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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선주조, 주류도매상과 '대가성' 해외 여행 의혹
입력: 2017.10.27 05:00 / 수정: 2017.10.27 09:32
대선주조가 최근 부산지방주류도매협회 관계자들과 스위스로 5박 7일간의 대가성 여행을 다녀왔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조우현(왼쪽 위) 대선주조 대표는 올해 초 도매협회에 유흥업소 시장점유율 30%를 넘길 경우 발전기금을 약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팩트DB, 대선주조 제공
대선주조가 최근 부산지방주류도매협회 관계자들과 스위스로 5박 7일간의 대가성 여행을 다녀왔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조우현(왼쪽 위) 대선주조 대표는 올해 초 도매협회에 유흥업소 시장점유율 30%를 넘길 경우 발전기금을 약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팩트DB, 대선주조 제공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부산지역 소주 시장에서 최근 실적 호조를 보인 대선주조 임직원이 부산지방주류도매협회 관계자들의 초청을 받아 스위스로 5박 7일간의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주류 생산업체와 유통업체의 비정상적 동반 여행에 대해 부산지역 주류업계는 형식만 협회 초청으로 했을 뿐, 실제로는 대선주조가 판매 호조에 따른 감사의 뜻으로 비용을 부담한 여행이라며 주류도매상에 대한 대선주조의 대가성 여행 의혹을 제기, 주류시장에 상당한 파문이 일고 있다.

대선주조 관계자 5명은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5박 7일간 부산지역 주류도매 사장 46명과 스위스로 여행을 다녀왔다. 1인당 왕복 비행기 값만 500만 원 정도의 거액이 들었다. <더팩트>는 대선주조, 도매협회, 주류업계 등을 통해 관련 내용을 확인했다.

익명을 요구한 부산지역 주류업계 복수의 관계자들은 25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대선주조에서 주류도매 사장들에게 유흥업소 시장점유율과 관련한 부탁이 있었고, 그것을 달성하자 함께 여행을 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부산지역 주류업계에는 올해 초 대선주조 조우현 대표가 주류도매 사장들에게 유흥시장 점유율 30%를 넘기게 해주면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대선주조의 유흥시장 점유율이 최근 50% 가까이 된다. 이는 누가 봐도 대가성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선주조의 유흥시장 점유율은 최근 급격하게 상승했다. 대선주조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유흥시장 점유율을 보면 올해 1월 16.5%에서 5월 32.5%로 급격하게 상승했고, 지난 8월 49.2%로 점유율을 기록했다.

대선주조가 최근 공개한 업소 점유율과 부산 전체 점유율 자체 조사 결과 내용. /대선주조 제공
대선주조가 최근 공개한 업소 점유율과 부산 전체 점유율 자체 조사 결과 내용. /대선주조 제공

대선주조의 신제품 '대선' 출시 이후 부산지역 전체 점유율도 업소점유율 상승 곡선과 비슷했다. 1월 20.4%의 점유율을 보이던 대선주조의 점유율을 5월 28.7%로 상승하다 8월 44%로 수직 상승했다.

부산지역 주류업계 관계자들은 대선주조의 급격한 시장점유율 상승과 이번 스위스 여행이 관련 있다고 의혹을 제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른바 대선주조의 대가성 발전기금 전달이라는 것이다.

대가성 여행 의혹을 받는 대선주조는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대선주조 관계자는 이날 <더팩트>와 통화에서 "부산지방주류도매협회에서 자체적으로 간 여행으로 알고 있다"고 대가성 의혹을 부인했다. '왜, 대선주조만 함께 가게 된 것인가'를 묻자 "협회에 기부금 같은 것을 내는 것이 있다. 협회에서 감사의 의미로 초청한 것이다. 그리고 경비 등은 협회에서 다 부담했다"고 해명했다.

