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GS그룹 회장(왼쪽)이 올 상반기 GS에서 39억900만 원, GS건설로부터 13억1000만 원 등 모두 52억1900만 원의 보수를 받아 재계 총수 연봉 순위에서 1위에 올랐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29억 원의 보수를 받았다. /더팩트 DB |
[더팩트 | 서재근 기자] 국내 주요 그룹 경영진의 올 상반기 연봉이 공개되는 가운데 기업 총수 영역에서 재계 서열 7위 GS그룹의 수장 허창수 회장이 '깜짝' 연봉 1위에 올랐다. 허 회장은 GS건설 등 그룹 주력 기업의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감소한 상황에서도 보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일각에서는 '고무줄 보수 기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문경영인 부문에서는 삼성전자의 대표이사인 권오현 부회장이 사실상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 국내 제1의 전문 경영인으로 위상을 재차 확인했다.
◆ 허창수 회장 총 52억 보수...'알수 없는' 상여금 책정기준
올 상반기중 기업 총수 가운데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주인공은 허창수 GS그룹 회장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허 회장은 GS에서 39억900만 원, GS건설로부터 13억1000만 원 등 올 상반기에만 모두 52억19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허 회장이 받은 보수 18억100만 원(GS 9억6400만 원, GS건설 8억3700만 원)과 비교해 3배 가까이 늘어난 금액으로 지난해 보수 총액 37억9900만 원과 비교해도 14억 원가량 더 많다. 보수가 급증한 데는 계열사로부터 받은 상여금이 한 몫을 차지했다. 허창수 회장이 올해 GS로부터 받은 상여금은 28억9200만 원으로 상반기 전체 보수의 절반을 넘어선다.
허 회장의 예상치 못한 연봉 1위 등극 소식에 재계의 이목이 쏠렸지만, 일각에서는 '성과금 퍼주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당기순이익 등으로 구성된 계량 지표와 국내외 경제 및 경기상황, 경쟁사 대비 성과, 위기대응 능력, 단기 및 중장기 전략실행도 등으로 구성된 비계량 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여금을 책정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올 상반기 GS건설의 경영실적을 살펴보면 허 회장의 보수 인상률과 큰 차이를 보인다. GS건설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줄어든 518억 원이다. GS 역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9024억 원에서 8294억 원으로 8.1% 감소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경영 위기 당시 '무보수 경영'을 선언한 바 있는 허창수 회장이 올해 상반기 20억 원이 훌쩍 넘는 상여금을 받았다. 회사 측이 정한 '집행임원 인사관리규정'에 따라 상여금을 산출했다고 하지만, '위기대응 능력'과 같은 지표가 과연 객관적인 상여금 책정 기준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 CEO 연봉 사실상 '1위'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지난해 2년 연속으로 기업 총수 연봉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던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은 올 상반기 42억 원의 보수를 받아 연봉 순위 2위에 올랐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41억1800만 원의 보수를 받아 3위를 차지했다. |
CEO 중에는 이상철 LG유플러스 고문이 30억8000만 원을 받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149억5400만 원의 보수를 받고 '연봉왕'에 오르며 CEO 연봉 만년 1위를 유지해 왔던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29억 원으로 6위에 올랐지만, 이 고문이 퇴직소득으로 17억7400만 원을 수령한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전문경영인 가운데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셈이다.
한편 지난해 2년 연속으로 기업 총수 연봉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던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올 상반기 한 계단 내려간 2위에 올랐다. 정몽구 회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현대자동차로부터 24억 원, 현대모비스에서 18억 원 등 모두 42억 원의 보수를 받았다.
3위는 대한항공 등 3개 계열사에서 모두 41억1800만 원의 보수를 받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차지했고, 38억5000만 원의 보수를 수령한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뒤를 이었다.
이 외에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8억5700만 원, 손경식 CJ그룹 회장 15억8500만 원,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각각 14억8800만 원, 5억75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