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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간판 바꾸는 '동부', 인지도 문제 없을까?
입력: 2017.08.16 11:35 / 수정: 2017.08.16 11:35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부그룹은 연내 사명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더팩트 DB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부그룹은 연내 사명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서민지Ⅱ 기자] 금융업계에서 손해보험, 생명보험, 증권사 등을 거느리고 있는 동부그룹이 간판을 바꾸게 된다. 회사는 그대로 유지되지만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부그룹은 연내 사명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사명 변경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계획이 잡힌 것은 없다"면서도 "올해 안으로는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부그룹이 이름을 바꾸게 된 배경에는 동부건설 매각 때문이다. 동부그룹의 모태기업인 동부건설은 '동부'에 대한 상표권을 갖고 있지만, 그동안 계열사로부터 사용료를 받지 않았다. 하지만 동부건설이 지난해 6월 사모펀드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에 매각되면서 매년 거액의 사용료를 물어야 하는 상황이다.

브랜드 사용료 규모가 얼마나 될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주요 그룹사들이 연간 매출의 0.2~0.4%를 로열티로 내는 점을 감안하면 비슷한 수준에서 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동부건설과 같은 그룹이 아니기 때문에 더 높은 수준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동부건설 입장에서도 이전처럼 브랜드 사용료를 안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국세청은 지난 2015년 동부건설이 계열사들로부터 브랜드 사용료를 받지 않으면서 이익을 축소했다며 미납된 법인세에 가산세까지 붙여 수백억 원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동부건설은 국세청 결정에 불복해 소송을 걸었지만, 승소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동부화재·생명·증권·캐피탈·저축은행 등의 금융 계열사들이 모두 이름을 바꾸게 될 경우 인지도 측면에서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더팩트 DB
동부화재·생명·증권·캐피탈·저축은행 등의 금융 계열사들이 모두 이름을 바꾸게 될 경우 인지도 측면에서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더팩트 DB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지도'가 중요한 금융권에서 사명 변경에 따른 여파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동부그룹은 동부화재·동부생명·동부증권·동부저축은행·동부캐피탈 등 금융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데, '동부'를 빼게 되면 브랜드 안정감이나 친밀감 등이 떨어질 것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실제 보험업계에서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생명·삼성화재 또한 '삼성'이라는 브랜드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회사는 그대로 유지되면서 '간판'만 바뀌는 거지만, 일반 소비자들과 거리감이 생길 수 있다"면서 "자리매김을 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한 만큼 광고나 마케팅 등으로 이름 알리기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번 사명 변경이 새 출발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동부그룹이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이름을 바꿀 경우 기업 이미지 쇄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부분의 업권이 그렇지만, 특히 금융에서는 브랜드가 곧 신뢰로 작용한다"면서 "사명 변경을 시작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잘 구축해 나간다면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동부그룹은 1969년 설립된 미륭건설(현 동부건설)을 모태로 한다. '동부'라는 사명은 1971년 동부고속운수를 통해 처음 사용됐고, 이후 주요 계열사에 '동부'를 쓰며 1990년대 공식적으로 동부그룹이라 불렸다.

jisse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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