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열풍 '후유증'? 케이뱅크 이어 카카오뱅크도 대출 제한 왜
  • 서민지 기자
  • 입력: 2017.08.09 11:32 / 수정: 2017.08.13 21:58
지난 4월과 7월 출범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출 상품 제한에 나섰다. /배정한·임세준 기자
지난 4월과 7월 출범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출 상품 제한에 나섰다. /배정한·임세준 기자

[더팩트ㅣ서민지Ⅱ 기자] 국내 1·2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대출에 제한을 두며 흥행 후유증을 겪고 있다. 대출 상품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은행 건전성에 경고등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8일 애플리케이션에 공지를 올려 "건전성 유지와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출 상품의 한도와 금리 조정은 수시로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는 대출 상품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13일 만인 8일 오후 2시 기준 신규 계좌 개설 건수 203만 좌를 넘으며 수신액 9960억 원, 여신액 7700억 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의 현재 대출 실행 금액 기준 예금 잔액에 대한 대출금 잔액 비율(예대율)은 77%다. 금융 당국은 자산 2조 원 이상의 시중은행의 예대율을 100% 이하로 제한하고 있지만, 자산 규모가 적은 인터넷은행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하지만 마이너스통장에서 현금 인출이 증가할 경우 예대율이 빠르게 늘어날 수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마이너스통장 대출 한도에도 손을 댔다. 최근 카카오뱅크는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개인 등급별 대출 한도를 낮췄다. 카카오뱅크의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최대 1억5000만 원 한도에 금리 2.86%로 시중은행보다 1%가량 낮아 대출 수요가 급격하게 불어나는 상황이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1일부터 직장인 대출 상품 판매를 일시 중단했고, 카카오뱅크는 최근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조정했다. /배정한·임세준 기자
케이뱅크는 지난달 1일부터 직장인 대출 상품 판매를 일시 중단했고, 카카오뱅크는 최근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조정했다. /배정한·임세준 기자

케이뱅크의 경우 지난달 1일부터 주요 대출상품인 '직장인K 신용대출' 판매를 중단했다. 직장인 대출은 한때 케이뱅크 여신의 70%를 차지했지만, 이에 따라 예대율이 90%에 달하면서 판매를 일시 중단하게 됐다.

다만 케이뱅크는 하반기 중으로 판매를 재개할 방침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하반기 내로 직장인 대출을 다시 판매할 예정"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마련되진 않았지만, 거래 방식을 재편해 시장에 다시 내놓으려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대출 상품에 제한은 뒀지만 판매 중단은 없다고 장담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최근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조정하긴 했으나 대출 상품 판매를 중단할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대출 관련 공지는 은행들이 갖춰야 하는 리스크관리와 건전성 관리를 알리기 위한 것으로 일반적인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자본금 한계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인터넷은행의 태생적인 한계인 은산분리법(은행·산업자본 분리)에 따라 자본금 확충이 어렵고, 이에 따라 대출 수요를 감당하는 데 힘들 것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벌써부터 증자 이슈가 거론되고 있다. 케이뱅크는 올 하반기 증자를 추진한다. 규모는 2500억 원 정도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으며, 향후 추이를 지켜보고 시기나 규모 등을 정할 계획이다.

jisse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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