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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내고 뺨까지 맞을까? '최순실 블랙홀' 빠진 기업들
입력: 2016.11.05 05:02 / 수정: 2016.11.05 05:02
최순실 씨 국정농단 사건이 재계로 불똥이 튀면서 주요 대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더팩트 DB
최순실 씨 국정농단 사건이 재계로 불똥이 튀면서 주요 대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박근혜 정권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가 본격적으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일부 대기업들은 '최순실 게이트'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최순실 씨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대한 강제 모금과 각종 이권사업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최순실 씨와 얽히고설킨 기업은 대중들의 비난과 법적 책임을 질 수도 있다.

먼저 삼성그룹은 가장 많은 돈을 미르·K스포츠 재단에 출연했다. 삼성전자가 60억 원, 삼성생명 55억 원 등 6개 계열사에서 총 204억 원을 출연했다.

특히 삼성은 최순실 씨가 소유하고 있는 비덱스포츠에 35억 원을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돈은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말 구입비로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 3일 삼성그룹 김 모 전무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롯데는 최근까지 그룹 비리로 검찰 조사를 받았는데 이번엔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다시 조사를 받았다. 롯데그룹 소진세 사장과 이석환 상무는 지난달 30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롯데는 지난 1월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선으로 K스포츠재단에 17억 원을 기부한 상태지만 미르·K스포츠 재단의 프로젝트가 한류, 스포츠 육성 취지로 추진하는 사회공헌 활동의 하나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70억 원의 추가 지원을 결정했다.

하지만 송금 직후 K스포츠재단은 롯데에 70억 원을 공식 기부 계좌를 통해 돌려줬다. 롯데 관계자들은 검찰 조사에서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SK는 K스포츠로부터 비인기 종목 지원을 위해 80억 원을 내달라는 요청을 거절했지만 30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역제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포스코도 K스포츠재단의 자회사 격인 더블루케이로부터 배드민턴팀 창단을 요구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CJ그룹에도 의혹의 눈길을 쏠리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구속수감된 상황에서 현 정부의 문화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배경에 최은실 씨 측근인 차은택 씨의 지원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차은택 씨가 주도한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에 CJ그룹은 1조4000억 원 규모의 투자의향서를 낸 정황이 드러났다. 당시 이재현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CJ그룹이 이 회장을 구명하기 위해 문화 사업에 뛰어든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최순실 씨가 3일 서울시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문병희 기자
최순실 씨가 3일 서울시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문병희 기자

그뿐만 아니라 청와대가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의 경영퇴진을 종용했다는 의혹까지 더해지고 있다. 청와대 핵심인사가 'VIP 뜻'이라며 이 부회장의 퇴진을 종용한 정황이 드러났다. 당시 이재현 회장이 구속된 상태로 CJ그룹의 실질적 경영은 이 부회장이 맡고 있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4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현재까지 머물고 있어 사실상 경영에서 물러난 상태다.

한진그룹의 조양호 회장은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사임하는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을 인정해 논란이 되고 있다. 조 회장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마찰이 있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기사가 90%는 맞다"고 말했다. 조 회장이 중도 사임에 외압이 있었다는 것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앞서 지난 9월 국정감사에서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은 조양호 회장이 K스포츠재단에 기부를 거부해 조직위원장에서 해임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조 회장은 지난 5월 한진해운 경영 정상화를 위해 평창올림픽 위원장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재벌닷컴과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대기업 계열사 53곳에서 미르·K스포츠재단에 774억 원에 달하는 출연금을 지원했다. /그래픽=정용무 기자
재벌닷컴과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대기업 계열사 53곳에서 미르·K스포츠재단에 774억 원에 달하는 출연금을 지원했다. /그래픽=정용무 기자

현재 검찰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대기업 대표들과 오찬 간담회에서 기업 총수 17명 중 7명을 차례대로 독대한 업무 기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관련 기업이 긴장하고 있다. 검찰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800억 원대 기금을 출연한 현대자동차, SK, 삼성, 롯데, 한화, LG, CJ 등 53개 기업에 대해 전수조사하기로 방침을 세운 상태다.

이번 최순실 사태에 관련된 대기업들은 법적 책임이 뒤따를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정상범위를 벗어나 돈을 전달했다면 뇌물과 횡령·배임 등의 문제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정경유착이라는 비난으로 반기업 정서가 커지는 것도 부담이 되고 있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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