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둑 최강자 박정환 9단(24)이 '일본판 알파고'로 불리는 딥젠고를 제압하고 월드바둑챔피언십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한국기원 제공 |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박정환 9단(24)이 일본의 인공지능(AI) 딥젠고를 꺾고 2연승을 기록했다.
박정환 9단은 22일 일본 오사카 관서기원 총본부에서 열린 월드바둑챔피언십 2차전에서 바둑 AI 프로그램 딥젠고를 상대로 347수까지 가는 혈투 끝에 불계승을 거뒀다.
박정환 9단과 딥젠고의 대결에서 초반 유리한 흐름을 잡은 건 딥젠고였다. 그러나 딥젠고는 대결 중반에 들어서면서 실수를 하기 시작했다. 해설을 맡은 이세돌 9단은 "딥젠고가 실수를 했지만, 경기는 뒤집어지지 않았다.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다.
딥젠고는 후반부터 약점을 노출했다. 전날 열린 미위팅 9단과의 대국과 비슷한 양상으로 대국 후반 엉뚱한 수를 뒀다. 그 사이 형세를 뒤집은 박정환 9단은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이세돌 9단은 딥젠고를 향해 "확실히 후반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정환 9단은 앞선 인터넷 대국에서 딥젠고를 상대로 3승 1패를 기록했다. 이날 또 한 번 승리를 챙긴 박정환 9단은 23일 같은 장소에서 중국의 2인자 미위팅 9단과 우승을 놓고 겨룬다.
한편 올해 창설된 월드바둑챔피언십은 AI가 참가하는 최초의 정식 대회다. 한·중·일 기사와 딥젠고가 풀리그를 치러 우승자를 가린다.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 초읽기 1분 5회씩이다. 우승상금은 3000만 엔, 준우승 상금은 1000만 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