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서울중앙지법=서재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재판이 후반부로 접어든 가운데 이번 '뇌물죄' 사건의 최대 쟁점인 '삼성과 청와대 간 부정 청탁 의혹'의 핵심 증인으로 지목된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4일 증인으로 출석했다.
삼성의 '승마 의혹', '삼성물산 합병 및 순환출자 해소' 등 사실상 거의 모든 논란의 중심에 선 안 전 수석의 증언은 향후 이 부회장에 대한 재판부의 유무죄 판단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만큼 이날 증인신문은 시작 전부터 법조계는 물론 재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됐다.
<더팩트>는 특검이 삼성과 청와대 더 나아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이어지는 '뇌물죄 연결고리'에 깊게 관여한 것으로 지목한 안 전 수석의 진술 내용을 주요 쟁점 별로 정리해봤다.
이날 재판에서 주요 쟁점으로 다뤄진 쟁점 가운데 하나는 지난 2015년 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발생한 순환출자 해소 과정에서 청와대가 개입했는지다. 특검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지난 2015년 10월 정재찬 공정위원장의 결재를 거쳐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삼성SDI를 비롯한 계열사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1000만 주를 처분해야 한다'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2개월 후인 같은 해 12월 공정위는 전원회의를 거쳐 계열사 매각 지분을 1000만 주에서 500만 주로 확정하며 기존과 다른 유권해석을 내린다. 특검은 공정위의 이 같은 태도 변화가 삼성으로부터 청탁을 받은 청와대의 압력에 따른 결과물이라고 본다.
아울러 안 전 수석은 공정위에 삼성에 유리한 쪽(500만 주)으로 결정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장본인으로 김학현 전 공정위 부위원장과 석동수 공정위 서기관 등이 참고인 조사 당시 '안종범 전 수석이 공정위의 결정을 재촉하며 화를 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이 청탁을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증거라는 게 특검의 주장이다.

반면, '청와대 개입 의혹'과 관련한 안 전 수석은 "개별 기업 현안에 대해 (경제수석실에서) 개입할 이유가 없다"라며 일축했다. 그는 "최상목 전 경제금융비서관(현 기획재정부 1차관)으로부터 삼성 계열사 처분주식 수 문제와 관련해 보고를 받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당시 처분 주식 수 규모가 아니라 공정위 내부에서 이견조율이 잘 안 되고 있다는 내용만 보고받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정위의 결정을 재촉한 경위를 묻는 질문에는 "당시 최상목 비서관은 '두 가지 방안이 있는데 처분 규모가 큰 쪽은 공정위원장이, 작은 쪽은 부위원장이 선호한다'라면서 이를 두고 두 사람이 다투고 있다고 보고해서 빨리 결정을 하라고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개별기업 현안에 대해 개인적인 견해는 물론 어떠한 의견 표명도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라며 "대기업 집단의 순환출자 해소 문제는 박 전 대통령의 공약으로 삼성 건은 그 첫 사례였던 만큼 더욱더 공정성 부분에 신경을 썼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공정위에서 삼성 계열사의 처분 주식 수를 결정하는 문제를 경제수석실에 보고한 이유에 관해 "공정위에서 청와대에 직접 보고한 것이 아니라, 최상목 비서관 개인이 중대 안이라고 판단해 저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진술했다.
이 같은 진술은 앞서 진행된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학현 전 공정위 부위원장, 정재찬 전 공정위원장, 최상목 전 비서관의 진술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들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따른 순환출자 해소 문제와 관련해 공정위가 유권해석을 내리는 과정에서 청와대는 어떠한 개입도 하지 않았다"며 안 전 수석과 같은 취지의 진술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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