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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비즈토크] 담철곤 오리온 회장 '압박' 비리 탄원서, 신빙성은?
입력: 2017.04.16 05:00 / 수정: 2017.04.16 05:00

오리온 전 임직원 5명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담철곤 회장의 고소·고발 사건과 관련해 비리를 입증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더팩트DB
오리온 전 임직원 5명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담철곤 회장의 고소·고발 사건과 관련해 비리를 입증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더팩트DB

대기업 오너의 독단적 경영이나 그릇된 행태가 때로는 회사를 위기에 빠뜨리기도 하는데요. 그럴 때마다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오너 리스크'입니다. 이번 [TF비즈토크]에서는 '오너리스크'와 관련된 이야기로 시작하고자 합니다. 오리온 전 임원들이 또다시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비리 의혹을 폭로하면서, 회사 전체가 '오너 리스크'에 휘말린 모습입니다.

의정부경전철과 관련해 '먹튀 논란'에 휩싸인 GS건설의 이야기도 주목해야 할 부분입니다. 시민들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슈이기 때문인데요. 이밖에 삼성전자가 진행한 '갤럭시S8 미디어데이' 행사, 수입 맥주의 국내 공습 등 스마트폰과 주류 업계의 주요 소식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의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권오철·이성로·이성락·서민지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간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이성락 기자] 오리온 전 임원들이 또다시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비리 의혹을 폭로했습니다. 이번에 제기한 의혹들은 모두 12개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이들은 담철곤 회장이 자신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회사를 이용한다며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도록 하죠.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 고발 사건 관련 탄원서. /오리온 전 직원 제공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 고발 사건 관련 탄원서. /오리온 전 직원 제공

◆ 오리온 '오너 리스크', 또다시 술렁

-오리온그룹과 관련해 '오너 리스크'가 제기되고 있다면서요.

-맞습니다. 지난 13일 오리온 전 임직원 5명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담철곤 회장의 고소·고발 사건과 관련해 비리를 입증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는데요. 이들이 제기한 의혹들이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조사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오너 리스크'가 다시금 고개를 드는 모양새입니다.

-탄원서 내용을 알려주시죠.

-네, 총 12개의 비리 혐의가 탄원서에 포함됐는데요. 아이팩 지분 횡령과 미술품 횡령, 100억 원대 마리아페르게이 침대와 은쟁반 구입 자금 출처 의혹 등 기존에 제기한 내용뿐만 아니라 해외재산도피, 호화별장에 회삿돈 투입 등 새로운 주장도 나왔습니다. 이들은 검찰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사도 밝혔습니다.

-오리온 전 임원들은 오랫동안 담철곤 회장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면서 비리를 직·간접적으로 봐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조경민 전 오리온 전략담당 사장과 심용섭 전 스포츠토토 사장은 오리온에서만 30년 가까이 몸담은 인사인데요. 오리온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위치에 있었던 만큼 탄원서 내용에 신빙성이 높다는 전망과 함께 담철곤 회장을 옥죌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재계 반응은 어떤가요.

-재계에서는 오너의 측근들이 오너의 일거수일투족을 알 수밖에 없는 만큼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신경을 더 많이 써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오너의 문제가 외부에 노출되면 오너 개인뿐만 아니라 해당 기업에 막대한 피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일각에서는 담철곤 회장이 전 임원들과 문제를 잘 풀지 못해 일을 키웠다는 지적과 함께 사실상 투쟁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짙어집니다. 애초에 원칙과 상식에 기준한 일처리가 아닌 탐욕이 앞서는 행태로 말미암아 이런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게 됐다는 것이죠.

-시간이 지날수록 담철곤 회장과 전 임원들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져 가고 있습니다. 전 임원들의 계속되는 비리 의혹 제기에 오리온은 명예훼손과 무고성 발언 등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오리온은 이들이 배임·횡령 등의 범죄를 저질러 실형을 살고 퇴직한 전 임직원으로 규정하며 이들로 인해 회사가 큰 손실을 보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GS건설이 최대주주로 있는 의정부경전철주식회사가 지난 1월 법원에 파산신청을 한 가운데 의정부 시민들의 항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더팩트DB
GS건설이 최대주주로 있는 의정부경전철주식회사가 지난 1월 법원에 파산신청을 한 가운데 의정부 시민들의 항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더팩트DB

◆ '먹튀 논란' GS건설, 서울시 위례·신사 경전철 추진…시민 불안 고조

-GS건설이 최대주주(보유지분 47.54%)로 있는 의정부경전철주식회사(이하 회사) 이야기로 넘어가 보죠. 현재 어떤 상황인가요?

