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서울고등법원=서재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사건 항소심 10차 재판에서 특검과 변호인단 양측이 재판부에 채택된 증거를 보이며 설명하는 절차인 서증조사에서 일부 내용과 관련해 공소내용과 연관성 유무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4일 오후 2시 서울 서초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 심리로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전현직 임원 5명에 대한 항소심 재판이 열렸다. 이날 양측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삼성생명의 지주사 전환, 순환출자고리 해소 등 1심에 이어 2심에서 주요 쟁점으로 다뤄진 사안에 관해 서증조사를 진행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의 경영 승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주요 경영 현안 처리를 위해 삼성이 청와대에 부정한 청탁을 했다는 견해를 유지한 반면, 변호인단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사이에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정황 증거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1심 때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던 양측의 '핑퐁게임'의 균형이 무너진 것은 특검이 지난 2014년 3월 출시한 '갤럭시S5'의 의료기기 심사 특혜 의혹을 제기하면서부터다. '갤럭시S5'에는 국내 최초로 심장박동수 측정 센서가 탑재,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해당 기기를 의료기기로 분류하는 문제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지만, 식약처는 관련 지침을 개정해 의료기기로 볼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특검은 당시 식약처 지침 변경과 관련한 언론 보도를 증거로 제시하며 식약처의 결정이 삼성과 청와대 간 부정한 청탁의 결과물이라는 주장을 폈다.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진행된 1심 재판은 물론 2심 재판에서 '갤럭시S5' 의료기기 미지정 문제에 관해 특검이 문제를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상치 않은 특검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변호인단은 "특검은 공소사실 범위에서 벗어난 사안에 관해 서증조사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런 식의 서증조사는 결국 삼성의 모든 현안에 관해 변호를 해야 한다는 얘기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 역시 특검의 서증조사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갤럭시S5'에 탑재된) 의료용 앱과 관련한 부분이 이 사건 공소사실과 관련이 없어 보인다"며 "1심 재판부의 심리대상에도 오르지 않았고, 판결 내용에도 전혀 담겨 있지 않았다. 이 같은 내용이 특검에서 공소장 변경 및 추가 대상으로 삼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부분들까지도 추가해서 '현안이 있다'고 보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이는 이 무렵 삼성의 모든 경영 사안이 다 문제가 있다는 것으로 (특검은) 해당 내용 부분은 '당시 이런 식의 언론 보도가 있었다'는 사실로만 정리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