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의 핵심 피의자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21일 오전 서울 삼성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이효균 기자 |
[더팩트ㅣ이성로 기자] '국정농단 공모'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석한 가운데 검찰청에 타고 온 차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예전과 같은 '방탄'에쿠스를 이용하는 것인지, 아니면 탄핵당한 신분이기에 '일반'에쿠스를 타는 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박 전 대통령은 21일 오전 9시 15분께 삼성동 자택을 출발해 오전 9시 24분에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했다. 포토라인에 선 그는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짧게 말한 뒤 조사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2일 청와대에서 퇴거할 때와 마찬가지로 현대자동차 검정 에쿠스 리무진을 타고 이동했다. 외관으로만 보면 '일반 에쿠스 리무진'인지 '방탄 에쿠스 리무진'인지 구분할 수 없지만, '자연인'으로 돌아온 이상 '일반 에쿠스 리무진'일 가능성이 크다.
'일반' 에쿠스 리무진은 2015년형 기준으로 판매 가격은 1억 4303만 원이다. 배기량은 5038cc, 최고출력 416hp, 최대토크 52.0kg.m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공인 연비는 7.4 km/ℓ다. 정·재계 고위 인사들이 애용하는 차량으로 국내 최고급 세단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2015년 현대차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EQ900)'가 출범하면서 단종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정 에쿠스 리무진을 타고 검찰청으로 향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
지난 10일 헌법재판소의 만장일치 탄핵된 박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엔 현대차에서 기증한 '방탄' 에쿠스 리무진을 이용했다.
현대차의 플래그십 세단 에쿠스 방탄차는 독일 스투프(Stoof) 사에서 별도의 공정을 통해 방탄 성능 강화 및 다양한 특수 장비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호 등급은 VR7로 AK-47 등 개인화기 소총공격, 화생방 공격을 방어할 수 있으며 적외선 투시장치, 긴급 수혈용 혈액 등 다양한 장비가 탑재됐다.
더불어 타이어가 손상되었을 때에도 시속 80km 이상의 속도로 달릴 수 있다. 파워트레인은 8기통 5.0리터 가솔린 엔진을 장착, 최고출력 416마력, 52.0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추정 가격은 약 20억 원이다.
전직대통령법 제7조 2항에 따르면 전직대통령이 재직 중 탄핵결정을 받아 퇴임한 경우(파면),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형사처분을 회피할 목적으로 외국정부에 도피처 도는 보호를 요청한 경우, 또는 대한민국의 국적을 상실한 경우 전직 대통령 예우를 하지 않는다.
'방탄차'가 '전직 대통령의 예우'에 해당한다면 이날 박 대통령은 타고 온 차량은 '일반' 에쿠스 리무진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다만, 대통령경호법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은 ‘임기 만료 전 퇴임’에 해당해 최대 10년 동안 일반 경호를 받을 수 있다. 가능성은 적지만 '방탄차'가 '일반 경호'에 포함된다면 박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과 마찬가지로 '방탄 에쿠스 리무진'의 경호를 받게 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파면 후에도 에쿠스 리무진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재임 시절에 이용했던 방탄 차량인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