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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 잃은 '정치쇼'될까 걱정입니다" 청문회 앞둔 재계 '노심초사'
입력: 2016.12.06 00:07 / 수정: 2016.12.06 01:19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를 앞두고 그룹 총수가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린 그룹마다 청문회에서 발생할지 모르는 돌발 상황 등에 대한 우려와 함께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더팩트 DB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를 앞두고 그룹 총수가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린 그룹마다 청문회에서 발생할지 모르는 돌발 상황 등에 대한 우려와 함께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청문회가) 보여주기식 정치쇼로 비칠지가 걱정입니다."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청문회 증인으로 오늘(6일) 출석하는 그룹 총수들은 전날(5일)까지 관련 부서에서 작성한 예상 질문 리스트를 검토하는 등 막바지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한화, 한진, CJ그룹 등 그룹 총수가 증인으로 채택된 8개 그룹에서는 청문회가 예정된 국회 본관을 사전 방문하고, 자리 배치와 동선을 점검하는 등 사전 준비작업에 총력을 기울였다.

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공개된 증인 좌석 배치도에 따르면, 기업에서 가장 꺼린 것으로 알려진 첫 번째 줄 중앙 자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배정받았고,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손경식 CJ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양쪽 측면에 각각 자리를 잡는다. GS그룹 회장 자격이 아닌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자격으로 청문회에 출석하는 허창수 회장은 8명의 총수와 달리 2열에 앉는다.

무엇보다 각 그룹은 이번 국정 농단 사태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지원 동기와 추가로 불거진 특혜 의혹에 대해 '대가성이 없었다'라는 점을 소명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그룹의 경우 비선에 대한 추가 의혹과 관련해 과거 재판 기록을 살펴보는 것은 물론 고령의 총수의 건강을 고려해 구급차를 구비하는 등 돌발상황에 대한 대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그룹별로 살펴보면, 삼성의 경우 이번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참석하는 이재용 부회장에게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에서 국민연금으로부터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과 관련한 특위 위원들의 날 선 질문 세례가 쏟아질 것을 대비해 과거 양사 합병비율에 대한 법원의 해석을 재검토하고, 언론사 기사 내용까지 꼼꼼히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는 증인으로 채택된 재벌 총수들의 좌석 배치도를 5일 공개했다. /그래픽=손해리 기자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는 증인으로 채택된 재벌 총수들의 좌석 배치도를 5일 공개했다. /그래픽=손해리 기자

더욱이 삼성의 경우 이재용 부회장 외에도 김종중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과 김신 삼성물산 사장 등이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린 만큼 그룹 관련 부서에서 주말도 잊은 채 예상 질문을 만드는 등 사전 전략 수립에 총력을 기울였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다만, 오늘(6일) 청문회에서 그룹 홍보팀 인력들이 대거 현장에 투입될지는 미지수다. 일부 대기업에서는 7~8명 이상의 홍보 및 대관 담당자들이 국회에 나와 총수 의전과 언론 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지만, 삼성의 경우 평소 이재용 부회장이 특별 경호나 의전 없이 홀로 일정을 소화한 만큼 이번에도 핵심 소수 인력만 현장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최순실 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 씨의 '광고 밀어주기'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소명한다는 계획이지만, 그룹의 수장인 정몽구 회장의 건강 문제에 더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1938년생으로 올해 79세인 정몽구 회장은 역대 청문회 증인에 선정된 기업인 가운데 최고령이다. 특히, 10여년 전 협심증으로 수술을 받은 이력이 있어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마라톤' 청문회에서 국조특위 위원들의 '호통식' 질문 세례를 소화하는 것 자체가 부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현대차에서는 청문회 당일 국회 인근에 전문 의료진과 구급차를 대기시키고, 여의도 인근 대형병원과 비상 연락 체계를 갖추는 등 혹시 모를 긴급 사태에 대비한다. 홍보팀 인력도 대거 현장을 찾아 기본적인 언론 대응은 물론 청문회 진행 과정을 수시로 살피면서 정 회장의 건강 상태를 체크한다는 계획이다.

면세점 특혜 의혹이 불거진 SK와 롯데그룹 역시 관련 사업 부서 수뇌부와 법무팀 핵심 인력이 국조특위 위원들이 요청한 청문회 자료를 검토해 예상 질문 리스트를 만드는 등 사전 준비에 올인한 분위기다.

특히, 이들 그룹은 이번 '최순실 게이트' 의혹이 불거지기 전에 진행된 인수합병(M&A) 이슈 등 예상에 없던 추가 질문에 대비해 사업보고서를 검토하는 등 변수에 대한 대응 전략도 짜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등 내일(6일) 열리는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하는 그룹 총수들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지원 동기와 관련해 대가성이 없었다는 것을 소명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등 내일(6일) 열리는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하는 그룹 총수들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지원 동기와 관련해 대가성이 없었다는 것을 소명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한화, 한진, CJ그룹 등도 이번 청문회에서 다뤄질 핵심 쟁점에 대한 사전 점검은 물론 총수들의 건강 상태에 따른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홍보팀 인력이 현장을 지킨다는 계획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번 청문회는 앞으로 전개될 특검 수사는 물론 그룹에서 시행에 옮길 연말연초 사업전략 수립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주요한 이슈다. 총수들이 (청문회에서) 앉을 자리 배치까지 신경 쓰는 것 역시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청문회라는 자리가 의혹을 해소하고, 진실을 규명하는 생산적인 기능을 상실한 채 부름을 받은 총수들을 막무가내식으로 질책하는 '정치쇼'로 변질될까라는 우려가 가장 크다"라며 "아직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쟁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기업의 해명은 뒷전으로 미뤄둔 채 마이크를 쥔 의원들이 총수들을 범죄자로 몰아세우는 모양새가 이어진다면, 기업에서는 온전히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만큼 내일 청문회가 생산적으로 마무리되길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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