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최승진 기자] 옷 속을 파고드는 칼바람과 함께 새로운 손안의 게임 대전이 시작됐다. 올겨울에는 오버히트·테라M·검은사막·로열블러드 등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게임팬들의 마음을 들뜨게 만든다. 해마다 찬바람이 불면 이 같은 경쟁이 펼쳐졌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리니지M·리니지2 레볼루션·액스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모바일게임들 가운데 어떤 활약을 펼칠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이번 신작 공습은 그 어느 때보다 매서울 전망이다. 시각 효과와 게임 구성에 이르기까지 막강한 진지를 구축했다. 이들 샛별이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이유는 지스타 직후 출시된 모바일게임들이 매년 손안의 시장을 선도해왔기 때문이다. 2년 전 이맘때 넥슨 '히트'가 그랬고 지난해에는 넷마블게임즈 '리니지2 레볼루션'이 그 역할을 맡았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여는 모바일 신작은 넥슨 '오버히트'다. 당초 '테라M'과 함께 오는 28일 출시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오는 26일 정식 출시격인 사전 공개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한발 먼저 나오게 됐다. 넥슨은 출시에 앞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를 4강에 올려놓았던 거스 히딩크 감독을 전면에 내세웠다. 수많은 영웅들을 수집해 전투를 벌이고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음미하는 것은 '오버히트'의 차별점이다. '지스타 2017' 넥슨관에서는 모바일 단독으로 출품돼 하루 평균 1만1000명 이상의 관람객을 불러 모았다.
넷마블게임즈 신작 '테라M'은 인기 PC온라인게임 '테라'를 모바일로 재창조해 내놨다는 점에서 설레게 하는 화제작이다. 원작의 기대심리를 이어가기 위해 꺼낸 카드는 1000년 전 이야기다. 악신 티투스가 만든 거인들의 신성 제국에 대항하는 독립군 영웅들의 이야기가 핵심이다. '테라M'은 탱커(방어형)·딜러(공격형)·힐러(회복형) 역할을 바탕으로 펼치는 협력 진행을 앞세워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의 재미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추성훈·남궁민·민아 등 세 명의 모델을 발탁한 것도 이와 맞닿아 있다. '지스타 2017'에서는 진지점령전 방식의 3대 3 팀 대전 '카이어의 전장'으로 e스포츠 가능성도 제시했다.

해가 바뀌면 또 다른 대형 샛별들이 모바일게임 시장 패권을 노린다. 주인공은 '검은사막 모바일'(펄어비스)과 '로열블러드'(게임빌)다. 모두 내년 1월 출시를 앞두고 사전 예약을 실시하는 등 분위기를 예열하고 있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3년 만의 신작이자 모바일로 탄생하는 두 번째 '검은사막'이다. 지난 23일 사전 예약을 시작한 '검은사막 모바일'은 원작의 재미를 손바닥 위로 옮겨오는데 주력했다. 그 결과 전투·생활·점령전 등의 콘텐츠가 모바일 환경에 맞춰 새롭게 각색됐다. 가수 윤도현은 '검은사막 모바일'의 내레이션을 맡았다. 펄어비스에 배경을 물어보니 "출시 전에는 우리 게임의 진정성을 나타내는 것이 우선"이라며 "윤도현 씨 목소리로 우리가 지향하는 게임성을 담아내기로 했다"고 전했다.
다음달 11일 사전 예약을 시작하는 게임빌 신작 '로열블러드'도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로열블러드'는 게임빌이 3년 전부터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개발해온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이다. 동아시아뿐 아니라 서구지역에서도 이 같은 방식이 잠재적 이용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 출발점이었다. 게임 도중 무작위로 임무가 떨어지는 '드리븐' 기능을 통해 자유도를 높였다. 게임빌은 최근 공개한 미리보기 사이트를 통해 캐릭터·세계관 소개 등 새로운 정보를 출시 전까지 매주 공개해 기대치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모바일게임 시장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업체들의 물밑 신경전도 치열하다. 날로 다양화되는 추세인 실험적인 마케팅 기법이 대표적이다. 게임업계 기대주들이 한꺼번에 나올 조짐을 보이자 이를 바라보는 게이머들의 관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 게임을 취미로 즐기고 있는 직장인 이 모 씨(34)는 "다음주 연차를 사용할 예정인데 색다른 휴가를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