지만 해도 할인가는 500만 원정도였는데 최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1000만 원 가까이 오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732대로 압도적인 판매량을 기록한 이유이기도 하다. 일부에선 "2018년형 모델 출시 이후 2017년식 모델을 대상으로 재고 털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의 시선을 보내는 이도 있지만, BMW 측에 따르면 현재 할인 판매되고 있는 모델은 대부분 2018년형 모델이다. BMW 코리아가 얼마나 공격적으로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 7개월 만에 현금 할인 행사를 시작한 것은 업계에서도 흔치 않은 일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쟁사인 '벤츠'의 실적이 워낙 좋아 BMW 코리아든 딜러사든 실적 압박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 더구나 올해 주력 모델인 신형 5시리즈가 출시됐기 때문에 압박은 더했을 것이다"며 "5시리즈가 출시 초기에 큰 반응을 얻지 못하자 과감한 선택(공격적 프로모션)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