-의정부경전철은 지난 2012년 7월 개통했습니다. 그런데 이를 운영하던 회사는 2000여억 원의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개통 4년 반 만인 지난 1월 1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파산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수천억 원의 적자가 쌓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수요 예측 실패에 있습니다. 당초 의정부시와 회사가 잡은 예상 이용객 수는 하루 7만9000명이었지만 실제 이용객 수는 2012년 개통 직후 하루 1만2000명에 그쳤고 최근에는 3만여 명에 불과했습니다.

의정부시는 해당 사업에 대한 '기본 계획'을 근거로 회사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기본 계획'에 따르면 수요 추정 및 제시는 사업신청자(회사)의 책임이라고 적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정부가 수립한 자료를 기초로 수요를 예측했고, 또한 최종적으로 의정부시와 협의해 수요를 예측했기 때문에 의정부시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회사의 입장입니다.

-회사 측은 의정부시에 해지시 지급금을 요구하고 있다고 하던데.

-그렇습니다. 의정부경전철 사업 실시 협약에 따르면 의정부시가 회사에 해지를 통보하면 협약상 해지가 인정되는 동시에 의정부시가 회사에 해지시 지급금을 내야 합니다. 회사 측은 파산에 따른 해지 및 해지시 지급금 약 2200억 원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정부시는 회사의 파산신청이 인용되더라도 해지시 지급금을 내지 않을 방침입니다. 의정부시는 회사에 해지를 통보하지 않으면 해지시 지급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양측의 입장은 법정 다툼에서 시비가 가려질 전망이네요.

-회사의 파산신청에 대한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다면서요.

-그렇습니다. 회사의 파산에 따른 해지시 지급금을 비롯해 향후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 등은 고스란히 시민들의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란 시각이 많습니다. 한 시민단체는 한 가구당 300여만 원, 1인당 100여만 원을 부담해야 한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30년간 운영을 약속했던 회사의 파산 결정에 실망한 의정부시의 여러 시민단체들이 끊임없이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와중에 GS건설은 새로운 경전철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요.

-그렇습니다. 서울시의 위례·신사 경전철 사업인데요. GS건설은 이번에도 30년 운영 약속을 담아 제안서를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이 약속이 지켜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오늘의 의정부 시민의 모습이 내일의 서울 시민의 모습이 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하지만 GS건설 측은 "위례·신사 경전철은 의정부경전철과 달리 위험부담을 시와 나누는 방식으로 제안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시가 최종적으로 GS건설을 위례·신사 경전철 사업자로 선정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수입 맥주가 4캔 1만원 인기 마케팅으로 국내 업계를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이성로 기자
수입 맥주가 '4캔 1만원' 인기 마케팅으로 국내 업계를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이성로 기자

◆ 비싸도 팔리는 수입 맥주, 국내 맥주 '긴장'

-이번엔 주류 업계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죠. 수입 맥주 공세에 국내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하던데.

-네, 그렇습니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들어온 수입 맥주는 총 22만556톤으로 전년(17만톤)과 비교해 약 30% 상승했습니다. 맥주 수입액은 1억8158만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2015년 1억4168만 달러와 비교하면 31.3% 증가했고, 5년 전(2011년, 5889만 달러)과 비교하면 무려 3배 이상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수도권 마트와 편의점에서 맥주 점유율 50%를 뛰어넘었다는 이야기도 들렸습니다. 업계 1위 이마트에선 이미 50%를 넘어섰고, 롯데마트는 47.4%의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세븐일레븐의 수입 맥주 비중은 50.2%로 알려져 있습니다.

업계 1위 오비맥주를 비롯해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모두 긴장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하더군요.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신제품은 물론 다양한 패키지 상품을 내놓고, 중국 진출 그리고 주력 상품에 더 많은 투자를 집중해 수입 맥주와 맞서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맥주는 맛이 없다'라는 인식과 가격 경쟁력에서 수입 맥주에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국내 맥주 업계의 불만은 무엇인가요.

