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모리스의 신개념 전자담배인 '아이코스'가 지난 27일 한국에서 사전판매가 시작된 가운데 30일 가로수길 스토어엔 평일 오전에도 인파가 몰리며 흥행 대박을 예고했다. /이성로 기자 |
[더팩트ㅣ이성로 기자] '담배계 아이폰' 아이코스가 폭발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주말 광화문과 가로수길 스토어에서 사전판매를 시작한 가운데 평일 오전에서 인파가 몰리며 '흥행 대박'을 예고하고 있다.
30일 오전 10시 20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아이코스 가로수길 스토어 주변엔 대략 50명의 대기행렬이 이어졌다. 사전판매가 시작된 지난 주말(27일, 28일)과 비교하면 한산한 편이었다. 하지만 평일 오전임을 고려하면 결코 적은 인원은 아니었다. 최소 40분부터 많게는 2시간을 기다려야 매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기나긴 대기행렬을 보고 발걸음을 돌리는 소비자도 적지 않았다.
매장 안에도 붐비기는 마찬가지였다. 매장에 들어서면 현란한 색상의 아이코스가 눈에 들어온다. 홀더·포켓 충전기·어댑터·클리너 등으로 구성된 아이코스 키트부터 다양한 색상의 아이코스 케이스 그리고 한정판 기기와 홀더가 눈에 띄었다. 한국필립모리스 관계자에 따르면 한정판 아이코스의 출시일은 아직 미정이다. 다만, 크리스마스 등 공휴일에 출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2층에선 매장 직원이 제품을 가져와 소비자에게 아이코스 사용법과 관리 요령을 자세히 설명했다. 또한, 아이코스 연초인 '히츠'의 세 가지 맛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었다. 2층 역시 매장 직원과 소비자들로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필립모리스는 기존 화이트, 네이비 아이코스외에도 다양한 색상의 한정판 기기를 판매할 예정이다. /이성로 기자 |
한국필립모리스 관계자는 "사전 판매를 시작한 지난 주말에는 주변 상점까지 대기행렬이 이어져 많은 민원이 들어왔다. 주말과 비교하면 한산한 편이지만, 오늘(30일)도 적지 않은 소비자들이 매장을 찾았다. 매장 오픈 시간은 오전 10시인데 오전 9시 20분부터 많은 인원이 매장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사전판매 시작 이후 광화문 스토어만 방문했다는 또 다른 필립모리스 관계자는 "광화문점 역시 반응은 뜨겁다. 주변 직장인들이 많이 찾고 있고, 공식 출시일보다 빨리 아이코스를 접하고 싶은 일부 지방 소비자들도 있다"면서 "내부적으로 방문객, 판매량 수치는 비공개지만, 예상 밖으로 반응이 좋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평일 오전에도 대기행렬을 마다치 않고 아이코스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부분 소비자는 일반 담배와 비교해 냄새가 나지 않는 점을 아이코스의 최대 강점으로 꼽았다. '담배계 아이폰'이라 불리는 만큼 깔끔한 디자인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자신을 애연가라고 소개한 한 남성 소비자는 "일반 연초를 하루에 한갑 이상을 피웠는데 평소 몸에서 담배 냄새가 많이 났다. 하지만 아이코스는 기존 전자담배와 달리 일반 연초를 피워 이질감이 덜하고, 냄새 걱정 또한 없어 좋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 소비자는 지난 주말에 아이코스 구입 후 또다시 매장을 찾았다. 그러나 만만치 않은 대기시간에 아쉬움 섞인 표정과 함께 발걸음을 돌렸다.
아이코스 가로수길 매장 근처에 직장이 있다는 또 다른 남성 고객은 "평일이라서 빠른 시간에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예상 밖으로 대기 시간이 길어 놀랐다. 아이코스는 기존 연초를 사용해 전자담배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맛도 은은하고 냄새도 덜해 구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여성 고객도 남성 소비자 못지않게 눈에 띄었다. 한 여성은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고개를 돌리면서도 "전자담배임에도 기존 담배와 맛이 다르지 않다. 특히, 디자인이 세련됐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이코스 사전판매가 시작된 지난 27일 광화문 아이코스 스토어엔 수많은 소비자가 몰렸다. /더팩트 독자 제공 |
아이코스 사전판매가 시작된 지난 27일 광화문 스토어를 찾은 <더팩트> 독자는 5시간을 기다려서야 매장 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는 "매장 오픈 시간(오전 10시)보다 30분 먼저 도착했으나 이미 기나긴 행렬이 이어지고 있었다. 5시간이 지나서야 아이코스를 구매할 수 있었다"며 "아이코스는 냄새가 덜하고 디자인 또한 깔끔하다. 또한, 기존 담배와 비교해 유해성분이 덜 하다는 장점이 있어 일반 연초에서 아이코스로 넘어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이코스는 담배 연기가 없는 히팅 방식의 신개념 전자담배이다. 연초 고형물을 이용해 특수 제작된 담배 제품인 히츠(HEETS)를 불에 태우지 않고 가열한다. 담배 연기나 재가 없고, 실내 공기를 오염시키지 않는다. 또한, 담배 연기보다 냄새도 훨씬 덜한 니코틴 함유 증기가 발생한다. 현재까지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아이코스에서 발생하는 증기에는 일반 담배 연기에 비해 국제기관들이 정한 유해하거나 잠재적으로 유해한 물질이 평균 90% 적게 포함되어 있다는 게 필립모리스 측의 설명이다.
아이코스와 히츠는 아이코스 전용스토어(광화문, 가로수길)에서 다음 달 4일까지 사전판매된다. 이튿날인 5일부터는 서울 전역 CU 편의점에서 공식 출시될 예정이다. 아이코스 권장소비자가는 12만 원이지만 아이코스 스토어에서 기기 등록 후 특별판매가 9만7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아이코스 전용으로 특수제작된 담배제품 히츠의 가격은 20개들이 한갑당 4300원이다.
BAT는 아이코스와 같은 히팅방식의 전자담배인 '글로'를 빠르면 8월에 출시할 예정이다. /BAT 제공 |
한편,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BAT) 역시 아이코스와 같은 '히팅' 전자담배인 '글로(GLO)' 출시를 앞두고 있다. BAT 코리아 관계자는 "BAT 코리아 역시 일본에서만 판매하고 있는 가열 담배 '글로'의 한국 출시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올해 상반기는 사실상 힘들고, 8월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는 한 개비를 피고 매번 충전해야 하는 아이코스와 달리 1회 충전으로 1갑(20개비)을 필 수 있다. 충전기를 가지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도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특정 부위만 찌는 아이코스와 달리 연초 전체를 찌는 방식이어서 흡연 만족감도 높다는 것이 BAT 측의 설명이다.
BAT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일본 센다이시에서만 판매되고 있는 '글로'는 7월부터 도쿄·오사카 등으로 확대 판매되고, 빠르면 8월에 한국에서도 만나 볼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