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이 지난달 20일 열린 오픈식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관광 복합 리조트인 파라다이스시티는 중국 사드 보복 등으로 신규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라다이스그룹 제공 |
[더팩트│황원영 기자]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이 수조 원을 들여 야심차게 내놓은 국내 최초 대규모 관광 복합 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가 시작부터 잡음에 휩싸였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리스크’에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지는 가운데 사내 성추행 문제까지 불거지며 업계 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파라다이스그룹은 일본 세가사미홀딩스와 손을 잡고 33만9000㎡ 규모의 인천국제공항 국제업무단지(IBC)에 파라다이스시티를 지난달 20일 개장했다. 1차 공사비만 1조3000억 원이 들어간 초대형 프로젝트다. 총 440대의 신식 게임 기계가 동반된 국내 최대 규모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 6성급 호텔 리조트(711실), 약 16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컨벤션 시설 등이 들어섰다.
전필립 회장은 파라다이스시티 개장 당시 “파라다이스시티로 한류5.0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동북아 최초의 복합 리조트로 대한민국 위상을 높이고 한류 대표 여행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파라다이스그룹 카지노 사업장 4곳의 연결 기준 매출액이 올해 8800억 원, 내년에는 1조1000억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연간 150만명이 방문할 것이라는 청사진도 내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개장 초기 적자에 시달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주로 대형 복합리조트나 쇼핑몰이 오픈하면 초기 ‘개장효과’를 누린다. 업계 내에서는 “개장 후 밀려드는 차량과 방문객으로 정체가 이어지는 풍경이 펼쳐지지 않을 경우 실패”라는 말이 돌 정도다.
개장 10일째에 접어든 파라다이스시티의 경우 신규 고객 확보가 당초 예상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지노 관광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줄었기 때문이다.
그간 국내 카지노는 중국인 관광객에 의존해왔다. 카지노관광업협회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내 16개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전체 방문객 중 중국인 관광객이 60%에 달한다. 파라다이스 시티 역시 카지노 관광객 중 중국인이 60% 일본인이 30% 기타 국가가 10%를 각각 차지할 것으로 당초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파라다이스시티는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만큼 기업의 명운을 책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개장 초반부터 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경영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방문객의 60%를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에 공백이 생길 경우 연간 방문객 150만명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
파라다이스시티 측은 이를 메우기 위해 동남아시아 관광객을 늘리겠다는 계획이지만 단번에 수요를 끌어올릴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파라다이스시티 관계자는 “파라다이스 시티를 찾는 중국인은 단체 관광객보다는 개별 관광객이 많아 영향이 적지만 시장 다변화로 사드 리스크를 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파라다이스 계열사인 파라다이스 세가사미에서 수개월에 걸친 상습 성추행이 발생했다. |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룹 내 성추행 파문이라는 불미스러운 일에 휩싸이기도 했다.
프라임경제 보도에 따르면 파라다이스계열사인 파라다이스 세가사미 내에서 상습 성추행이 수개월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파라다이스 세가사미에서 근무하는 여직원 3명은 같은 회사 상사로부터 부적절한 신체접촉 및 발언 등 직간접적인 성추행을 당했다.
참다못한 여직원 A씨가 모기업인 파라다이스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렸지만 오히려 피해 여직원들이 일방적으로 인사이동과 직급 강등, 연봉 삭감 등의 불합리한 처우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파라다이스시티 관계자는 “사업을 준비하면서 신규 직원을 채용하는 경우가 많았고, 안정적으로 자리 잡지 못한 상황이라 빠른 조처를 취하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피해자가 불합리한 처분을 받았다는 데 대해서는 “피해 직원 개개인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부서로 전환 배치한 것”이라며 인사이동을 한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그는 “호텔부문과 카지노부문의 급여 차이가 달라 연봉이 낮아진 것일 뿐 별도의 감봉조치를 취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파라다이스시티는 기존의 카지노 또는 호텔 사업을 넘어 글로벌 복합리조트를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성추행 사건과 더불어 미흡한 조치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복합리조트’라는 명성에 먹칠을 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회사 측의 적극적인 개선 조치나 해명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성추행 문제는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파라다이스시티가 개장한 지 10일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룹 내 성추행 등 잡음이 흘러나오는 등 삐걱거리고 있다”며 “사드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내우외환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두고볼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