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는 '신차 정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SUV와 해치백 시장이 불타오르고 있다. /현대차, 기아차, 쌍용차, 르노삼성차 제공 |
[더팩트ㅣ이성로 기자] '자동차는 세단'으로 대변됐던 시대는 어느덧 옛말이 됐다. 자동차 업계들이 다양한 차종을 내놓으면서 소비자는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과 개성에 맞춰 세단,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해치백까지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올해도 어김없이 '신차 전쟁'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SUV와 해치백 모델의 연이은 출시가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잠시 주춤세를 보였던 SUV 시장은 올해 연이은 신차 출시로 거센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SUV 시장은 캠핑 등 레저 문화가 발달하면서 급격한 성장세를 보여왔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SUV의 국내 자동차 점유율은 지난 2011년 19.3%에서 2015년 34.1%까지 꾸준히 성장했다. 지난해 33.8%로 잠시 주춤했으나 쌍용자동차와 현대자동차가 각각 프리미엄 SUV와 소형 SUV를 출시하며 반등의 기회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공간 활용성 등 실용성을 앞세운 해치백은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유럽과 달리 국내에선 '찬밥 신세'에 가깝다. '자동차하면 세단', '해치백은 세단도 아닌고 SUV도 아니라는 애매한 차량'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 대표 해치백 'i30'의 최근 10년 간 국내, 수입 시장 판매량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지난 2015년 i30의 국내 판매량은 3262대에 그쳤지만, 수출 판매량은 7만4813대를 기록했다. 무려 20배가 넘는 격차다.
그렇다고 한국 시장에서 해치백 수요가 미미한 것은 아니다. 수입차동차 판매 현황을 보면 폭스바겐의 골프는 지난 2009년부터 '디젤 게이트' 논란이 불거지기 전인 2015년 까지 수입차 베스트셀링 톱 10안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2010년(2988대)과 2014년(5282대)엔 수입차 최다 판매 4위에 오르기도 했다. 국내 완성차 업계가 해치백 시장을 놓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쌍용차와 현대차는 올해 각각 프리미엄 SUV G4 렉스턴과 소형 SUV 코나를 출시한다. /쌍용차, 현대차 제공 |
◆ '반등 노리는' SUV 시장, 쌍용차 'G4 렉스턴'·현대차 '코나'
티볼리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쌍용자동차는 이번엔 프리미엄 SUV 카드를 꺼내 들었다. 쌍용자동차는 지난 24일 'G4 렉스턴 기술설명회(Tech Show)'를 열고 대형 SUV G4 렉스턴을 공식 출시했다.
42개월 동안 약 3800억 원을 투자해 개발한 G4 렉스턴은 주행 성능이 뛰어나고 안전성이 우수하며 경쟁 모델인 포드의 익스플로러와 기아자동차의 모하비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게 쌍용차의 설명이다.
반응 역시 뜨겁다. 지난 14일부터 1주일 동안 3500대의 사전 계약이 이뤄졌다. 출고가 시작되는 5월 1일이면 5000대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G4 렉스턴의 올해 국내 판매목표(8개월)를 2만대로 설정했고, 내년엔 12개월 기준으로 3만대를 판매해 SUV 명가재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G4 렉스턴'이 소형 SUV 시장에서 확고히 자리잡은 '티볼리' 브랜드에 이어 프리미엄 SUV 시장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업계 1위 현대자동차는 올해 여름 출시 예정인 '코나(KONA)'를 앞세워 소형 SUV 시장에 처음 진출한다. 코나는 세계적으로 SUV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소형 SUV 시장에 현대자동차의 본격적인 진출을 알리는 모델로 출시 전부터 큰 기대를 받고 있다.
국내 소형 SUV 시장은 2013년 1만 2000대 수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0만 7000대 규모로 성장했다. 2022년에는 12만대 이상의 핵심 시장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현대자동차가 코나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지난 3일 공개한 코나 티저 이미지는 LED 광원(光源)이 적용된 차량 전면부 이미지로 날카롭고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코나를 혁신적인 디자인에 실용성은 물론 동급 최고 수준의 동력성능과 안전성까지 모두 갖춘 완성형 SUV로 개발했다. 기존의 소형 SUV와 차원이 다른 상품성으로 국내외 SUV 시장의 '제2막'을 열겠다는 계획이다.
르노삼성, 현대·기아 자동차는 각각 클리오, 신형 i30, 신형 프라이드롤 출시한다. /르노삼성차, 현대·기아차 제공 |
◆ '틈새시장' 해치백, 현대 'i30'·삼성 '클리오'·기아 '프라이드'
올해는 해치백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현대차, 르노삼성자동차, 기아자동차는 새로운 모델을 발표하며 '틈새 시장' 공략에 나섰다.
먼저 지난해 현대차는 2011년 2세대 이후 5년 만에 'i30' 3세대 모델을 출시시한 데 이어 지난 20일엔 8인치 내비게이션, 전·후방 주차보조 시스템, 열선 스티어링 휠, 조향 연동 후방 카메라 등 고객 선호 사양을 기본 적용해 상품 경쟁력을 강화한 '2017 i30'를 내놓았다.
i30는 올해 1월 판매량 84대로 시작해 2월에 410대, 3월엔 620대로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는데 2017년형 모델은 가격 경쟁력을 크게 높여 오름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르노삼성은 유럽에서 검증을 마친 '클리오' 출시를 앞두고 있다.
'2017 서울모터쇼'에서 첫 공개된 클리오는 정교한 차체 밸런스와 뛰어난 실용성으로 전 세계에서 1300만대 이상 팔린 월드베스트셀링카이다. 클리오는 지난 1990년 1세대 모델 출시 후 26년 동안 모두 11차례 유럽 연간 동급 판매량 1위, 19차례 프랑스 연간 판매량 1위를 차지하며 명성을 떨쳤다.
국내에 출시될 모델은 4세대 클리오의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르노의 '따뜻함', '감각적', '심플' 디자인 철학을 가장 완벽하게 담았다는 게 르노삼성의 설명이다.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은 "잠재된 소형차 시장의 수요 역시 클리오의 사랑스런 디자인과 감성으로 촉발되고 새로운 유행으로 번질 것"이라며 "7000여대의 물량을 확보한 뒤 국내 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자동차 역시 풀체인지된 '신형 프라이드'의 하반기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9월 프랑스 '파리모터쇼'에서 공개된 신형 프라이드는 기아자동차가 5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4세대 모델이다.
신형 프라이드는 '스포티한 디자인', '향상된 편의사양', '넓어진 실내공간', '강화된 주행성능' 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한국, 미국, 유럽의 기아 디자인센터가 긴밀한 협업으로 세련되고 스포티한 외형을 완성했다. 최고출력 130마력(hp), 최대토크 119lbf·ft의 감마 1.6 GDI 엔진을 탑재했고, '업그레이드된 계기판', '스마트폰 등 휴대기기를 놓을 수 있는 2단 센터콘솔', '7인치 터치스크린', '안드로이드 오토 및 애플 카플레이 연계 UVO 시스템' 등 다양한 편의사양을 적용했다. 국내엔 올해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