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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핫이슈] 현대건설과 농민의 서산 간척지 '땅' 분쟁...대기업 횡포 '논란'
입력: 2017.06.15 11:47 / 수정: 2017.06.18 08:35
현대건설과 토지를 놓고 분쟁 중인 김 모 씨가 자신의 땅을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김 씨는 현대건설이 만든 수로가 자신의 땅을 무단 점거했다며 원상복구를 요구하고 있다. /태안=장병문 기자
현대건설과 토지를 놓고 분쟁 중인 김 모 씨가 자신의 땅을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김 씨는 현대건설이 만든 수로가 자신의 땅을 무단 점거했다며 원상복구를 요구하고 있다. /태안=장병문 기자

[더팩트ㅣ태안=장병문 기자] "대기업이 침범한 내 땅을 돌려달라고 요구했을 뿐인데 오히려 땅 전체를 내놓으라니 황당하고 억울합니다."

현대건설이 서산간척지 수로 건설 공사를 하면서 인근 농민들의 땅을 침범했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서산에서 농사를 짓는 농민 김 모(58)씨는 "땅을 뺏긴 것도 억울한데, 적반하장으로 땅을 멸실처리하라니 기가 막힐 뿐"이라며 "대기업의 횡포"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현대건설은 침범 논란을 빚고 있는 농민의 땅을 비롯해 땅 전체가 국가 소유라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1995년 완공 서산간척지구, 왜 지금 '땅 분쟁'?

현대건설은 1979년 서산간척지 매립면허를 취득하고 15년 공사 끝에 1995년 8월 완공했다. 현재는 서산 A, B지구간척지 내 농업생산기반시설물을 관리, 운영 중이다. 간척지가 완공된 지 20여 년이 지났지만 간척지 주변 농민들은 4년 전 자신의 토지 일부가 침범된 사실을 알게 됐다.

김 씨는 지난 1999년 태안군 달산리에 7778m²(약 2350평)의 땅을 사들였다. 김 씨는 이 땅에 벼농사를 짓고 있으며 한쪽에는 작은 집도 지어 놓았다. 김 씨의 땅은 현대건설 서산간척지 B지구와 맞닿아 있고 그사이에는 간척 농지에 물을 공급하는 수로가 설치돼 있다.

현대건설과 분쟁 중인 김 씨의 땅. 수로(아래 왼쪽 사진)가 김 씨의 땅을 침범해 분쟁이 시작됐다.
현대건설과 분쟁 중인 김 씨의 땅. 수로(아래 왼쪽 사진)가 김 씨의 땅을 침범해 분쟁이 시작됐다.

김 씨는 지난 2013년 정밀 측량을 통해 간척지 수로가 자신의 땅 431m²(약 130평)를 침해한 것을 확인하고 현대건설 측에 보상을 요구했다. 김 씨는 현대건설로부터 간척지 땅으로 대토 제안을 받았지만 이를 거절했다. 김 씨는 "간척지 땅은 염도가 높아 농사가 쉽지 않을 것 같아 거절했다. 대신 내 땅의 성토를 현대건설 측에 요구했다. 처음엔 들어줄 것처럼 했지만, 나중에 안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적반하장' 현대건설?, 법정 분쟁 내용은

협의가 결렬되자 현대건설은 오히려 강경하게 나왔다. 현대건설은 김 씨의 땅이 수로에 편입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2013년 8월 해당 토지는 지역 영농종사자 전체를 위한 시설물이므로 농민 모두를 위해 사용하기 위한 법적인 등록절차(국가 귀속)를 진행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김 씨에게 보냈다. 김 씨도 현대건설의 태도에 분개하며 토지를 원상 복구하라는 내용증명서를 보냈다.

양측이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던 중 현대건설은 2015년 7월 멸실등기절차를 이행하라며 김 씨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멸실등기는 토지가 함몰해 없어지거나 건물이 소실, 파괴된 경우 그 멸실을 등기하고 당해 등기용지를 폐쇄하는 것이다. 버젓이 농사를 짓고 있는 땅에 대해 멸실등기를 이행하라는 현대건설의 주장은 이렇다.

서산간척지 B지구와 맞닿아 있는 김 씨의 땅(빨간색 선). 현대건설의 수로(노란색 선)가 김 씨의 땅 안쪽에 있다. 현대건설은 포락선(파란색 선)이 김 씨의 땅 전체를 포함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음 스카이뷰
서산간척지 B지구와 맞닿아 있는 김 씨의 땅(빨간색 선). 현대건설의 수로(노란색 선)가 김 씨의 땅 안쪽에 있다. 현대건설은 포락선(파란색 선)이 김 씨의 땅 전체를 포함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음 스카이뷰

김 씨의 땅 전체가 포락지(땅이 강물이나 바닷물에 씻겨서 무너져 침식돼 수면 밑으로 잠긴 토지)로 그래서 국가에 귀속돼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건설이 매립공사를 시작하면서 김 씨의 땅이 토지가 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공사 직전의 항공사진과 지적도를 증거자료로 제공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앞서 김 씨에게 포락지에 대한 설명을 했고 농업기반시설(수로)에 해당하는 431m²에 대해 대토 조건으로 이전을 요청했다. 그러나 김 씨는 소유 중인 토지 전부에 대해 성토해 줄 것을 요구해 협의가 결렬됐다. 김 씨의 성토 요구는 비용이 많이 들고 대토를 해준 다른 농민들과 형평성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씨와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 지속됐고 회사는 국가에 기반시설을 이전하는 것을 더는 지연시킬 수 없어 원칙적 포락지 멸실등기이행 청구소송을 냈다"고 덧붙였다. 현대건설은 간척지를 모두 등기 정리해 농림부에 이관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건설은 김 씨의 억울한 사정을 이해한다고 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더팩트 DB
현대건설은 김 씨의 억울한 사정을 이해한다고 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더팩트 DB

◆ "매매거래가 왕성한 땅이 포락지? 어처구니 없다"

현대건설의 포락지 주장에 김 씨는 어처구니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등기부등본을 보면 1971년부터 거래가 왕성하게 이루어진 땅이다. 이전 소유주도 이곳에서 밭농사를 지었고 직접 찾아가서 농지로 사용했다는 확인서도 받았다. 현재도 농사를 짓고 있는 땅이다. 만약 이곳이 물에 잠겼던 땅이라면 왜 등기가 살아 있고 매매가 된 건가. 포락지였다면 애초에 땅을 사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게 대기업의 횡포가 아니면 무엇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대건설은 간척지 사업 당시 지금의 수로 부근까지를 포락지로 보고 공사를 진행했다. 이제 와서 포락선을 확장한 것에 대해 "당시 포락지 측정 기술이 미흡했는데 현재 정밀한 측정 방식으로 확인한 결과 포락선이 더 올라간 것"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현대건설의 주장대로라면 김 씨의 땅을 비롯해 인근 땅도 모두 국가에 귀속하라는 소송을 걸어야 한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김 씨 땅 좌·우측 토지 소유주와는 소송을 벌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은 "별도의 이의제기 없이 기반시설 해당 토지에 대한 대토 협의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이 포락지라고 주장하는 김 씨의 땅에 벼가 자라고 있다. /태안=장병문 기자
현대건설이 포락지라고 주장하는 김 씨의 땅에 벼가 자라고 있다. /태안=장병문 기자

현대건설은 해당 토지를 모두 등기정리하여 정부(농림부)에 이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소송은 국가를 대위하여 제기한 것이라 임의로 대토 및 소송철회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전지방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소송 결과는 오는 8월께 나온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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