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항소심] 美 포브스 "이 부회장, 정치적 '연출' 없었다면 '무죄'"
  • 서재근 기자
  • 입력: 2017.09.29 16:25 / 수정: 2017.09.29 16:25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사건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이 28일 진행된 가운데 미국의 유력매체인 포브스가 이 부회장의 1심 판결과 관련해 법치가 아닌 정치적 영향의 결과라고 지적해 눈길을 끌고 있다. /더팩트 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사건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이 28일 진행된 가운데 미국의 유력매체인 포브스가 이 부회장의 1심 판결과 관련해 "법치가 아닌 정치적 영향의 결과"라고 지적해 눈길을 끌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선고는 법치가 아닌 정치적 영향의 결과"(포브스)

미국 유력매체인 포브스가 지난 27일(현지시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사건 1심 재판 결과와 관련해 "정치적 영향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전날 이 부회장의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과 시기적으로 맞물려 국외 유력 언론에서 이례적으로 국내 재벌 총수 재판에 대한 쓴소리에 나선 가운데 재계 안팎에서도 '삼성 재판'이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포브스는 '시험대에 오른 체제: 한국 정치개혁에는 연출이 아니라 증거가 필요(A System On Trial: South Korean Political Reform Requires Evidence, Not Stagecraft)'라는 기고문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구속이 의미 있는 정치개혁이 이뤄지는 증거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너무 순진한 생각이다"며 "이 부회장의 유죄판결은 '법치'의 승리가 아닌 '정치적인 연출'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해당 기고문은 미국 워싱턴 정책 컨설팅회사인 캐피탈 폴리시 애널리틱스의 아이크 브래넌과 제어드 휘틀리가 공동으로 기고한 것으로 이들은 "한국의 사법 제도는 실력주의 체제인 것처럼 보이지만 정치적 영향을 받고 있다"며 "미국의 의회에서와 유사하게 법관들도 정치권의 우선순위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며 이 부회장에 대한 1심 판결이 정치적 영향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포브스는 주장의 근거로 '부족한 근거'를 일 순위로 꼽았다. 포브스는 "이번 재판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구체적 대가를 위해 지원을 제공했다는 증거는 없었다"며 "정치적 영향이 없었다면, 이 부회장은 무죄를 선고받았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는 1심 재판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간 공모관계를 인지하고 있었다는 증거는 물론 삼성과 청와대 사이에서 '대가관계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어떠한 증거도 없다"는 삼성 측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포브스는 기고문에서 이번 재판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구체적 대가를 위해 지원을 제공했다는 증거는 없었다며 정치적 영향이 없었다면, 이 부회장은 무죄를 선고받았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포브스 홈페이지
포브스는 기고문에서 "이번 재판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구체적 대가를 위해 지원을 제공했다는 증거는 없었다"며 "정치적 영향이 없었다면, 이 부회장은 무죄를 선고받았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포브스 홈페이지

포브스는 또 "많은 사람이 이 부회장의 구속을 잘못된 체제를 끝내는 작업의 시작으로 생각하지만, 이는 정치화된 사법 과정의 결과라는 것이 곧 명백해질 것이다"며 "당장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승리로 여겨지는 성과가 나중에는 개혁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계 안팎에서도 이 부회장의 재판을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재판은 국가 권력의 정점에 있는 대통령의 요구에 재벌 총수가 수동적으로 따라갔다는 큰 틀 안에서 유무죄를 판가름했다는 점에서 다른 대기업들에도 결코 '남의 일'이라고는 볼 수 없다"며 "무엇보다 직접적인 증거가 없이 '정황'을 근거로 중형을 선고했다는 점 역시 재계에는 신경 쓰이는 요소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4대 그룹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1심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회사 또는 총수 이름이 언급된 대기업에서는 '엄한 불똥이 튀지나 않을까'라며 노심초사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면서 "'삼성 재판'에 관해 특정 대기업에서 긍정이든 부정이든 목소리를 낸다는 것 자체가 부담일 수밖에 없지만, 이번 재판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수많은 국내 기업들의 신뢰와 브랜드 이미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사건 항소심 첫 재판은 다음 달 12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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