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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집권 2기 출범과 함께 중국 공산당 최고지도부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이 대 중국 경영 전략 구상 준비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국회=사진공동취재단 |
[더팩트 | 서재근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그룹)이 대 중국 경영 전략 구상에 집중하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무역보복 여파 속에서도 '정공법'을 고수해 온 현대차그룹이지만, 시진핑 집권 2기 출범과 함께 윤곽을 드러낸 중국 공산당 최고지도부가 외교노선의 방향을 어디에 두는지에 따라 '중국 리스크' 대응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26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최근 영입된 글로벌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과 선호 디자인 등 시장 조사를 비롯해 전략형 신차 개발 프로젝트 등 현지 경영 재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현대차에서 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한 아세안 태스크포스팀(TFT)을 신설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각에서 중국 외 '눈 돌리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지만,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 축소는 없다는 게 회사 측의 확고한 견해다.
실제로 중국은 여전히 글로벌 판매량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지난해 현대차 판매량 기준으로 글로벌 판매에서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3%로 16%를 차지한 미국보다도 비중이 높다. 기아차 역시 21.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기아자동차는 중국 합자법인 둥퍼위에다기아는 지난달 닝보, 허페이, 정저우, 창샤, 청두, 시안 등 중국 주요 13개 도시에서 동시에 현지 전략형 소형급 신차 '페가스'를 출시했다. /기아자동차 제공 |
중국을 향한 현대차그룹의 '일편단심'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기아차가 푸조시트로엥(PSA)그룹에서 고급차 브랜드'DS' 시리즈와 중국 현지모델 디자인을 총괄한 올렉 손과 중국 창청기차의 디자인 총괄을 거쳐 BMW의 고성능 모델 'M브랜드' 총괄 디자이너를 역임한 피에르 르클레어 등 '거물급' 디자이너를 대거 영입한 것 역시 현지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현지 전략형 신차 개발도 꾸준하다. 기아차 중국 합자법인 둥퍼위에다기아는 지난달 닝보, 허페이, 정저우, 창샤, 청두, 시안 등 중국 주요 13개 도시에서 동시에 소형급 신차 '페가스(현지 판매명 '환츠')' 출시했다. 이 외에도 현대차는 중국 구이저우성 구이양시에 '현대차그룹 중국 빅데이터센터'를 세우고 미래 커넥티드카 기술 개발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 같은 노력은 현지 판매실적 상승으로도 이어졌다. 현대차의 지난달 중국 판매량은 전달 대비 60%가량 오른 8만5040대를 기록했다. 물론 사드 여파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두 자릿수 이상 줄어든 수치인 만큼 9월 판매량만으로 낙관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그러나 지속적인 전략형 신차 출시와 현지 생산라인의 조기 가동 등 현지 경영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났다는 점에서는 '판매 절벽'이 어느 정도 완화됐다는 신호라는 분석도 나온다.
기아자동차는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최근 푸조시트로엥(PSA)그룹에서 고급차 브랜드'DS' 시리즈와 중국 현지모델 디자인을 총괄한 올렉 손을 영입했다. |
문제는 중국 권력의 정점에 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앞으로 추진할 대외정책이다. 전날 2기 정부 출범을 공식화한 시 주석이 '신형 국제 관계'를 공언하면서 전보다 유연한 외교정책을 펼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신 주석이 동시에 "그 어떤 나라도 중국이 자신의 이익에 손해를 끼치는 쓴 열매를 삼킬 것이라는 헛된 꿈을 버려야 한다"며 외교 및 안보 문제에 있어 양보 불가 원칙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면서 일각에서는 사드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강경한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신 주석은 최근까지도 한국의 사드 배치와 관련해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에 심각한 해를 끼치는 행위로 한반도 비핵화는 물론 역내 안정과 평화 유지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강한 어조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 왔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의 2기 정부 출범 초기인 만큼 외교정책이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를 예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중국은 미국과 더불어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마켓이면서도 '사회주의'라는 특수성을 지니고 있는 유일무이한 곳이다"며 "중국 정부가 어떤 기조를 유지하는지가 현지 시장 공략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겠지만, 지속적이고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