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팩트

  • HOME >NEWS >경제 >기획/현장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기사제보
[명재곤의 세상토크]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3년, '최순실 의혹'에 달렸다
입력: 2017.03.17 06:12 / 수정: 2017.03.21 13:14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지난 10일 주총에서 3년임기 연임에 성공한 가운데 그를 둘러싼 최순실 먹구름은 여전해 임기를 무난히 완주할 지 재계안팎에서는 주목하고 있다. 2017년 철강업계 신년인사회때  권오준 철강협회 회장(포스코 회장)이 공식 행사 후 취재진을 피해 빠져나가고 있다./이덕인 기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지난 10일 주총에서 3년임기 연임에 성공한 가운데 그를 둘러싼 '최순실 먹구름'은 여전해 임기를 무난히 완주할 지 재계안팎에서는 주목하고 있다. '2017년 철강업계 신년인사회'때 권오준 철강협회 회장(포스코 회장)이 공식 행사 후 취재진을 피해 빠져나가고 있다./이덕인 기자

[더팩트l명재곤 기자]지난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인용으로 파면당하던 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혹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한 포스코 권오준 회장은 3년 임기 연임에 성공했다.

기술총괄 사장 출신인 권 회장이 2014년 회장으로 선임될 때 포스코 안팎에서는 그 배경에 많은 궁금증을 가졌다. 포스코 회장 자리가 으레 정권의 입김이 작용하는 자리인지라 그랬다. 3년여 뒤 탄핵정국 정점의 날 주주총회에서 연임이 확정됐지만 권 회장의 앞날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게 오늘의 모습이다.

정권교체 가능성이 한층 커진 상황에서 그가 '박·최 게이트'에 관련된 의혹과 의구심을 씻어내고 3년 임기를 완주할 수 있을지 주변에서는 염려한다.

'박·최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인)중 권오준 회장이 가장 먼저 지난해 11월11일 검찰 소환조사를 받을 때만 해도 그의 연임을 낙관하기는 힘들었다. 포스코는 최 씨의 추천을 받은 인사들을 계열사 대표와 마케팅 임원으로 뽑는 등 유착관계가 게이트 수사 초기단계에 두드러졌다. 많은 이들이 권 회장의 행동반경이 상당히 좁혀질 것으로 예상들 했다. 최 씨에 대한 광고 계열사 매각 시도, 불발에 그쳤지만 스포츠단 사업의 이권 몰아주기 정황 등 권오준 회장에게 드리워진 최 씨의 그늘은 의외로 짙었다.

무엇보다도 '비선실세' 최 씨가 그의 처음 회장 선임 과정에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확인하기 어려운 '베일속'말들이 권 회장을 강하게 압박했다는 게 재계의 일반적 시각이었다. 권 회장의 부인이 최순실 씨에게 회장 선임을 부탁했다는 루머가 퍼졌고 급기야 박범계 더불어민주당의원은 지난해 12월말 포스코 회장 선임과 관련된 의혹을 특별검사팀에 수사의뢰했다. 권 회장을 향한 수사당국의 칼날이 완전히 거둬들여진 게 아니다.

국내외 법인 연결기준으로 연간 외형 50조 원 대인 재계 6위 포스코의 존재감은 남다르다.

개발경제시대의 산물인 포스코는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국민들에게 심어줬다. 지난 1988년 국민주(株)1호로 기업공개가 되면서 대중들과 한층 친숙해지기도 했다. 국민기업이란 칭호가 자연스러웠다.

6년 전 타계한 박태준 명예회장은 “포스코가 국가경제동력으로 성장해 만족스럽다. 앞으로 포스코가 더 크게 성장해 세계 최고가 되길 바란다”고 유언을 남겼다. 개인적 부침과 평가의 단면은 다를 수 있겠지만 박태준 사단은 포스코를 글로벌 철강 기업으로 우뚝 솟게 한 영예로운 주인공들이다.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을 사고 있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오는 20일 최순실 재판 증인으로 채택됐다/임세준 기자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을 사고 있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오는 20일 최순실 재판 증인으로 채택됐다/임세준 기자

권 회장은 황경로 정명식 김만제 유부상 이구택 정준양 등 전임 회장들의 공과를 이어받아 포스코호의 함장이 됐다.

