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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근의 Biz이코노미] 외국 경제전문가가 본 '삼성 재판'의 허실
입력: 2017.11.21 11:48 / 수정: 2017.11.21 12:07
프랑스 유력 경제지 라 트리뷴이 최근 경제학자 가브리엘 지메네스 로슈가 쓴 재벌-원하지 않는 것을 없애려다 소중한 것까지 잃지 말라는 칼럼을 통해 이재용 부회장이 정치적 희생양이 됐다고 지적했다. /더팩트 DB
프랑스 유력 경제지 '라 트리뷴'이 최근 경제학자 가브리엘 지메네스 로슈가 쓴 '재벌-원하지 않는 것을 없애려다 소중한 것까지 잃지 말라'는 칼럼을 통해 "이재용 부회장이 정치적 희생양이 됐다"고 지적했다. /더팩트 DB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이재용 부회장은 명확한 혐의 입증 없이 5년형을 선고받았다."(경제학자 가브리엘 지메네스 로슈)

최근 프랑스의 유력 경제지 '라 트리뷴'이 경제학자가 쓴 칼럼을 통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유죄 판결에 물음표를 달아 눈길을 끌었다. 아니 문제를 제기했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가브리엘 지메네스 로슈가 쓴 '재벌-원하지 않는 것을 없애려다 소중한 것까지 잃지 말라'는 칼럼을 통해 '라 트리뷴'이 독자에 전하는 메시지는 이렇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재벌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경제의 근간이 되는 재벌을 해체하려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고, 이 부회장이 새 정부의 정당성 확보라는 목적 아래 '희생양'이 됐다는 것이다.

나라 밖에서 얼마 만큼 객관적인 시선으로 '삼성 재판'을 바라봤을지 그 속내와 저의는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삼성'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것과 '삼성' 총수의 재판이 한 쪽으로 치우친 모습으로 비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9월 미국의 유력 매체 포브스에 실린 '시험대에 오른 체제: 한국 정치개혁에는 연출이 아니라 증거가 필요'라는 기고문에서도 이 부회장에 대한 유죄 판결에 관해 "'법치'의 승리가 아닌 '정치적인 연출'로 보인다"고 꼬집은 바 있다.

미국과 프랑스 두 나라의 경제전문가들이 내놓은 '관전평'에서 눈에 띄는 점은 마치 한 사람이 작성했다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로 '유죄를 확정할 수 있는 증거가 없다'는 공통된 해석을 내놨다는 것이다. 라 트리뷴은 "객관적인 증거 없이 부패에 대한 사법적인 판단만으로 (이 부회장이) 유죄를 받았다"고 지적했고, 포브스는 "이 부회장이 구체적 대가를 위해 지원을 제공했다는 증거는 없었다"며 정치적 영향이 없었다면 이 부회장이 무죄 판결을 받았을 것으로 내다봤다.

'부족한 증거'에 대한 문제 제기는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이 부회장의 1심 재판 때부터 줄곧 제기돼 왔다. "증거가 차고 넘친다"던 박영수 특별검사의 발언 이후 50여 차례에 걸쳐 4개월여 동안 재판이 진행될 때까지 무릎을 칠 만한 명백한, 구체적인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당시 재판부는 '묵시적 청탁'을 이유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판결에 대한 모두의 판단이 한쪽을 향할 수는 없겠지만, 당시 재계는 물론 법조계에서조차 '무죄추정의 원칙', '증거재판주의' 등이 철저하게 배제된 판결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미국과 프랑스 경제전문가들이 내놓은 '관전평'이 똑 닮은 것은 결코 우연은 아닐 듯싶다.

다시 주사위는 던져졌다. 지난달 12일을 기점으로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사건 항소심이 서울고등법원에서 시작됐다. 일주일에 1~2회, 평균 6~7시간 동안 진행되는 항소심에서 다뤄져야 할 것은 위에서 언급한 '개운치 않은' 법리적 해석에 대한 명확하고 객관적인 규명이다.

나라 밖에서 들려오는 "새 정부의 정당성 확보를 위해 재벌 총수를 잡아 들였다" "재벌이 정치적 희생양이 됐다"는 거북하고 씁쓸한 관전평을 한 귀로 흘리거나 '쇠귀에 경 읽기'로 외면해서는 안 된다. 적어도 2심에서는 '정황'이나 한쪽에 쏠린 '여론'이 아닌, 억측과 예단이 아닌 '직접적이고 명확한 증거'가 판결의 기준이 되기를 바란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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