대선주조의 주장은 사실일까. 주류도매협회 정일 전무는 26일 <더팩트>와 전화통화에서 스위스 여행을 부인하지 않았다. 정일 전무는 "대선주조 측에서 유통업계가 도와줘서 제품 활성화가 되면 발전기금을 내겠다고 했다"며 "협회는 발전기금을 주면 유용하게 쓰겠다고 했고, 최근 받았다. 이후 회의에서 선진국의 주류업 등을 견학하기로 의결해서 다녀온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주조는 지난해 3월 부산 시내에서 삼보일배를 하며 시민들에게 무학소주의 좋은데이가 아닌 자사 제품 소비를 당부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 최근 대선을 출시하며 점유율이 수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두고 경쟁업체 등에서는 도매협회를 통한 불공정경쟁에서 비롯한 의혹이 짙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선주조 제공
대선주조는 지난해 3월 부산 시내에서 삼보일배를 하며 시민들에게 무학소주의 좋은데이가 아닌 자사 제품 소비를 당부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 최근 '대선'을 출시하며 점유율이 수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두고 경쟁업체 등에서는 도매협회를 통한 불공정경쟁에서 비롯한 의혹이 짙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선주조 제공

문제는 도매협회 관계자들 여행에 대선주조 관계자들만 동행한 이유와 여행 경비 조달에 대한 해명이 석연치 않다는 점이다. 이전에도 도매협회와 주류회사 관계자들이 동반 여행을 간 적이 있다면 억지로라도 이해가 되지만 주류업계에서는 그런 관행이 지금까지 없다는 입장이다.

정일 전무는 "항공과 숙소를 예약하는 과정에서 애초 가기로 했던 5명이 일이 생겨 가지 못하게 됐다. 결원을 보충하기 위해 대선주조 임원 1명과 직원 4명이 참여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행 경비와 관련해 "대선주조에서 발전기금으로 2억2000만 원을 줬다. 이 돈으로 여행을 다녀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품 활성화에 따른 발전기금이었다면 대가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건 제가 판단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즉답을 피했다.

대선주조는 최근 가수 김건모를 모델로 대선을 홍보하며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대선주조 제공
대선주조는 최근 가수 김건모를 모델로 '대선'을 홍보하며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대선주조 제공

대선주조 역시 '대가성' 의혹과 관련해 "대가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과거 대선주조가 어려웠던 시절 협회에 발전기금이나 기부금 등을 내지 못했었다. 그러다 최근 실적이 회복되면서 발전기금을 낸 것에 불과하다"고 부인했다.

대선주조와 협회가 '대가성'과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주류업계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관계자들은 대선주조의 해명에 다음과 같이 의혹을 제기했다.

"주류회사가 협회 등에 발전기금은 다 낸다. 이것은 협회 발전과 음주예방 캠페인 등 다양한 사업을 위해서 내는 것이지 여행을 가는 데 사용된 적은 없다.", "주류회사와 도매상이 함께 여행을 가는 일도 없다. 주류업체의 판매율에 큰 영향을 미치는 도매상들에게 발전기금을 주고 그 기금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또, 대선주조 직원도 함께 동행했다는 것은 모종의 관계가 있거나 유흥업소 점유율 상승에 도움을 준 대가로 볼 수밖에 없다.", "옛말에 '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을 고쳐 매지 말라'는 속담이 있는데 (대선주조는) 대가성 사실 여부에 관계 없이 오해 받을 행동을 했다."

주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정경쟁 시장에서 이렇게 하는 것은 공정거래에 문제가 된다고 본다. 시장에서 고객을 기만하는 행위이다. 소비자들에 의해 시장이 움직이는 게 아니라 유통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은 문제로 사실상 불공정거래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선주조와 도매협회의 이번 대가성 여행 의혹은 공정거래법상 문제와도 연결돼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더팩트>와 전화통화에서 "법 위반 소지 여부가 있다, 없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 같다. 어떤 법을 위반했는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 이 문제의 위법성 여부를 가리고자 한다면 관련 업계에서 민원을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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