"포스코가 철강산업을 근간으로 지난 50년간 안정적으로 성장한 것처럼 3년간 향후 50년 성장을 위한 준비를 하겠다." "마부정제(馬不停蹄·달리는 말은 말굽을 멈추지 않는다)의 마음으로 'POSCO the Great'를 완성하고 다음 50년의 도약을 준비하자." 주총에서, 올해 시무식에서 권 회장은 미래 50년을 강조했다. 올해 그룹 연결기준 54조8000억 원, 포스코 개별기준 25조6000억 원규모의 목표를 제시했다.

그런데 국민기업 포스코 미래를 짊어지겠다는 권 회장을 바라보는 외부 시선이 마냥 따뜻하지만은 않다.

지금도 권오준 회장에게 드리워진 ‘최순실 먹구름’이 말끔히 가시지 않은 까닭에서다. 일각에서는 최순실 재판이 진행되면서 국정 농단세력과 권오준 회장과의 새로운 밀착 관계가 드러나 그가 연임 임기를 채우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극단적 전망도 내놓는다.

권 회장 연임을 추천한 이사회측은 항간의 지적을 의식한 듯 "내외부의 간섭 없이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검증 과정을 거친 만큼 권 회장이나 포스코로서도 지금까지 제기된 각종 의혹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권 회장을 지지했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라있는 권 회장과 최순실의 관계를 기업 이사회가 자체 검증하고 회장 결격사유가 없다고 판단한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예전 포스코 회장 선임과정에서 청와대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걸 국민들은 기억한다. 전문 기술연구인 출신인 권 회장이 처음 포스코 함장으로 낙점됐을 때 재계에서도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인선단계에 포스코 내부 관계자에게 "차기 회장은 권오준"이라고 통보했다는 의혹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권 회장은 주총후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2014년)회장이 된 것이 최순실 씨가 추천해 됐다는 얘기는 100% 허위사실이다"며 강하게 부정했다. 해당 기사를 낸 매체를 고소하기도 헸다. 자신의 주장을, 결백을 쉽게 믿지 않는 의혹어린 눈길에 대해 권 회장은 가슴을 열어서라도 말하고 싶을게다.

국정농단 비선실세 최순실 씨는 뇌물죄는 특별검사팀의 억지라고 주장하는등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국정농단 비선실세' 최순실 씨는 뇌물죄는 특별검사팀의 억지라고 주장하는등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권 회장은 오는 20일 최순실씨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그는 포스코가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낸 경위와 스포츠단 창단을 추진한 배경 등에 대해 주로 증언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 "권 회장이 법정에서 기회가 된다면 자신을 둘러싼 의혹중 핵심인 '비선실세와 청와대의 지원입김'에 대해 의견을 분명하게 피력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증인선서를 한 권 회장의 직접 발언은 홍보실을 통한 일회성 무마성 보도자료보다 국민들이 더욱 신뢰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권 회장이 포스코 방향타를 안전하고 통솔력있게 지휘하려면 최 씨와의 뒷거래 의혹은 완전히 가셔내야 한다.

포스코의 기업가치를 감안할 때 최고 경영자의 도덕적 기반에 흠결이 있어서는 안된다. 또한 자신에 대한 비판 여론과 언론에 대해 재갈을 물리려는 폐쇄적 경영인보다는 비판에 대해 해명하고 이해를 구하려는 상식적 경영인이 포스코를 이끌어야 한다.

sunmoon419@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 BIZ & GIRL

    • 이전
    • 다음
 
  • TOP NEWS

 
 
  • HOT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