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판교서 게임사업 도전, 대작 PC온라인게임 개발 착수
[더팩트 | 최승진 기자] 김정환 전 블리자드코리아 대표이사가 새로운 게임업체를 설립하는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북미·유럽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대작 PC온라인게임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국 PC온라인게임 시장은 성장할 여력이 충분하다”며 “모바일게임에 치우친 지금이 기회”라고 했다.
김정환 전 대표는 다음달을 목표로 신규 게임업체를 세우기 위한 법인 설립 작업을 추진 중이다. 약 20여 명의 직원 수로 출발하게 되며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자리를 잡는다. 직원들은 모두 게임 개발 실무 경력 10년 이상의 베테랑으로 구성된다.
그는 이곳에서 대표이사로 활동한다. 주요 사업 분야는 개발 및 배급이다. 기획단계인 PC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개발은 핵심 사업이다. 최종 타깃은 해외로 맞춰졌다. 국내를 넘어 큰 무대인 북미·유럽 시장에서 미래를 찾기 위해서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왜 모바일게임 대신 PC온라인게임 개발에 집중하는 것일까. 모바일로 대세가 기울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는데도 말이다. 그 이유는 김 전 대표의 이력에서 찾을 수 있다.
그에 의하면 김 전 대표는 지난 1999년부터 약 8년간 엔씨소프트에서 ‘리니지’ 초대 마케팅팀장 겸 해외전략팀장을 거쳐 엔씨소프트의 대만법인인 엔씨타이완 대표이사 등으로 일했다. 엔씨소프트가 PC온라인게임 ‘울티마 온라인’으로 유명한 리처드 개리엇을 영입하고 미국 게임 개발업체 아레나넷을 인수할 땐 실무 담당자로 활동했다.
그는 지난 2007년 송재경 대표와 공동 창업한 엑스엘게임즈로 회사를 옮겼다. 초대 해외사업본부장으로 지내면서 PC온라인게임 ‘아키에이지’ 해외 배급(퍼블리싱) 계약 체결 및 미국 게임업체 투케이(2K)와 PC온라인게임 ‘문명온라인’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역할을 했다. 지난 2013년부턴 ‘아키에이지’ 개발·사업총괄 업무도 맡았다.
김 전 대표는 지난 7월 일신상의 이유로 블리자드코리아에서 나왔다. 그의 갑작스런 사임 소식을 두고 업계에선 그 배경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블리자드가 18년 만에 새로운 지적재산권으로 개발한 신작 PC온라인게임 ‘오버워치’가 국내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상황이라 더욱 그랬다.
그는 이번 사업 추진과 관련해 “블리자드와 연관 짓기보다는 평소 게임회사를 세워서 일을 해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그 뜻을 이루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게임이 좋아 업계에 들어온지 20년이 되어간다”며 “장르의 기본에 충실하면서 북미·유럽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대작 PC온라인게임을 개발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