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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나면 부인 옆에 다른 남자' 현대건설, 노동자 가정 농락 논란
입력: 2016.12.24 05:00 / 수정: 2016.12.24 05:00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황금동 아파트 공사현장에는 사고가 나면 당신의 부인 옆에 다른 남자가 자고 있고, 그놈이 아이들을 두드려 패며 당신의 사고보상금을 써 없애는 꼴을 보게 될 것입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입간판이 지난 21일부터 세워졌다가 논란이 일자 철거됐다. /독자제공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황금동' 아파트 공사현장에는 "사고가 나면 당신의 부인 옆에 다른 남자가 자고 있고, 그놈이 아이들을 두드려 패며 당신의 사고보상금을 써 없애는 꼴을 보게 될 것입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입간판이 지난 21일부터 세워졌다가 논란이 일자 철거됐다. /독자제공

[더팩트 | 권오철 기자] 현대건설의 공사 현장에서 건설노동자와 가정을 농락하는 황당한 안전수칙 문구가 논란이다. 지난해까지 숱한 노동자 사망사고를 내고 '최악의 살인기업'이란 오명을 얻은 현대건설이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갖자는 의미"에서 만든 문구가 안전에 대한 경각심은커녕 노동자들의 공분을 샀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대구 수성구 청수로 274 일대의 '힐스테이트 황금동' 아파트 공사현장에는 '사고가 나면 당신의 부인 옆에 다른 남자가 자고 있고, 그놈이 아이들을 두드려 패며 당신의 사고보상금을 써 없애는 꼴을 보게 될 것입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입간판이 지난 21일부터 세워졌다가 논란이 일자 철거됐다.

이 같은 문구를 본 해당 현장 건설노동자들은 노동자를 비하하고 가정을 욕보이는 내용에 강한 수치심과 분노를 느꼈다고 한다. 이에 전국건설노동조합은 23일 성명을 내고 "현대건설은 건설노동자의 노동으로 아파트를 지어 팔면서 망발을 쏟아냈다"면서 "당장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성명에서 "해당 문구는 여성을 남성에 종속된 것으로 여기며 산재 보상금을 써서 없애는 존재로 묘사해, 재벌 대기업의 천박한 젠더 인식을 드러냈다"며 "사용자가 산업안전을 준수해 사고를 예방하는 데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가 나면 죽는 것은 노동자이며 그 책임은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은 노동자에게 있다는 인식이 깔려있다"고 주장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갖자는 의미에서 인근 건설사의 현장에서 쓰고 있는 문구를 그대로 가져와서 썼다더라"면서 "결제를 안 받고 했었는데 문제가 돼서 바로 철거하고 주의조치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인근 건설사가 어디냐는 질문에는 "그것은 모르겠다"면서 "(사진을) 찍어서 보내줬는데 현장 자체적으로 회사 CI규정에 맞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장 소장이 근로자들에게 사과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현대건설은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간 110명의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사망한 것으로 드러나 시민단체가 선정한 '가장 많은 노동자가 숨진 사업장', '2015 최악의 살인기업'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현대건설은 한국수력원자력의 발주로 시공 중인 원자력발전 공사 현장에서 3년간 121명의 노동자 산업재해를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정부가 지난 4월 조사에 착수했다. 이들 노동자들의 상당수가 손과 발, 갈비뼈 등에 골절을 입은 중상자들이었으며 이들 대부분은 산재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고 내용들이 고용노동부는 물론 발주처인 한수원에도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다만 현대건설 관계자는 "올해는 중대재해가 없었다"고 말했다.

kondo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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