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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취재기] 송하경 모나미 대표 독일 승마장 구입 왜? 풀리지 않는 '의혹'들
입력: 2016.11.21 11:51 / 수정: 2016.11.21 11:51
삼성을 대신해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를 위해 독일의 승마장을 구입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모나미 송하경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 자택 앞에서 더팩트 취재진과 마주하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차로 향하고 있다. /서래마을 = 배정한 기자
삼성을 대신해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를 위해 독일의 승마장을 구입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모나미 송하경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 자택 앞에서 '더팩트' 취재진과 마주하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차로 향하고 있다. /서래마을 =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이성로 기자] 예전에 승마와 관련된 사업을 전혀 하지 않은 문구류 전문업체 경영인이 국내도 아닌 독일에 30여 억원을 들여 승마장을 '재테크'차원에서 구입했다면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것도 온 나라가 '최순실 게이트'로 들썩인 상황에서 그 승마장이 최 씨에게 비정상적인 자금지원에 나선 삼성을 대신해서 승마장을 구입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말이다.

'질문'은 기자의 '책무'중 하나다. 때로는 '지나치다'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국정을 농단한 최순실 씨와 관련된 의혹에 관한 질문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삼성을 대신해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를 위해 독일의 승마장을 구입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송하경 모나미 대표. <더팩트> 취재진은 송하경 대표의 말을 직접 듣기 위해 '직격 인터뷰'에 나섰다. 의혹에 대한 진실규명이 모나미는 물론 삼성측에게도 시장의 불필요한 오해를 살 필요가 없다는 차원에서다.

취재진은 지난 16일부터 17일, 18일까지 모두 세 차례 송 대표를 찾아가 '대리 승마장 구입 의혹'에 입장 표명을 요청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레이저 눈빛'에 이은 '묵묵부답'뿐이었다.

모나미 송하경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 자택 앞에서 더팩트와 직격 인터뷰 요청에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은 채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모나미 송하경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 자택 앞에서 더팩트와 직격 인터뷰 요청에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은 채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직격 인터뷰 시도 첫날. 출근을 위해 자택에서 나온 송하경 대표에게 이번 의혹에 대해 입장 표명을 부탁했다. 취재진은 명함을 건네고 "독일 승마장 구입과 관련해 여러 의혹이 있고, 최근 압수수색까지 당했다. 심경을 말해달라"고 반복해 물었다. 명함을 '쓱' 훑어본 송 대표는 침묵을 지키며 고급 밴에 올라탔다. 몇 초 안 되는 짧은 시간이었으나 송 대표는 무표정한 얼굴을 유지하며 정면만 응시한 채 자리를 떠났다.

다음 날, 기자는 다시 송하경 대표를 찾아갔다. "모나미 관계자에게 이번 의혹에 대해 결백하다는 입장을 들었다. 정말 당당하다면 한 말씀 해달라"라고 해명을 요구했다. 얼굴을 기억했을까. 송 대표는 기자를 보는 순간 "아이고"라며 인상을 찌푸리더니 가방을 들고 있던 왼손으로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취재진은 송 대표가 차 문을 닫는 순간까지 질문을 던졌으나 '고요 속의 외침'에 불과했다.

'오늘도 허탕인가'라는 허무한 마음에 송하경 대표의 출근길에 보좌하던 모나미 관계자에게 "대표님은 평소와 같이 업무에 집중하고 있나요?"라고 질문을 던졌다. 기자의 질문이 신경에 거슬렸을까. 모나미 관계자는 미간에 주름을 잡고는 "저는 아는 것이 전혀 없다"며 취재진을 냉대했다.

순간, "내가 못 할 짓을 했나?", "법을 어겼나?"라는 허탈감이 밀려왔다. 물론, 취재에 앞서 사전 연락 없이 직격한 것에 대한 당혹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모나미 측에 따르면 송 대표는 이번 의혹에 대해 떳떳할 뿐 아니라 압수수색에 대해선 빨리 결과가 나와 결백을 주장하고 싶어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했다.

송하경 대표가 취재진의 질문에 얼굴을 찌푸리면서 외면하고 있다.
송하경 대표가 취재진의 질문에 얼굴을 찌푸리면서 외면하고 있다.

그리고 18일. '칼을 뽑았으면...'라는 마음으로 또다시 송하경 대표를 찾아갔다. 취재진의 연이틀 방문을 의식해서였을까. 이날 송 대표는 평소와 다르게 일찍 출근을 마쳐 대면할 기회조차 없었다.

대신 모나미 관계자와 다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도대체 어디에서 오신 겁니까. 도대체 왜 계속 찾아오시는 거예요?"라는 도발적인 질문에 기자는 취재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자 이 관계자는 "그렇다고 자택을 찾아오면 곤란해요. (대표님은) 아무것도 없다"며 인상을 찌푸렸다.

한편, 대표 문구업체 모나미는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모나미는 지난 1월 삼성과 사무용품 관련 99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한 달 뒤 독일 엠스데텐의 '루돌프 자일링거' 승마장을 230만 유로(약 28억원)에 인수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삼성을 대신해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를 위한 승마장을 인수했다는 의혹이 증폭됐고, 검찰은 송하경 모나미 대표의 자택과 협력사 '티펙스'를 시작으로 삼성 서초 사옥까지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모나미 측은 "송하경 대표가 승마장을 구매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모나미와 관련 없는 이야기다.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이라서 구체적인 비율을 공개할 순 없지만, 송하경 대표 개인 자금과 협력사인 '티펙스' 자금으로 승마장을 매매했다"면서 "티펙스 자금이 들어간 것은 독일 현지에서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법인 회사가 동반돼야 이자 없이 순조롭게 돈을 빌릴 수 있다. 사실상 승마장 구입 자금은 송하경 대표가 99% 충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모나미 관계자는 '대출'이란 단어를 써가며 승마장 구매가 투명하게 이루어졌음을 밝혔다.

하지만 송하경 대표가 과거 승마와 관련된 사업을 하지 않았다는 점, 삼성과 거액의 계약을 맺고 고가의 독일 승마장 인수했다는 점, 재정 상태가 좋지 않은 티펙스를 끌어들여 승마장을 인수했다는 점 등은 세간의 의심의 눈초리를 지우기에 여전히 부족했다. 모나미 송 대표의 독일 승마장 구입 배경 및 과정에 대해 당국의 철저한 수사가 진행돼 의혹과 진실의 경계를 확실이 구분해야 한다.

sungro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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