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팩트

  • HOME >NEWS >경제 >경제일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기사제보
[TF현장] 달걀 앞에 두고 부부싸움? 대형마트에 수입달걀 깔린 날
입력: 2017.01.24 00:49 / 수정: 2017.01.24 14:29
23일 서울 시내 있는 한 롯데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수입산 달걀을 살펴보고 있다. /황원영 기자
23일 서울 시내 있는 한 롯데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수입산 달걀을 살펴보고 있다. /황원영 기자

[더팩트│황원영 기자] “여기 30개짜리 한 판 있네. 이거 삽시다.” 한 남성이 하얀색 달걀 한 판을 손에 든다. 그러자 옆에 있던 여성이 말린다. “수입 된 거 말고 옆에 있는 국산 사죠.” 두 사람은 옥신각신 다투기 시작한다. “국산이고 수입이고 상관없소. 안전검사도 통과했다고 적혀 있네.” “그래도 좀 불안하잖아.” 티격태격하며 주변에 놓인 국산 달걀을 살펴보던 여성은 결국 수입 달걀 한 판을 카트에 넣는다.

23일 미국에서 들여온 수입 달걀이 롯마마트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롯데마트가 판매하는 미국산 계란은 총 100톤(t)으로 계란 유통업체가 지난 14일 오후 늦게 대한항공 화물기 편으로 수입한 제품이다. 조류인플루엔자(AI)로 달걀 값이 치솟자 결국 미국산 달걀이 대형마트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날 서울시내 한 롯데마트에서는 기존 국산 달걀과는 다른 흰색 달걀에 각종 풍경이 펼쳐졌다. 수입산을 사느냐, 국산을 사느냐를 두고 소소한 부부싸움이 일어나는가하면, 직원에게 직접 설명듣기 위해 달걀 코너 앞에서 한참을 기다리는 소비자도 종종 볼 수 있었다. 달걀 코너 바로 옆에서 두부 판촉을 하던 직원은 수입 달걀에 대한 소비자들 문의에 응대하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롯데마트를 방문한 소비자가 수입산 달걀을 산 후 계산대에서 계산하고 있다. 사진 원 안에 미국에서 들여온 하얀색 달걀이 있다.
롯데마트를 방문한 소비자가 수입산 달걀을 산 후 계산대에서 계산하고 있다. 사진 원 안에 미국에서 들여온 하얀색 달걀이 있다.

한 소비자는 직원이 가까이 올 때까지 기다리며 한참 동안 수입 달걀을 들여다봤다. 이후 마트 직원이 다가오자 ‘안전 검사는 통과했는지’, ‘유통기한은 어떻게 되는지’ 등을 재차 확인한 후 장바구니에 담았다.

수입 달걀에 대한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달걀 코너 앞에서 오후 4시40분부터 오후 5시15분까지 약 35분을 서 있어본 결과 수입 달걀은 12판 가량이 판매됐다. 마트 직원은 “현재 마트에서 30개입 계란 자체가 품절 상태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 가격도 저렴하다”고 말했다.

롯데마트가 판매하는 달걀 가격은 당초 예상됐던 8990원에서 500원 내린 8490원이다. 이는 마트에 진열된 모든 국산 달걀 상품보다 저렴한 수준이다.

롯데마트가 판매하는 달걀 가격은 당초 예상됐던 8990원에서 500원 내린 8490원이다.
롯데마트가 판매하는 달걀 가격은 당초 예상됐던 8990원에서 500원 내린 8490원이다.

수입 달걀 옆에 높인 ‘행복생생 특란’의 경우 10개입 3680원(30개 기준 1만1040원), ‘친환경 유정란’의 경우 10개입 5000원(30개 기준 1만5000원), ‘1등급 계란’은 10개입 3950원(30개 기준 1만1850원), ‘목계촌 농협중란’은 15개입 4780원(30개 기준 9560원), ‘풀무원 자연란’은 10개입 7900원(30개 기준 2만3700원)이었다. 즉, 수입 달걀이 최소 약 1000원에서 1만5000원 싼 것이다.

단, 소비자들은 선뜻 집어 들지는 못했다. 수입 달걀이 처음이다 보니 모두 이리보고 저리 보며 한참 망설이는 모습이었다. 소비자 김 모씨는 “국산 달걀과 색도 다르고 신선식품인 관계로 미국까지 가 수입해왔다는 게 다소 마음에 걸린다”며 “아무래도 가격이 비슷하면 국산 달걀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 조 모씨 역시 “계란 맛이 같을지 모르겠다”며 “농수산물, 축산물 등 국산을 주로 이용하려고 노력하는데 달걀도 수입산 보단 국산을 이용하는 게 괜히 건강에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측은 ‘USDA(美 농무성) 기준에 맞게 엄선된 신선한 계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정밀한 안전검사 통과’ 등이 적힌 안내판을 걸어놓고 있다.
롯데마트 측은 ‘USDA(美 농무성) 기준에 맞게 엄선된 신선한 계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정밀한 안전검사 통과’ 등이 적힌 안내판을 걸어놓고 있다.

롯데마트 측은 안전성 논란을 의식한 듯 ‘USDA(美 농무성) 기준에 맞게 엄선된 신선한 계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정밀한 안전검사 통과’ 등 소비자를 안심시키기 위한 각종 문구를 내걸어 놓고 있었다. 또한 달걀을 수입해 온 미국 아이오와주 소재 농장의 사진들을 안내판에 담은 후 ‘미국 HACCP 인증’, ‘SQF 인증’ 등의 문구도 써 놨다.

다른 소비자 황 모씨는 “미국에 놀러갔을 때에도 달걀 들어간 요리 잘 먹었는데 그걸 한국에서 먹는다고 크게 문제될 것 없다”며 “설 명절이 다가오는 만큼 달걀이 많이 필요할 텐데 합리적인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수입 달걀도 좋다”고 말했다.

수입 달걀은 1인당 수량 제한 없이 판매됐다. AI로 ‘달걀 대란’이 일어났을 당시 1인 1판으로 판매량을 제한했던 것과 다른 모습이다. 이에 대해 마트 직원은 “우선 별도로 제한을 두지 않고 판매한다는 방침이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특별히 반응이 좋거나 나쁜 것 없이 국산 달걀 판매 속도와 비슷하게 미국산 제품이 팔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hmax875@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 BIZ & GIRL

    • 이전
    • 다음
 
  • TOP NEWS

 
 
  • HOT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