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부터 역사 체험 교육, 가족·커플 등 참가자 다양
[더팩트 | 최승진 기자] 지난달 25일 서울 창경궁에 게임과 인연이 깊은 40여 명이 모였다. 어머니와 아들이 함께 방문한 가족 참가자와 연인 그리고 2년 연속 참가한 플레이어까지 참가한 사연도 가지각색이다.
이들은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약 3시간 동안 창경궁을 탐방한 뒤 우리나라 전통 성년식인 ‘관계례(冠筓禮)’ 체험 프로그램에서 전통 복식과 관(冠)을 착용하고 본인의 성명과 생년월일, 자기소개를 바탕으로 자(字)를 부여 받는 경험을 몸소 겪었다.
이들을 모은 구심점은 다름 아닌 게임이다. 게임업체 라이엇게임즈가 PC온라인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롤)을 즐기고 있는 플레이어들과 함께 올해 마지막 상반기 소환사 문화재지킴이 활동을 창경궁에서 펼친 것이 계기가 됐다.
이에 대해 한 참가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소환사 문화재지킴이 활동에 신청해 2년 연속 참여했다”며 “우리나라 전통 의식을 직접 경험할 수 있어 즐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라이엇게임즈의 소환사 문화재지킴 활동은 ‘리그오브레전드’ 플레이어들이 직접 참여하는 한국 문화유산 체험 교육 프로그램이다. 지난 2012년 문화재청과 협약한 ‘한 문화재 한 지킴이’ 활동의 일환으로 시작돼 매년 지속되고 있다.
이 활동은 지난해의 경우 3월부터 11월까지 총 11회에 걸쳐 실시됐다. 현재까지 모두 45회의 행사가 진행돼 누적 참가자만도 1570여 명에 달한다.
지난 2년간 한양도성 및 성균관에서 활동을 진행한데 이어 올해는 ‘효(孝) 문화와 왕실교육’을 상징하는 창경궁으로 장소가 바뀐 점이 특징이다. 행사시간도 체험에 집중할 수 있도록 상대적으로 덜 혼잡한 오전 시간으로 변경됐다. 창경궁 탐방과 관계례를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신설됐다. 참가 인원 선발에 앞서 수백 여 명의 지원이 몰리기도 했다.
이 회사 구기향 홍보실장은 최근 그간의 노력과 관련해 2016 문화재지킴이 활동 유공포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이라는 라이엇게임즈의 사회환원 사업 전반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라이엇게임즈는 올해 상반기 3회에 걸쳐 진행한 창경궁 탐방과 관계례 체험 프로그램을 하반기에도 3회 이어 나간다. 올해 하반기 활동은 혹서기인 7, 8월이 지난 후 9월부터 다시 재개할 예정이다.
이 회사 이승현 대표이사는 “어찌 보면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 문화유적지를 직접 경험하고 배울 기회가 많지 않을 수 있는데, 플레이어 등과 함께 더 많이 소통하면서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고민할 수 있었기에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