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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재곤의 세상토크] "안녕들 하십니까", '청년문제'해결이 '창조정치'
입력: 2016.08.19 06:09 / 수정: 2016.08.19 06:09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올해 하반기 공채 시즌이 이달 말부터 시작된다. 올해 채용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줄어들면서 취업준비생들 마음은 무겁기만하다. 사진은 대형 서점가의 취업용 서적들./ 서민지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올해 하반기 공채 시즌이 이달 말부터 시작된다. 올해 채용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줄어들면서 취업준비생들 마음은 무겁기만하다. 사진은 대형 서점가의 취업용 서적들./ 서민지 기자

[더팩트ㅣ명재곤 기자] 지난 2013년 12월, 한 대학생의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대자보가 우리 사회를 한동안 들끓게 했다. '88만 원 세대’의 외침은 대학가는 물론 시민사회, 정치권등으로 퍼지면서 ‘불통’과 ‘무관심’의 세태에 크고 작은 경종을 울렸다. 대자보는 노동자의 일자리를 이야기했고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이란 민감한 이슈도 끄집어냈다. 고압 송전탑이 들어서는 시골 마을 주민의 극단적인 선택을 안쓰러워했고 자본과 경영진의 ‘먹튀’를 꼬집었다. 어수선한 시국을 겨냥했다.

특히 “안정된 일자리를 달라하니 불확실하기 짝이 없는 비정규직을 내놓은 하수상한 시절에 어찌 모두들 안녕하신지 모르겠습니다”고 당시 27세의 대학생은 질 낮은 고용과 취업난을 질타하기도 했다.

진보와 보수의 시각차는 있었지만 ‘모두에게 안녕을 묻는 젊은이들에게 누구도 안녕하다는 대답을 선뜻 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라는 애틋한 공감대가 그땐 어렴풋이 형성됐다.

지난 2013년 12월 고려대 한 학생이  교내에 붙인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안녕들 하십니까 페이스북 캡처
지난 2013년 12월 고려대 한 학생이 교내에 붙인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안녕들 하십니까' 페이스북 캡처

그렇다면 2016년 8월, '젊은이들 취업전선은 안녕하십니까.' 통계적 지표로 볼때 부정적이다. 누구도 감히 "안녕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취업절벽'은 더욱 높게 시멘트화되고, 최저임금제 보장 또한 확실하지 않은 게 우리 현실이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이 사상 최고수준의 참담한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청년실업률은 9.2%를 기록했다. 7월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포인트 하락, 일각에서는 청년실업률이 한풀 꺽인 것으로 해석하지만 추세변화는 두고봐야한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연간기준으로 보면 10.6%(1~7월 평균)로 우려의 수준을 넘었다.

입사시험 준비생 등 사실상 실업자를 고려한 체감실업률(7월)은 무려 11.3%에 달한다. 실업상태에 빠져있는 '백수'청년들이 100만명을 넘어섰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청년실업문제가 사회문제의 화약고로 자리잡은지 오래됐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체 근로자 6명 중 1명 꼴로 내년에 최저임금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암울한 예보도 울린다.

한국은행은 내년에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인 6470원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가 3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봤다. 올해 280만 명에서 내년에는 11.8% 증가한 313만 명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전체 근로자 가운데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 비중은 2010년 12.4%에서 올해 14.6%, 내년에는 16.3%에 이른다고 하니 청년 백수의 일상은 더욱 고달플 수 밖에 없겠다.

이러다 보니 양질의 일자리를 잡기 위한 경쟁은 가히 바늘구멍 들어가기다. 10월1일 실시하는 올해 지방공무원 7급 공채 경쟁률(서울제외)은 122대1에 달한다. 총 275명을 선발하는 시험에 3만3548명이 지원했다. 이 중 20대 지원자가 55%에 이른다.

이달 말부터 현대자동차그룹을 시작으로 주요 그룹들의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도 진행된다. 청년들의 '총성없는' 취업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연초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고용 100인 이상의 기업 336개사를 대상으로 올해 신규인력 채용전망을 조사한 결과, 올해 채용규모는 지난해 보다 4.4%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문턱은 매년 높아지는 추세다.

박근혜 대통령은 올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청년들이 스스로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우리나라는 물론 글로벌 무대까지 용기있게 도전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은 제20대 국회 개원 연설 모습./더팩트DB
박근혜 대통령은 올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청년들이 스스로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우리나라는 물론 글로벌 무대까지 용기있게 도전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은 제20대 국회 개원 연설 모습./더팩트DB

이렇듯 청년세대가 취업절벽에 막혀 미래의 삶을 설계하지 못하고 주저앉고 급기야 무너지고 있지만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서울시)는 어찌보면 지엽적인 청년 일자리 지원정책인 '청년수당'이슈를 놓고 그들만의 정쟁을 펼쳐 청년들로부터 핀잔을 받고 있다.

진영을 떠나 선거를 떠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우선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국가적 숙제는 '청년문제'다. 솔직히 저출산문제 해결도 청년문제의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면 엄두도 낼 수 없다.

대한민국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잘못된 풍조가 퍼져나가고 있다고 걱정하는 기성세대들이, 어려운 시기에 콩 한쪽도 서로 나누며 이겨내는 건강한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 가자는 기성세대들이 청년들의 현실을 냉엄하게 똑바로 쳐다봐야 한다.

청년들의 자존감을 살리는게 '창조 정치'이다. 3년여 전 대자보의 말미는 이렇다. "만일 안녕하지 못하다면 소리쳐 외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그것이 무슨 내용이든지 말입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묻고 싶습니다. 모두 안녕들 하십니까!"

sunmoon4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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