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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최태원 회장 흔들리지 않는 결단…도시바 인수전 판 뒤집었다
입력: 2017.09.21 04:00 / 수정: 2017.09.21 04:00

도시바 이사회가 SK하이닉스 진영인 한미일 연합에 메모리 사업부를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번 인수전을 진두지휘한 최태원 SK 회장의 글로벌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이새롬 기자
도시바 이사회가 SK하이닉스 진영인 '한미일 연합'에 메모리 사업부를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번 인수전을 진두지휘한 최태원 SK 회장의 글로벌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도시바의 선택은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이었다. 이에 도시바 인수전을 진두지휘한 최태원 SK 회장의 글로벌 리더십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위기의 순간 때마다 과감한 결단을 내려 치열했던 도시바 인수전 최종 승리를 목전에 두고 있다.

21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도시바 이사회가 '한미일 연합'에 메모리 사업부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D램에 비해 시장 지배력이 약한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출 발판을 마련했다. SK하이닉스의 지난 2분기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10%대로, 업계 5위 수준이다. 도시바는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16.1%) 낸드플래시 제조사다.

'한미일 연합'이 매각 대상자로 선정되기까지 과정은 그야말로 드라마틱했다. 수많은 혼전 양상에서 상황을 반전시키는 행보를 보인 주인공은 바로 최태원 회장이었다. 그는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도시바를 협상테이블로 이끌어내는 등 이번 성과의 숨은 공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시작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대만 홍하이와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을 포함한 10여개 기업이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다. 특히 홍하이는 약 3조엔(약 30조3000억 원)을 제안하며 초반부터 강하게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최태원 회장은 미국 베인캐피털과 일본 관민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 일본 정책투자은행(DBJ)과 손잡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로써 '한미일 연합' 진영이 완성된다. 이는 외연을 확장, 인수 금액이 늘리는 데 성공한 최태원 회장의 '신의 한 수'로 평가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가 메모리 사업부를 한미일 연합에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좀 더 지켜보자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남윤호 기자
SK하이닉스는 도시바가 메모리 사업부를 '한미일 연합'에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좀 더 지켜보자"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남윤호 기자

특히 최태원 회장은 도시바 메모리 의결권을 고집하기보다는 도시바와 시너지를 강조하는 동시에 투자와 고용 유지라는 카드를 꺼냈다. 직접 도시바 경영진과 소통하며 '상생' 의지를 내비치는 설득 작업을 진행한 것이다. 최태원 회장의 진정성이 통했을까. 이후 도시바는 지난 6월 21일 '한미일 연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도시바는 6월 28일 '한미일 연합'과 최종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었지만, WD이 제기한 소송에 부담을 느껴 협상을 원점으로 돌렸다. 이 때문에 이번 인수전이 장기전으로 흘러가게 된다. 고심을 거듭한 도시바는 WD과 미국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으로 구성된 '신(新)미일 연합'으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WD가 도시바 메모리의 경영권을 고집하면서 협상이 다시 혼전 양상을 띠기 시작한다. 이때 '한미일 연합'은 도시바의 주요 고객사인 미국 애플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는 승부수를 던졌다. 애플의 합류에는 SK하이닉스에 대한 신뢰가 크게 작용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결국, 도시바는 이날 메모리 사업을 '한미일 연합'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르면 2주일 이내에 계약서를 작성할 예정이다. 이번 인수전 승리로 최태원 회장의 승부사적 기질이 주목받는 한편 반도체 영토 확장을 노린 최태원 회장의 밑그림이 완성되는 분위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11년 SK하이닉스 인수를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반도체용 특수가스 개발 전문업체 SK머티리얼즈를, 올해 초에는 SK실트론을 SK그룹에 편입시켰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이번 도시바 인수전 승리와 관련,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우선협상자가 교체되는 아픔을 겪은 만큼 도시바가 먼저 발표하기 전까지는 지켜보겠다는 신중한 태도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도시바의 공식 발표가 나오면 그때 이야기를 꺼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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