-일종의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게 국내 업계의 생각입니다. 국내 맥주와 수입 맥주 모두 주세율은 72%로 똑같지만, 적용 방식은 다릅니다. 국산은 원가에 추가 비용을 포함한 출고 가격에 세금이 적용되지만, 수입산은 수입 원가에 관세를 합한 것을 과세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문제는 수입 원가를 낮게 신고해 세금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일부에선 국산 맥주 세금에 3분의 1수준이라는 이야기도 들리고 있습니다.

-문제는 수입 원가는 수입 업체 말고 누구도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식약청 관계자는 "여러 서류를 검토하지만, 수입 국가, 원가 등을 일일이 모두 확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국내 맥주 업계가 말한 대로 수입 원가를 낮게 신고하는 '꼼수'가 성행할 수밖에 없더군요.

-한 걸음 더 나아가 국내 맥주 업계 관계자들은 마트나 편의점에선 수입 맥주 단품 가격을 일부러 높게 책정하고 '4캔 1만원' 프로모션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수입 맥주의 수입 원가부터 투명하지 못하고, 세금 적용 방식도 다르기 때문에 국내 맥주가 가격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게 국내 맥주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불만이었습니다.

국내 업계 관계자들의 주장을 요약하면, 수입 맥주는 수입 원가가 투명하지 않고, 세금 적용 방식도 달라 단품 가격에 '거품'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격 프로모션도 일종의 '꼼수'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 말을 잘 들어보면, 할인 행사로 '4개 1만원'에 팔리고 있는 수입 맥주의 캔당 가격인 2500원이 어쩌면 제 가격일 수도 있다는 해석입니다. 수입 맥주와 국내 맥주 가격이 비슷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문뜩 이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국내 맥주와 수입 맥주 가격이 같거나 비슷하다면 소비자들의 선택은 바뀔 수 있을까요?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갤럭시S8을 소개하며 안전과 흥행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효균 기자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갤럭시S8'을 소개하며 안전과 흥행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효균 기자

◆ '갤럭시S8' 흥행 기대감에 고동진 사장 '활짝'

-요즘 스마트폰 업계 소식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인데요. 바로 '갤럭시S8'의 출시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가 미디어를 상대로 '갤럭시S8'을 정식으로 소개하는 자리를 가져 관심이 쏠렸다고 하네요.

-삼성전자는 지난 13일 오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갤럭시S8 미디어데이'를 열었는데요. 제품 소개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맡았습니다.

-이미 제품은 '뉴욕 언팩'과 체험 행사를 통해 여러 번 소개됐는데요. '미디어데이'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이 있었나요.

-'미디어데이'는 제품과 관련된 설명을 포함해 '판매 목표', '판매 전략' 등을 알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한데요. 이날은 특히 고동진 사장의 표정에 눈길이 갔습니다.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를 겪으면서 어두운 모습만 보이던 고동진 사장은 이날 만큼은 밝아 보였는데요. 아무래도 '갤럭시S8'의 국내 사전예약 건수가 72만8000을 넘어서는 등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일 테죠.

-그렇군요. 배터리와 관련된 이야기도 나왔을 것 같은데.

-맞습니다. '갤럭시S8'이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 이후 나온 첫 주력 스마트폰이라는 점에서 배터리 관련 질문도 이어졌는데요. 이 대목에서 고동진 사장의 표정에는 비장함마저 느껴졌습니다. 고동진 사장은 안전성과 관련해 "자신있다"고 거듭 강조했는데요. 그는 "제조사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전부 ('갤럭시S8'에) 도입했다"며 "그 어느 때보다 고객이 마음 놓고 쓸 수 있는 안전한 제품이라고 책임자로서 이야기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습니다.

-향후 '갤럭시S8 성적표'를 받아든 고동진 사장의 표정도 자못 궁금해지는군요.

-우선 '갤럭시S8'에 대한 흥행 전망은 밝습니다. 업계는 '갤럭시S8'이 '흥행작'으로 불리는 전작 '갤럭시S7'의 연간 판매량(4900만대)을 뛰어넘어 6000만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요. '갤럭시S8' 흥행과 반도체 호황이 맞물리며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의 분기별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2013년 3분기(10조1600억 원) 성적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12조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네요.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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