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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애물단지'된 폭스바겐 중고차...가격 하락속 매매실종
입력: 2016.08.04 05:00 / 수정: 2016.08.03 23:06
환경부가 지난 2일 아우디 폭스바겐 대한 인증 취소를 확정한 가운데 서울 장안동의 중고차 시장에서는 폭스바겐 차량이 사실상 매매절벽현상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안동=장병문 기자
환경부가 지난 2일 아우디 폭스바겐 대한 인증 취소를 확정한 가운데 서울 장안동의 중고차 시장에서는 폭스바겐 차량이 사실상 '매매절벽'현상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안동=장병문 기자

◆ 중고차 시장서 애물단지 취급받는 폭스바겐

[더팩트ㅣ장안동=장병문 기자] 3일 정오 서울 장안동 중고자동차 시장에 폭염으로 뜨겁게 달아오른 중고차들이 새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수많은 중고차 가운데 폭스바겐과 아우디 차량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환경부가 지난 2일 아우디 폭스바겐 32개 차종 8만 3000대에 대한 인증 취소를 확정한 가운데 중고차 시장에서 폭스바겐과 아우디 차량을 바라보는 시선은 뜨거운 날씨와는 반대로 싸늘하기만 했다.

아우디폭스바겐 코리아는 이미 팔린 8만3000대는 정상적으로 운행할 수 있으며 중고차 매매에도 문제가 없다고 공지했지만 차주들과 중고차 시장의 분위기는 걱정과 우려로 가득했다. 당장 차량 판매가 중단되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떨어지고 중고차로 팔 때 제값을 받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서울 장안동의 한 수입 중고차 영업사원은 "폭스바겐 차량을 매입하기가 조심스럽다"며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라고 말끝을 흐리면서 한쪽 구석에 전시된 폭스바겐 '골프'를 쳐다봤다.

그는 "폭스바겐 차량을 팔려고 시세를 문의하는 고객은 종종 있지만 차를 사겠다고 찾아오는 손님은 거의 없다"면서 "저를 비롯해 많은 딜러가 폭스바겐 차량 매입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인증 취소 하루 만에 중고차 시장에서 폭스바겐 차량은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

서울 장안동 중고자동차 시장에 폭스바겐의 볼륨 모델인 골프가 전시되어 있다.
서울 장안동 중고자동차 시장에 폭스바겐의 볼륨 모델인 '골프'가 전시되어 있다.

현재 아우디폭스바겐 코리아는 한국시장 철수에 대해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하고 있지만, 영업정지 상황에서 과징금까지 내야 하는 처지다. 게다가 재인증 절차를 빠르게 마친다고 해도 올해 하반기까지 정상영업이 어렵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이러한 이유로 차주들 사이에서는 향후 애프터서비스가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아우디폭스바겐 코리아가 사태 수습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영업 중단이 장기화되면 국내 법인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애프터서비스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진다.

폭스바겐 중고차에 대한 우려는 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한 딜러는 "고객이 헐값에 차를 팔겠다고 하지 않는 이상 굳이 매입할 이유가 없다. 앞으로 가격이 얼마나 내려갈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존 시세로 구입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제값을 받으려는 고객과 안사도 그만이라는 딜러 간의 격차가 컸다.

이 딜러는 "현재 매장에 폭스바겐 차량이 두 대 정도 있는데 폭스바겐 사태가 악화되면서 세 달째 팔리지 않고 있다. 이 차들은 폭스바겐 인증 취소 전에 매입했기 때문에 기존 시세로 판매 중인데 그 가격에 사겠다고 하는 고객이 없어 손해 보고 팔아야 할 판"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중고차 시장에서는 차량 매입 후 세 달이 지나면 '장기 재고차'로 본다. 딜러가 대출을 받아 차를 매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세 달을 넘기면 이자에 대한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서울 장안동 중고자동차 시장에 폭스바겐의 볼륨 모델인 골프(왼쪽)와 아우디 인기 모델 A6가 전시되어 있다.
서울 장안동 중고자동차 시장에 폭스바겐의 볼륨 모델인 '골프'(왼쪽)와 아우디 인기 모델 'A6'가 전시되어 있다.

◆ 폭스바겐 중고차 얼마에 팔리고 있나?

서울 가산동에서 근무하는 30대 직장인 장모 씨는 폭스바겐의 베스트셀링카 '티구안'을 지난 2013년에 신차로 구매하고 출퇴근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장 씨는 지난해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사건 터질 때까지만 해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최근 폭스바겐 인증 취소 이후 태도가 180도로 바뀌었다.

장 씨는 "폭스바겐 사태가 소비자들에게 직접 피해를 줄 정도로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면서 아우디폭스바겐 코리아의 대처에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티구안'을 구입한 결정적인 이유가 중고차 시장에서 가격이 잘 내려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는데 이번 사태로 '티구안'의 매력이 땅바닥에 떨어졌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향후 애프터서비스 문제로 차량 유지에 피해를 입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하면서 긴 숨을 내쉬었다.

실제로 폭스바겐 중고차 가격은 지난달 들어 급격하게 곤두박질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오픈마켓 SK엔카닷컴에 따르면 지난 3월 '뉴 티구안 2.0 TDI 프리미엄'의 시세는 2815만 원이었다. 같은 모델이 지난 7월 1일에는 2794만 원에 거래되면서 4개월 동안 21만 원의 하락폭을 보였다. 그런데 그달 10일 '뉴 티구안 2.0 TDI 프리미엄'의 시세는 2776만 원으로 열흘 만에 18만 원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7월 한 달 사이 폭스바겐 차량 가격이 급격히 떨어졌다"며 "당시 정부가 폭스바겐에 대해 강한 압박을 넣었던 것이 시장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엔카닷컴의 조사 결과 지난달 1일 2500만 원에 팔렸던 2015년식 '뉴 제타 2.0 TDI 프리미엄'은 열흘 후 2442만 원에 거래됐다. 무려 60만 원 가까이 폭락했다. 또 같은 기간 2015년식 '더 뉴 파사트 2.0 TDI'는 50만 원가량 떨어졌다. 반면 2015년식 '골프 2.0 TDI'는 가격 변동이 거의 없었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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